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1 - 인도로 가는 길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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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에게서 나는 현학을 느낀다.

그는 잡학박식하다. 물론 깊이와 학문적 고집이 없는 바는 아니지만, 도올이라는 현상 앞에서 나는 학문의 차분한 자연스러움을 찾을 수 없다. 왠지 불편하고 밸이 꼬이다가 결국은 졸린다.

특히나 이 책은 그의 현학의 극치를 보여준다.

불교에 대한 이해나, 인도에 대한 이해나 다른 이들의 맛깔스런 글에 비해 입맛이 텁텁하다. 내가  입맛이 까다로운 탓일게다. 아니라면 불교 이론을 설파하면서, 세상에 너무 발을 깊숙이 들여 놓은 문화일보 기자이자, 노무현 대통령을 독대하였다가 저지른 해프닝 들이 내 머리속에 너무 강하게 자리잡은 탓일 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다가 한 지인을 잃었다. 영안실에서 그리고 그분의 무덤 자리에서도 부처님은 찾을 수 없었다. 부처는 세상 어디에도 없더라. 그리고, 어디서나 찾을 수 있었다. 아무 것도 아닌 인간의 육신을 바라보는 장례의 냉혹함. 거기도 부처는 우리 어깨를 짚으며 서 있었다. 하루라도 바르게 살고 가라고. 어차피 숨 나가면 짐짝 신세일 우리에게 하루라도 즐겁게 살다 가라고 보람있게 살다 가라고, 나답게 살고 가라고 부처는 일깨우고 있었다.

신불산 아늑한 양지녘에 누우신 선배님. 이제 새 환경에 적응 되셨나요. 시간 나면 한 번 들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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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isticmd 2006-09-08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이 찡하네요.

아폴리네르 2007-01-17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그렇군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