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 정재승 + 진중권 - 무한상상력을 위한 생각의 합체 크로스 1
정재승, 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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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로스... 라고 제목이 붙었지만,
크로스는 덧셈 기호이고, 또 서로 다른 분야의 중첩이다.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 내지는 도정일과 최재천의 <대담>을 기대하고 읽은 책 치고는 실망이다.

스물 하나의 꼭지를 두고,
물리학과를 나와서 뇌과학자로 활동중인 정재승과,
미학과를 나와서 문화학자?로 활동중인 진중권이 나름의 분석을 펼친다.
둘 다 충분히 발랄한 두뇌를 가진 활동적 인물들이기때문에 재미있는 글들로 가득한데,
재기발랄한 측면은 있지만, 둘 사이의 소통이 없이, 그냥 둘의 의견을 덧붙인 데 불과해 보인다.
둘이서 <대담>처럼 조용한 공간에서 담배도 한 대 피우고,
진중권 경비행기 모는 농담이랑, 정재승 뇌 모형 들고 우스개하는 것도 넣어서,
진지한 대담의 기회를 가진 시도였다면, 얼마나, 얼마나... 내 맘에 쏙 들었을까... 이런 아쉬움이 너무너무 남는 책이다. 

글과 말은 많이 다르다.
글은 나름 분석적이지만, 말은 충분히 이해를 구하는 친절함이 있고,
글은 혼자서 적어버릴 수 있지만, 대화는 충분히 상대방과 의견을 나눌 수 있다.
그래서, 난 이 책이 그냥 <크로스>인 것에 이다지도 못마땅한 것이다. 

현대의 문명은 참으로 나날이 적응하기 어렵다.
트위터인지 뭔지 지저귀는 새소리처럼 의견을 서로 나눌 수도 있고,
스마트 폰은 꼭 스타벅스나 맥도날드가 아니라도 인터넷을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주고 있다.
그렇지만, 그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삶을 한없이 풍족하게 만들어 주지는 않고,
인간을 피폐하게 만들기도 하는 것인데,
기대만큼 정재승과 진중권의 시너지 효과를 올리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에 이런 못마땅한 리뷰를 올리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구루의 자리에 스티브 잡스의 '현실왜곡장'을 놓기도 하고, 그의 '늘 배고파라, 늘 부족해라' 이런 말들의 역설이 강조하는 의미를 강조하기도 한다.  

정보 사회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정보를 생산하는 것보다, 이미 존재하는 정보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조직하는 것의 의미에 대하여도 의미를 둔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생활 양태 - 셀카 놀이, 몰카, 안젤리나 졸리의 사회학- 이런 데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위키피디아의 사이버 민주주의나, 개그콘서트의 의미, 강호동 유재석의 발전 미학에까지 이야기가 진행된다. 

읽을수록, 둘 사이의 대담이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둘의 이야기가 어울려 <화학적 변화>를 가져오는 시너지 효과가 애시당초 노렸을 결과일 터인데,
둘의 이야기를 <물리적>으로 쌓아만 둔 것은 오히려 가독속도를 다운시켜버리고 만 결과를 낳았다.

아바타 뒤로 숨어버린 '가상 현실'
거기에서 살고 있는 현대 인류는 <시뮬라시옹>의 세계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실현해 가기도 하는 것인 바,
이들의 이야기 주제는 끊임없이 지금도 발전해 가고 있는 것이다. 

진실로, 인문학과 과학의 접점과 교점에 대하여 궁금하고, 미래에 대하여 그 접점의 확장을 꾀한다면...
다음 번엔, 제발 둘이서 스타벅스 이야기 하게 놔두고 '크로스'하는 행태를 그만 두고,
둘이를 스타벅스든 전통찻집에든 몰어 넣고, '대담'하게 할 일이다.
물론, 둘 다 까칠하게 시간내기 어려운 존재들임에 유명짜한 인물들이지만,
이렇게 아쉬운 책에 머물게 하는 것은 이런 책의 시도에 비하면, 출판사로서 할 일이 아니다.

136쪽. 쌍꺼풀의 반댓말은 뭘까?
홑-의 반대는 겹-이고,
쌍-의 반대는 외-이니깐,
외꺼풀이 알맞다.
그런데, 이 책에선 계속 '외까풀'이란 정체 불명의 단어를 쓴다. 맘에 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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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07-27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때,한겨레21을 뜨겁게 달구었었죠.
저도 이 둘이 만나서 크로스 한게 아니라,글로 왔다갔다(?)도 아니다,그냥 코멘트를 붙이는 식이었다~
이게 좀 불만이었습니다.
심지어 진중권의 경비행기에 둘을 몰아넣고 연료를 다 빼내서,
어디 무인도 같은데 떨궈 놓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글샘 2010-07-27 06:31   좋아요 0 | URL
연료 빼내면 둘이 이야기 못하죠~ ㅋㅋ
하나하나 글들은 좋은 편인데, 전체적으로 산만하기 그지없어요.
잡지에서 기획한 것들이라 편집에 관심이 없었는지 몰라도, 저는 영 마뜩잖은 기분으로 읽었습니다.
기획이 전혀 맘에 들지 않아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