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청춘, 시속 370㎞ - 제9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72
이송현 지음 / 사계절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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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막장 드라마의 공식은 조금 특이하다. 

이적지 먹히던,
이쁜 여자 주인공 죽이기,
격에 맞지 않는 상대의 짝짓기,
그리고 출생의 비밀 밝히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그리고는 처음회부터 부부가 싸우기 시작한다.
뭐, 대부분 시청자가 여성이라 그런지,
애정남 최효종 말대로 한번 맛본 인기는 잊을 수 없어 그런지,
남편이 바람피우면 무조건 죽일 놈이고 금세 이혼한다.
이혼녀에게 포커스가 맞춰지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이혼녀 주변에 '구세주'가 나타난다.
구세주는 기본적으로 총각이고 외모는 물론 경제력 역시 빵빵하다.
구세주는 웬일인지 그때까지 진행되던 혼담의 조금 싸가지 없는 미녀를 뻥, 차버리고 이혼녀를 선택한다.
뭐, 회차를 늘이기 위해서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은 말할 것도 없고,
주변인들은 점점 개판이 된다.
이혼녀의 전남편은 심각하게 반성하는 바보가 되지만 찬밥 신세가 되기 십상이고,
구세주의 전여친은 누가봐도 악녀 티가 딱 나는 바보다. 

이런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과연 이런 게 먹힐까 싶다가도,
그래,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짜증내는 게 이런 것이고,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나올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이 소설은 청소년 소설이지만 제재가 특이하다.
전통 문화를 계승하는 아버지는 매잡이다.
그 아들인 주인공은 무작정 스피드를 사랑해 주시는 요즘 청소년 되시겠다. 

그런데, 아버지는 경제적으로 무능하고 엄마가 고생해서 돈을 번다.
스피드를 즐기다 사고를 친 아들은 돈이 필요해서 아버지를 이용해 매잡이 계승의 길에 들어선다.
그러다 뻔할 뻔자로 매와 교감이 되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소설이다. 

어쩌면 뻔할지 모르는 착한 소설이지만,
독자가 바라는 것은 청소년의 방황보다는 청소년을 이해해주고 믿어주는 소설일는지도 모르겠다.
완득이의 담임이 겉으로는 험한 표현을 하지만 속마음으로 가득찬 애정을 보여주었듯이 말이다. 

세상이 불신으로 가득하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이런 책도 괜찮겠다.
좋은 대학을 꼭 가야하고, 돈을 많이 벌어야만 인간적으로 살 수 있을 것처럼 착각하게 하는 세상에,
청춘은 매처럼 빠른 속도로 세상을 따라잡는 청소년이 필요하기도 함을 이 책은 넌지시 보여준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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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10-24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매잡이가 소재로 등장했네요. 읽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독특한 소재가 사용되었군요, 님덕분에 맛볼 수 있어요

글샘 2011-10-25 18:15   좋아요 0 | URL
네, 좀 뻔한 스토리지만 소재는 신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