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파블로 네루다 지음, 정현종 옮김 / 민음사 / 2007년 1월
평점 :
파블로 네루다의 초기 시집.
대학교 3학년 때쯤 읽어본 기억이 난다.
그런데, 한 구절도 익숙한 기억은 없다.
이 시집을 읽는 동안,
나는 바란다.
샘물이 벚나무와 하는 것과 같은 걸 너와 함께 하기를.(매일 너는 논다 중)
이 구절 하나가 마음에 남았다.
사랑이란 그런 것이란 거.
샘물과 벚나무가 바로 옆에 놓여서,
날마다 서로 바라보고,
서로 비추어 주고,
그렇게 오래오래 마주보고 쓰다듬으며 있는 일이란 것을...
하긴, 젊은 시절엔 그런 안정이 부러워보이기도 하련마는,
나이 들면, 그 일이 소중함을 잊기 쉬운 일이다.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젊은 날의 열정의 고통스러움.
그리고 멜랑콜리 속의 아름다운 젊은 날.
그 빛남과 서러움.
마지막 노래 절망의 노래는
'너에 대한 기억'으로 시작해서,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 오, 버려진 자!'로 끝을 맺는다.
우리 기쁜 젊은 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혼돈스러움과
미혹스러움을
생동감있게 그려내는 시집이다.
이 시를 읽고 있노라면,
차가운 물잔에 가득 맺힌 작은 물방울들이,
주르르 흘러내렸던 그 시간들처럼,
시리면서도 다사로웠던 젊은 날들,
누릴 수도 없었으면서도 휘리릭 지나가 버렸던 그 날들,
구월의 이틀 정도가 문득, 떠오르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