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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3 - 1부 3권 ㅣ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나남출판) 3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토지 3권에서 가장 두드러진 인물은 '조준구'다.
서울서 홍씨를 데리고 내려오고, 두 부부가 최참판댁을 들어먹는 꼬락서니라고는...
인격적으로 낮은 부류가 재산이나 권력을 가지면 어떻게 살게되는가를 잘 보여주는 그림이다.
백년 전에도 그러했듯이, 지금도 가진자들에겐 가장 천국같은 나라가 한국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가진자들을 위해 골프장을 무진장 늘리고, 세금 혜택도 주는 이런 나라는 드물 것이다.
졸부를 위한 국가란 생각이 들 정도다.
박경리 선생이 바라보는 인간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박경리 선생이 가장 아끼는 인간상 중 하나가 임이네와 같은 인물일지 모르겠다.
오로지 본능에 따라 살아나가는 인간. 그런 인간이 결국 살아 남게 되어있다는 역설.
오히려 김훈장이나 이동진, 조준구처럼 세상 흐름을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세상의 흐름은 그들의 논리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일 수밖에 없음을,
그래서, 지식인의 말빨은 늘 아둔하고 못배워먹은 본능에 비하자면 잘난 것도 아니라는 삶의 원리를 보여주는 건 아닌지...
질병 앞에서 나약하게 나자빠질 수밖에 없는 인간 존재를...
3권에서 제법 쓰이는 '국으로'라는 부사는 '제 생긴 그대로', '자기 주제에 맞게 잠자코'라는 뜻을 가진 말이다.
모두가 와글와글 떠들어댈 때는 가만히 국으로 있어주는 사람도 고맙거든.
이렇게 쓰인 용법이다.
그런데, '국으로'의 어원이 한국 전쟁 때 '한국군'을 부르는 별명이었다는 의견도 있다.
미군이 워낙 '한국군'을 물로 보아서 'gook'으로 불렀다는 건데, 찍소리 말고 고대로 있어라~ 이런 개무시하는 표현에서 쓰이는 말이다. 국으로 있어라~ 이렇게.
이 어원설이 정설이라면, 1900년대 초가 배경인 박경리 소설에서 '국으로'라는 부사어가 쓰인 것은 틀린 것이 되겠다.
뭐, 언어란 것이 언제 생겼는지, 어원이 뭔지를 정확히 알기 어려운 것도 많아서 정답은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