21세기 먼나라 이웃나라 미국편 - 전3권 - 미국 역사, 미국인, 대통령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 지음 / 김영사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어렸을 때, 미국은 영어를 쓰는 나라였고, 좀 자라서는 미국은 아름다운 이땅 금수 강산을 지켜준 우방이었고, 가끔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라도 방문할라치면 온 나라가 잔칫집 분위기(방송상으로는)로 들썩거린 기억이 난다.

대학생이 되어서 대자보에서 읽은 미국은 국가독점자본주의의 매판 정권을 조종하는 배후세력이었고, 80년 광주를 승인한 악마였으며, 운디드니에 묻힌 숱한 인디언들의 불공대천의 원수이자, 현대의 저강도 경제 정책으로 세계 경제 구조를 재편하는 신 제국주의 국가의 맹주였다.

이제 소련이 분열되고 사회주의 국가들이 수정자본주의로 돌아선 지금, 세계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은 경쟁 상대 없는 망나니이며 그 망나니를 말릴 사람 없는 인류의 웬수 덩어리가 되었다. 저런 놈을 불가사리라 하랴, 고질라라 하랴...

그러나 적을 알아야 내가 위태롭지 않다고 했다. 미국은 결국 모든 나라의 공적이라 할 수 있는데, 미국을 아는 것은 세계를 아는 첫 단추로 아주 중요하다. 이제껏 우리가 알던 미국은 너무 좋고 고마운 엉클 샘이었든지, 아니면 악의 화신인 미제국주의자의 가면에 불과했던 것이 아닌가 하고 반성하게하는 책이다.

그들의 역사를 읽으면, 왜 그들의 현재가 그토록 화려하면서도 추할 수 밖에 없는지 알게 된다. 이 역사책을 읽으면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끊임없는 대립의 역사 속에서도 지배자가 없던 신대륙에 꽃피운 그들만의 독특한 역사를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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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4-09-20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의 역사를 사회과학적으로 아는 것도 필요하지만 미국이 가진 긍정적인 면을 또 다른 차원에서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현상적인 면만 보는 것이 아니라면 미국사회가 가진 동양의 정신문화를 받아들이는 개방성과 속도 그리고 그 속에서의 재생산의 가능성도 말입니다. 나아가 불교도 이슬람교도 유대교, 인디언의 영적 전통 및 대안세계에 대한 밑그림의 가장 심오한 전통도 미국에서 역수출되는 현상입니다. 사회적 모순이 극화된 곳에 그 모순의 해결가능성도 극대화된다는 생각이 한편으로는 드는 것도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