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통신 2004 - 3호      양운고등학교 3학년 5반

D-200, Mission Impossible!

마흔 명의 숙녀들, 안녕.
일주일만에 다시 편지를 쓴다. 중간고사들은 잘 쳤겠지? 3학년 들어 첫 결과물이 이제 완성되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점수도 있을게고, 잘 한 과목도 있겠지만, 아무튼 이제 시험은 지나갔다.
우리 앞에 남은 것은 D-200의 숫자와 대학 진학이라는 과제를 잘 조합해서 졸업식날 즐겁게 참석하는 것이다.

시험을 마치고 홀가분하게 오늘 하루 정도 쉬기 바란다. 푹 자고, 안 졸리면 친구와 영화라도 한 편 보고, 수다라도 떨자. 단, 오늘 하루만. 그리고 200일 주(酒), 뭐 그런 건 마시지 말자. 내일부텀은 다시 공부해야 하잖아.

200일 남은 기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설계도를 그려 보자는 것이 오늘의 주제다.

앞으로 중요한 일정은 25일 모의고사와 6월 2일 평가원 모의고사가 있다. 그 두 시험은 너희 3학년 노력의 결과물이 이제 막 나올 때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이전의 시험은 2학년 실력이라 보면 되고, 이제부터는 너희가 책임져야 할 점수들이다.

<제1기, 국영수 다지기 30일 코스>
남은 30일은 언어, (수학), 영어를 최선을 다해서 매달려 보기 바란다. 사회는 수업 시간에나 열심히 들어라.
언어는 매일 한 시간 이상 자기가 진도를 나가는 문제집을 풀 것. 그리고 문제를 풀 때는 시간을 정해놓고 60분에 35문제 정도 속도를 내서 풀 것. 옆에 있는 이 책이 괜찮더군. 조금 어려운 수준인 것 같더라. 언어는 정말 꾸준히 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결국 올해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점수는 언어영역 점수일 것이다.
수학을 칠 친구들은 매일 감각을 잃지 않도록 하고, 일 주일에 한 번정도 스스로 모의고사를 쳐서 자기가 약한 단원을 집중적으로 공부하자.
영어는 일단 듣기를 잡아야 된다. 아침에 잘 듣고(듣기 있는 날은 절대 늦지 말자.), 다음 모의고사에서는 인문반 여섯 반 중에서 1등을 해 보자. 한 사람이 한 문제씩만 더 맞추면 1등이 될 거다. 독해를 꾸준히 하되, 단어가 부족한 사람은 단어 외우기보다 문장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서 단어를 문맥 속에서 추리하는 연습이 필요하단다.
이 기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누차 말한 '주말을 잡아라'이다. 토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그리고 어린이 날, 석가탄신일, 개교기념일 등 공휴일만 잘 활용해도 한 등급 올리는 건 떼어놓은 당상이다. 주말에 공부하지 않고 책상에 '열공'하고 적는 녀석은 욕심쟁이다. 열공은 주말에 하는 것이다. 하고 보면 효과는 확실하다.

6월 2일 평가원 시험 마치고 나면 다음 20여일 정도는 기말고사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번 중간고사에서 실패한 과목의 원인을 분석해서 기말고사에는 실패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듣기평가 준비는 물론이고, 범위가 엄청나게 넓은 과목들(국어, 영어 등)을 미리미리 공부해 두어야 할 것이다. 시험에 날 것이 뻔한데, 다 보지도 못하고 시험을 망치는 어리석음은 비가 올 걸 알면서도 우산을 안 가져가서 홈빡 젖는 거나 마찬가지다. 각주구검(刻舟求劍)의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 칼이 빠지면 지금 바로 물에 뛰어들어 건져야 한다. 전에 개구리 법칙을 이야기했을 것이다. 개구리 법칙을 한자 성어로 한 것이 각주구검.

