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꼼수다 뒷담화
김용민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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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세상은 둘로 나뉘고 있다.
'나는 꼼수다'를 듣는 사람과 듣지 않는 사람으로... 
이렇게 말하면 어폐가 있을 수밖에 없겠지만,
세상은 참 빨리 변해왔다. 

엄숙한 집시법을 비웃듯 촛불 문화제로 한반도를 뒤덮기도 했고,
가카의 꼼꼼하신 배려로 반대의 목소리가 제재를 당하자 팟캐스트 방식의 라디오에서
씨발, 졸라 를 마구 연발하면서 거친 사내들의 목소리가 컥컥 귀를 막는 웃음을 자지러지게 웃는다.
이 남자들, 정말 대책 없다.
도무지 듣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 따위는 없다.
원래 대본도 없고, 순서도 없다.
나오는대로 씨부리고 지껄이고 킬킬댈 뿐이다. 

그런데, 이 방송이 도대체 뭔지에 대해서 미국도 놀라고 있다.
독재 정부가 국민의 언로를 막고 언론의 입을 틀어막을 때,
심의에서 자유로운 방식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작하겠다는 아이디어,
그리고 재기 발랄한 네 남자와 수시로 등장하는 기상천외한(가카 헌정방송에 홍준표라니 ㅍㅎㅎ) 게스트까지 죽인다.
도대체 품행제로인 김어준과 자기 자랑으로 매시간 10분 이상을 보내는 정봉주 전 의원의 이야기는
거의 서론의 잡담이 10여분을 끈다. 

그리고 다뤄지는 내용조차도 좀 성글다.
아홉시 뉴스가 가지고 있는 구도와 나꼼수의 구도는 하나도 일관성이 없다.
아, 일관성이라면 인트로와 엔딩 뮤직이 있다는 정도. ㅋㅋ  

이 책은 나꼼수란 방송이 어떻게 제작되며,
어떤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것인지,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책이다.
방송보다는 재미없지만 ㅋ 그래도 팬이라면 한번 읽어볼 만 하다.

아홉시 뉴스에는 외모도 목소리도 멋지고 아름다운 앵커 두 명이 등장한다.
그리고 가카의 훌륭한 업적을 주로 나열하고, 자랑스런 기업 프렌들리 코리아 소식이 이어진다.
뒷부분에 일부 몰지각한 데모꾼들이 등장하고, 온갖 살인, 강도, 절도, 강간, 폭력, 자살 소식도 빠짐없이 덧붙인다.
참 이상하다. 왜 아나운서들의 품격있는 외모와 목소리와는 전혀 다른 품격제로 뉴스만 이어지는지... 

나꼼수를 듣노라면, 도무지 청취자에 대한 배려라곤 없다.
휴대폰이 울리질 않나, 윙~ 소리가 뭐냐면요, 갑자기 에어컨이 돌아가는 소리에요. 우하하~~
뭐, 이따위 방송이 있나 몰라~ 하는 지경이다.
김용민 피디가 왔다갔다 하면 '야, 돼지가 왜 앞에서 오락가락 하냐~' 이런 인권 유린성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시정 잡배들의 토크 속에는 놓칠 수 없는 섬세한 식견이 가득하다.
우아한 아나운서들이나 폼생폼사 조중동 신문들에서는 결코 읽을 수 없는 내용.
한겨레나 경향, 시사 인 같은 진보 언론도 밑도끝도 없이 비비케이나 에리카, 김경준, 등 추측성 기사를 이처럼 남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이들의 추측과 소설은 낄낄거리면서, 아니면 말고~로 일관하지만,
그들의 추측은 가카처럼 '상상력 부재'에서 나오는 것이 결코 아니다.
도대체 저 많은 초를 누구 돈으로 사는 것일까?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가카에 비하면,
이들이 조사해오는 '팩트'들은 모든 매체에 널려있는 것들에 불과하지만,
그 팩트들을 조합하는 구성방식과 대화의 긴밀성은 어떤 토론 프로그램에 비해서도 밀도가 있다. 

100분 토론을 보면 말도 안 되는 또라이 두어 명을 패널이랍시고 수첩보고 같은 발언을 되뇌게 하고,
나머지 두어 명도 말도 안 되는 또라이 언술에 넘어가서 횡설수설하다 두어 시간을 보내기 마련이다.
100분 토론 최고의 작품은 '지금 시중에 이명박 대통령님이 돌아가시면 떡돌린다는 여론이 가득한데요...'하던
시청자 전화에서 탄생했듯,
세상의 여론이 어떤지를 나꼼수는 잘 읽어내고 있어 보인다. 

