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어린이작가정신 어린이 문학 1
박완서 지음, 한성옥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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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손 가정이란 말이 있었다.
부모 중 한 편이 사망하였거나, 애비가 부실하여 에미가 도망을 했거나...
그 부실한 애비가 어디 가서 소식이 없거나...
이런 저런 이유로 조부모 손에 자라는 아이들을 부른 이름이었다.

그러다 올림픽 지나고부터였을까?
여성들의 지위가 높아진 것도 아닌데, 상대적으로 남성들이 쪽을 못 쓰는 시대가 왔다.
그 무렵, 간 큰 남자 시리즈가 유행하기도 했는데...
밤에 나가는 아내에게 어디 가냐고 묻는 남편, 또는 밤 늦게 들어오는 아내에게 어디 갔다 왔냐고 묻는 남편... 등
시대를 풍자하던 이야기의 결과로 이혼율이 급증했다.

구제금융기에 들어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이혼은 표면적으로 심화되었고,
해체된 가정의 아이들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밖에 없었다.
그 아이들의 아픈 이야기를 그린 성장 소설도 많이 등장하였는데, 그중 가장 뛰어난 작품의 하나가 하늘말나리야...라는 동화다.
소희의 일기장이란 제목으로 초딩 교과서에도 실렸던...

박완서가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소설을 쓰긴 했는데...
완성도에 대하여 말할 것까지야 없겠지만, 별로 재미는 없다.
미국에서 사는 아버지와 이모와 사는 아들 간의 이야기인데, 뭐, 이 정도면 그닥 결핍을 느끼는 아이의 이야기라고 보기도 어렵다.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고 느끼면서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곳에서,
나도 그 환경을 억압하는 국가의 기제에 기여하면서 녹을 먹고 사는 사람이어서 더 읽기 힘겨운 말이었다.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고 느끼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를 만들어 주고픈 마음은 있지만,
현실은 늘... 이 세상에 태어난 거 참 어렵다...다.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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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0-04-24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세상에 근심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에 아픔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요즘 제 마음속에 들어 있는 문장입니다.

근심과 아픔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파이팅을 외쳐 주고 싶습니다.


글샘 2010-04-27 09:01   좋아요 0 | URL
근심과 아픔이야 시간 지나면 다 잊어지는 거지요.
요즘 제 마음 속엔 '지나가리라... 다 지나간다.' 이런 게 있습니다. ^^

순오기 2010-04-25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정말 별로였어요. 내가 리뷰에도 좀 심하게 썼는데...
너무 목적성이 드러나 작품의 맛을 살리지 못한 듯.

페크pek0501 2010-04-25 17:07   좋아요 0 | URL
그것도 있겠고요.

제 생각엔 아마도 장르 선택의 문제일 것 같아요. 소설가가 동화를 써서 성공한 예가 드뭅니다. 또 소설가가 에세이를 써서 성공한 예도 드물고요. 진중권씨가 칼럼을 잘 쓰지만 소설을 못 쓰고, 은희경씨가 소설을 잘 쓰지만 칼럼은 빼어나게 쓸 수 없는 것처럼 자신이 잘 쓸 수 있는 장르는 따로 있다는 생각입니다.

김수현 작가가 드라마를 잘 써서 소설도 잘 쓰는 줄 알고 소설을 읽은 적이 있는데, 별로였어요. 다 잘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동화는 소설과 다르게 동화의 맛이 따로 있을 듯...






글샘 2010-04-27 09:02   좋아요 0 | URL
그래요. 박완서라고 읽었더니... 원 참... 이었습니다. ㅎㅎㅎ
박완서가 옥상의 민들레꽃 처럼 잘 쓰는 소설도 있지만요, 이 동화는 아무래도 목적의식이 앞섰던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10-04-27 13:58   좋아요 0 | URL
그 목적의식은 아무래도 동화보단 치열하게 고민하며 쓰는 소설이란 장르에 어울렸을 듯...
그러니까 그 내용으로 소설을 썼으면 좋았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