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법정기행 - 나를 찾는 또 하나의 순례
이시현 지음 / 마더북스(마더커뮤니케이션)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아내와 '법정 스님의 의자'란 영화를 보았다.
법정 스님의 손길이 묻은 빠삐용 의자와,
스님이 거쳐가신 삶의 궤적, 그 허무한 줄기를 따라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간혹 스님의 근영도 만날 수 있어 반가웠고,
스님의 말씀과 글귀를 구수한 최불암의 목소리로 듣는 일도 즐거웠다.
아내가 '숫타니파타'를 구해 읽고 싶다고 해서 찾는 중에 이 책도 같이 만났다.
시절 인연이란 그런 거다.
구태여 구하지 않아도 우연한 골목에서 툭 어깨를 스치게 되는 것.
이시현이란 작가는 방송 작가인 모양이다.
그가 힘겹게 살아오는 길목에서
내려 놓아야 했던 것과 지고 가려고 안간 힘을 썼던 것을 생각하면서,
법정 스님의 길을 그대로 따라가 본다.
이 책은 그래서 법정 스님의 책이면서,
이시현의 책이다.
그러나, 이시현의 책도 스님의 책도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만나는 이시현의 생각들은 대개 스님의 사유로 인한 결과물이기도 하고,
스님의 글을 읽고 나서 느낀 감상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스님의 고적하면서도 상쾌한 삶의 발걸음을 만나는 일은 반가운 일이었고,
작가의 고단한 삶 속에서도 힘을 얻어나가는 모습을 만나는 일도 고마운 일이었다.
거문고의 줄이 너무 팽팽해도 안 되고, 너무 느슨해도 안된다는 부처님의 법문처럼,
삶의 줄을 너무 당기도록 살아도 안 되고, 너무 풀어버려도 안될 일이다.
법정 스님을 만나고 싶은 이나,
마음의 고단한 짐을 부려놓고 싶은 이가
시원스런 사진과 함께
스님의 맑고 향기로운 삶의 향기를 누리고 싶다면 한번쯤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