<제2기, 사탐 완전정복 40일 코스>
그러고 나면 이제 140일 전이다. 기말고사를 마쳤으니 여름방학이 남았다. 너희 수능 준비의 완성은 여름방학으로 끝나게 된다. 그럼 2학기는? 좀 있다 얘기하자.
기말고사 마치고 나면 40일 작전을 펴야 한다. 40일 동안 국영수는 이전과 같게 꾸준히 하되, 이 기간의 핵심은 사탐이다. 자기가 선택한 과목을 이 때 정리한다. 가장 좋은 교재는 교육방송 교재다. 꼭 봐야 한다. 네 권의 교육방송 교재를 40일 동안 볼까요? 천만의 말씀. 한 과목을 3일 정도에 마칠 수 있어야 한다. 여름 방학때는 2시부터 5시까지 자습이니까, 학교에서 세 시간 열심히 하고 집에서도 두 세시간 투자하면, 3일이면 한 과목 본다. 그러면 주말을 잘 활용해서 2주 정도면 사탐을 한 번 독파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말이 쉽지, 사실은 뼈를 깎는 노력이 없이는 안 된다. 그러나 우린 해야 한다. 아무리 임파서블한 미션이라도. 우리는 프로니까. 이 작전의 수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번 째 과목을 오래 끌면 안 된다. 첫 단추는 무조건 가장 쉬운 것, 자신있는 과목으로 3일만에 꼭 떼자. 두 번째는 가장 어려운 과목. 3-4일만에 하고. 그리고는 다시 네 권의 문제집을 산다. 12일 정도면 네 권 볼 수 있다. 여름 방학 중에 '수능 100일 전'을 만날 것이다. 그 때까지 사탐을 세 번 독파하는 게 너희에게 주는 Mission이다.

이제 100일 전, 2학기 중간고사를 20여일 완벽하게 준비하자. 이제 시험이 재미있어 질 것이다. 설마? 프로는 중독이 되고 나면 즐기게 된다. 게임의 법칙을 꿰고 있는 프로는 즐길 줄 안다. 너희는 지금 방황 중이 아니라, 퀘스트 수행 중임을 깨달아라.

<제3기, 모의고사 제1기>
중간고사 마치고 나면 80일 전. 10일간 모의고사를 실시한다. 스스로 치는 모의고사. 월요일은 국어와 수학, 화요일은 영어와 사탐을 스스로 시간을 재면서 시험 친다. 여름 방학 때 보던 교재가 많이 남았다고 미련을 갖지 말라. 미련을 갖는 건 미련할 짓이다. 각 과목의 모의고사집(모의고사 한 권에 5회 정도 수록)을 사서 이틀에 한 번 꼴로 시험을 치라. 열흘이면 다섯 번의 자체 모의고사를 치를 수 있다. 그리고 나서 9월 16일 평가원 시험을 치게 될 것이다. 9월 모의고사 표준점수와 등급에는 이제 책임을 져야한다. 재수생도 모두 치르고, 실업계도 거진 참여하는 실제 수능과 모집단이 거의 같게 된다. 이 시험을 마치고 우는 친구는 수능 다음날 울 것이고, 웃을 수 있는 친구는 수능을 기다리게 된다.

<제4기, 모의고사 제2기>
그 다음은 기말고사 준비로 한 20일. 기말고사 마치고 나면 수능 40일 전이다.
이 40일에는 사실 실력을 쌓을 수 없다. 이젠 쌓아올릴 게 아니라, 인테리어를 할 때이다. 이 때까지도 쌓으려고 하면 마무리에 실패한다. 마지막 정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수능 치고 나야 실감할 거다. 40일 동안 할 일은 다시 모의고사 치는 일이다. 이틀에 한 번 꼴로 모의고사를 치면 10회 이상 치를 수 있다. 모의고사 제1기와 다른 점은 이 때는 월 언수, 화 영사 이렇게 칠게 아니라, 자기가 부족한 과목을 집중 배치하는 것이다. 월요일은 언어 2회, 화요일은 영어와 사탐, 수요일은 언어와 사탐(결국 언어는 세 번, 사탐은 두 번, 영어는 한 번 보게 되는 학생의 예)을 보는 식으로 약한 과목의 모의 고사를 계속 치면서 감각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제 수능이 마치면, 허전하다. 선생님이랑 친구들이랑 손잡고 여기저기 놀러다니다가 점수 나오면 원서만 쓰면 된다.

앞으로도 한 시기가 지날 때마다 편지를 받게 될 거다. 제발 선생님의 편지를 여러 번 읽지만 말고, 마음에 새겨 도움을 받는 친구들이 여러 명이면 좋겠다. 고3은 상담도 중요한데 너희 공부하는 시간을 빼앗기도 미안하고 하니, 앞으로는 내 편지를 받으면 너희도 마음을 정리해서 주말이나 휴일에 선생님에게 답장을 보내주면 좋겠다. (shy3042@hanmail.net) 답장을 읽어보고 필요하면 상담을 하든지 하자.

자, 오늘부터 국영수 다지기 30일 코스를 시작한다. 계획을 잘 짜고, 잘 실천해서, 필승의 노력으로 30일 코스를 완주하고 평가원 시험에서 훌륭한 결과를 기대한다.

햇살이 따가운 5월의 첫 날, 예쁜이들을 정말 사랑하는 담임선생님이 쓴다.

"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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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의시종 2004-06-11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동생도 올해 고3인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추천하고 퍼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