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행복한 순간 1000
조근형 지음, 장윤미(쓰바) 그림, 문서빈 사진 / 걷는나무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다가, 과연 난 어떨 때 행복한지 간혹 생각해 보았다.
갈수록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거나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나이가 들면 몸에서 사라진다는 갈색 지방처럼, 나날이 늘어난다는 백색 지방처럼,
그래서 체온 보전은 안 돼서 춥기는 춥고, 갈수록 옆구리 살만 비져나오는 나이듦. 슬프다. 

이 책은 행복이란 '적어보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고, '행복함을 상상함'에서 느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스스로 행복을 낚으려고 찾아나서지 않고, 사냥꾼의 눈으로 헌팅에 혈안이 되어있지 않은 이에게 멍청하게 잡힐 행복은 없다는 것. 

운전하다보면 우연히 내가 가려는 차선의 앞차들이 슬슬 비키는 날이 있는가 하면,
왕초보, 성질 더러운 넘들이 내 옆에서 마구잡이로 끼어드는 날도 있는 법.
확률로 치면 후자가 전자보다 훨씬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내가 하는 일은,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안정적이고 보람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되고 싶은 직업이다.
그런데도, 갈수록 내가 하는 일이 힘들고, 힘겨운 상황들이 많이 일어난다고 여기서 도망가고 싶을 때도 많다.
이럴 때, 하늘을 보면서, 또는 음악을 들으면서, 행복한 순간들의 기록을 읽는 일도 의미가 있겠다. 

이 책은 비라도 추적추적 내리고, 또 제법 날씨도 쌀쌀해서 간혹 비맞은 팔에 소름이 도돌도돌 돋아났을 때,
제법 큰 머그잔에 가득 담은 향 좋은 허브티라도 한 잔 들고 앉은 스토브 앞처럼, 기분좋은 뽀송함을 전해주는 책이다.
물론 삶에 행복한 일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순간들을
지금, 여기서 일어난 일들, 내 머릿속에 떠올랐던 생각들을 적어두는 일은 그래서 충분히 행복으로 가는 비단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임을 보여준다. 

221. 개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것은 '앉아'와 '가만 있어'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평생 배우지 못한다.
그들은 바빠와 급해를 입에 달고 정신없이 달려간다.
가끔 앉아서 가만히 있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삶의 속도를 늦추고 나는 어디로 달려가고 있는지 살펴보라. 매트 와인스타인 외, '우리는 개보다 행복할까' 

261. 인생은 선택이다.
인생은 Birth와 Death 사이의 Choice이다. 

424. 부모가 자식에게 남겨줄 수 있는 최고의 재산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바로 내 부모는 정말로 즐거운 삶을 살았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439. 커피를 맛있게 끓이는 법을 알려드릴까요?
한 사람을 위해 끓이면 맛이 더 좋아집니다. 영화<카모메 식당> 

491. 인생의 승패는 좋은 카드를 잡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손에 잡고 있는 카드를 잘 쓰는 데 달려있다. 

591.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623. 내가 먹고 싶은 메뉴 두 개 시켜서 남자 친구랑 나눠먹기!(우, 이거 여자분들 주특기셨군요. ㅎㅎㅎ) 

630. 세상을 사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기적이란 없다고 믿고 사는 것과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믿으며 사는 것.
나는 후자를 택하기로 했다. 아인슈타인 

817. 비극적으로 살려면 비교만 하라!
즐겁게 살려면 비유를 하라!
지금 저를 어떤 라이벌 피디와 비교하면 둘 중 한 사람은 화가 나겠지만,
대신 '그분은 장미ㅡ, 나는 프리지아'[ 이렇게 비유를 해주면 둘 다 행복하지 않을까요
따지는 삶은 곤혹스럽죠. 다지는 삶을 살아야죠. 

847. 욕조에 누워 멍때리기.(모든 걸 잊는 순간이 필요해요.) 

926. 어리석은 이들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모든 것에 대해 그러하듯 낚시를 조롱하지만,
이 철학적인 오락처럼 정념을 가라앉게 해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927. 아마추어와 프로의 유일한 차이는 인내심이다.
프로가 되는 건 간단하다. 정말 어려운 건, 계속 프로로 있는 거지. 

이 책의 그림을 맡은 팀은 '쓰바'다. 음, 깨는 팀 이름이다, ^^ 근데, 그림이 내가 좋아하는 '마루코' 풍이어서 이쁘다. 쓰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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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6-22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또케 오또케~~~~~
특히 이 문구!
491. 인생의 승패는 좋은 카드를 잡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손에 잡고 있는 카드를 잘 쓰는 데 달려있다.....
읽는 데 막 전율이~~~


글샘 2010-06-23 14:47   좋아요 0 | URL
참 멋진 말은 많지 않나요? ^^
그 멋진 말들이 책에 있으니 안 읽을 수 없고,
또 멋진 말만큼 삶은 멋지지 않으니... 좌절할 수밖에 없구요. ^^

비로그인 2010-06-23 15:14   좋아요 0 | URL
좌절하지 마세요.
살면서 이렇게 좋은 글귀는 아무때나 가슴에 박히는게 아니니까요.
적절할 때 나에게 와 준 멋진 말들이 고마울 뿐인거져^^

글샘 2010-06-23 15:48   좋아요 0 | URL
그래요. 마기님은 장미... 저는 송엽국... ㅎㅎㅎ(송일국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