적어도 지금까지의 행보는 아슬아슬 잘 달려오고 있으나,
문제는 지금부터다.
정권 창출에 가장 중요한 총선과 대선이 각각 5개월과 1년 남은 시점에서,
국민의 신뢰가 땅바닥에 떨어져 주울 수도 없게 된 수구 꼴통 딴나라당과,
몇 개의 야당보다 힘이 센 SNS당의 위세가 맞붙으면 박원순처럼 훌륭한 시장이 탄생하는 행태를 경험한 지금, 

총선 전에 김정일이 과연 서울에 한번 납시어 주실 일일 것인지,
박그네 처네의 처세가 어떻게 진화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안철수>를 얻은 사람(문재인이 될 것인지)이 차기 대권을 잡을 것이란 도사의 신내림이 적중할 것인지,
팟캐스트 방송의 힘은 과연 다음 선거들을 휩쓸어 대한민국에 '으랏차차' '다이내믹'을 되살려줄 수 있을 것인지, 

김용민 피디의 시처럼... 지금까지는 이 대통령은 이승만 뿐이었습니다만... 이 더 진화할 것인지,
김어준 총수의 말처럼... 2013년이 지나면 가카 헌정 방송은 지상파 방송에서도 숱하게 만날 수 있으리라는 것이 실현될 것인지 어쩐지... 

19대 국회의원으로 정봉주 의원이 활약하면서 비비케이가 다스와 얽힌 내력과
처남이 죽어 불쌍해진 처남의 댁이 안쓰러워 다스를 도와주시고자 자동차 폐차 규정과 면허 간소화를 실현하시고,
처남의 댁이 떼어먹은 돈을 눈물을 삼키며 봐야 하지만 청계재단에 들어온 5%로 형님과 위안을 삼아야 할 것인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 네 명이 사소한 경범죄 조차도 어기지 말았으면 좋겠지만,
이 네 명은 툭하면 콘서트란 명목으로 집회에 참여하고 비판적 발언과 추측성 기사를 내뱉은
지들도 모르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므로, 어떤 억압의 촉수에 닿아 해를 입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섬에 있다. 

아무튼 그들의 꼼수에 대한 헌정 방송이 목표한 2013년 2월 가카의 취임식 참석때까지 무궁무진한 발전과 진화가 계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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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1-11-12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나꼼수를 듣는 사람입니다.^^ 저도 아슬아슬합니다. 그래도..쫄지마...

글샘 2011-11-14 08:32   좋아요 0 | URL
얘들을 감방에 처넣을 순 없을 거고, 계속 소송과 벌금형으로 괴롭힐 듯 싶네요.
여차하면 명예 훼손 등으로 잡아들일 수도 있죠.
가카와 한편인 검찰이 있으니 말입죠.

전호인 2011-11-14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쫄지않고 꿋꿋이 잘 하고 있으니 응원이나 왕창 보냅시다.
하는 말과 짓꺼리들이 들어줄 만 합디다.
온갖 권모술수가 난무하거나 팩트는 모두 비껴서 여론을 자기들 중심으로 호도하는 조중동을 접할 땐 무뇌충이 되었는데 이것을 들을 때면 막힌 곳이 뻥뚫리면서 내가 진실을 표방하는 사회에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되니 좋습니다.ㅋㅋ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뉴스와 팩트의 뚫어뻥인게죠. ㅋㅋ
팩트를 말했지만 혹시 몰라 가카는 절대 그러실분이 아닙니다로 마무리 하니 걸릴 것도 별반 없어보입니다.ㅋㅋ

글샘 2011-11-14 23:57   좋아요 0 | URL
안철수, 박경철, 조국 등 미래를 이끌 지도자들과 툭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집단은 나꼼수 정도일 것입니다. 뭐, 저분들이 뉴스 데스크에 나와서 씨부렁거리겠습니까? 한날당과 민주당은 이제 긴장 입빠이 타야 할 것입니다.
요즘 속이 다 시원합니다.
가카께서는 계속 미래 지도자들을 위하여 마일리지를 적립하고 계신 바쁘신 나날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