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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박민규의 오랜만의 장편이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박민규를 기대하고 읽었는데, 뭐, 박민규가 꼰대가 된 느낌이다.
제법 사랑과 인생과 행복에 대해서, 뭐, 제법 음악과 미술과, 시도 소설도 아닌,
툭
끊어지게 줄바꾸는 투의
또,
뭐, 추리소설도 아니지만, 이야기 속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되어 직조되는 구성을 가진 소설을 한 편 썼다..
그의 이야기들에는 참 동감을 하며 읽었다.
그러나, 뭐랄까. 소설이라고 하기엔, 이 책은 지나치게 에세이 스럽다.
그야말로, 중수필로서의 에세이 말이다.
박민규 표 ‘사랑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나가는 거야.
기적이란 그런 거야.
아니, 아니에요... 하지 않는 사이.
환한 오전이었는데, 불 꺼진 밤의, 회전목마에 홀로 앉아 있는 기분
전... 너무 못생겼어요...는 사랑, 인생, 행복론을 모두 뒤엎는 것.
좋아할 이유가 없잖아요... 믿지 않겠지만 말이야... 인간은 매우 이상한 거야.
인간은 기대를 걸기에는 너무 단순하고 포기를 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한 존재다.
신의 기대대로 살 순 업다 해도, 그래서 인간은 끝까지 스스로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는 동물이다.
사랑이 있는 한, 인간이 서로를 사랑하는 한은, 말이다.
인생론
왜들 다들 이렇게 불행한 거죠
그게 인간이야.
인간이 너무 많아.
시시해요. 인간들... 왜 인간은 그냥 스스로의 삶을 살지 않고, 자신보다 못한 타인의 약점을 에워싸고 공격하는 것인가.
인생이 그런 거면 어떡하나... 평생을 숭어인 줄 알았는데 실은 송어라면...
‘저도 여태 숭어로 알고 있었어요.’라고 말해줄 누군가가 곁에 있다면 ‘행복’할 거라 생각했다.
세상은 거대한 고아원이다....
어둠이 집인 인간
바로 저나 요한 선배와 같은 인간인 것입니다.
행복론
인간은 대부분 자기와 자신일 뿐. 그래서 이익과 건강이 최고지.
하지만 좀처럼 자아는 가지려 들지 않아.
그렇게 견고한 자기, 자신을 가지고서도 늘 남과 비교를 하는 이유는 자아가 없기 때문.
그래서 끝없이 가지려 드는 거야. 끝없이 오래 살려 하고.
그래서 끝끝내 행복할 수 없는 것.
무슨 기분이 이렇게 좋은 걸까.
그리고 그의 교육론
사용할 일이 전혀 없는 지식을 왜 배우는 걸까?
불필요한 지식은 가르치면서도 왜, 정작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는 것인가.
왜, 이별을 겪거나 극복한 개인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 않는가.
왜 인간의 내면을 바라보는 교육은 시키지 않는 것인가.
왜 고통의 구조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이 없는가.
남을 이기라고 말하기 전에 왜, 자신을 이기라고 말하지 않는 것인가.
왜 정작 모두가 듣고 살아야 할 말의 예절에는 소홀한 것인가.
왜 협력을 가르치지 않고 경쟁을 가르치는가
왜, 비교 평가를 하는 것이며 너는 몇 점이냐 너는 몇 등이냐를 외치게 하는 것인가.
왜, 너는 무엇을 입었고 너는 어디를 나왔고 너는 어디를 다니고 있는가를 그토록 추궁하는가.
성공이 아니면 실패라고, 왜 그토록 못을 박는가.
그냥 모두를 내버려두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며, 그냥 모두가 그 뒤를 쫓는 이유는 무엇인가.
부러워할수록 부끄럽게 만드는 것은 누구이며, 보이지 않는 선두에서 하멜른의 피리를 부는 것은
도대체 누구인가.
박민규를 읽다 보면, 뭐 딴지 일보 총수 김어준이나 세상이 뭐 이러냐는 항변으로 일관하는 시점을 볼 수 있다.
한국에서 못생긴 여자가 걸어야 하는 길은 얼마나 험한가.
아니, 크게 보면, 한국에서 여자가 살아야 하는 길은 얼마나 더러운가...
이런 시선을 과감하게 던지는 그는 결코 좀스럽지 않다.
미녀를 바라보는 세상의 남자들은
마치 킹콩과 같은 존재.
시키지 않아도 빌딩을 오르고, 가질 수 없어도 자신의 전부를 바친다.
뭐, 나도 마찬가지 시선을 가지고 있음을 숨길 수 없다.
외모가 아름다운 여성 앞에서와 평범한 외모의 여성 앞에서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킹콩처럼 무모하진 않더라도 말이다.
스페인 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그리고
숱한 팝의 가사들을
똑 미술에서 오브제 만들듯 엮은 이야기는
그의 신선한 주제의식에도 불구하고, 곰삭지 않은 생경한 맛이 너무 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