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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
마쓰오카 세이고 지음, 김경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술'이 있고, '-법'이 있고, 그걸 넘어서서 '-도'가 있다고 하던가...
검술은 칼을 놀리는 재주가 뛰어남이고,
검법은 검술이 어느 정도 격식을 갖추었음이라면,
검도의 경지는 재주를 넘어선 마음의 수양에까지 이를 수 있음이리라. 

독서를 '-술'에 매어 두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 한다.
책을 많이 읽는 일은 필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일이다.
내가 요즘 가장 많이 읽는 책은 '수능 비문학 교재'다.
고3을 지도하면서, 문학이야 문학 작품과 분석을 다루어주면 그만이지만, 비문학의 경우 '내용'을 다룰 필요보다는 '독서법'을 가르치고 '문제해결법'을 연구하는 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식을 사는 사람이라면 그 분야의 책을 골라 다독할 것이고,
패션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또 다른 다독을 할 것이다. 

요즘 미친넘이 씨불러댄 ebs 괴담 덕에 어떤 회사 하나는 돈 졸라 벌리라마는, 아이들만 불필요한 좋지도 않은 책 다독하게 생겼다. 

원래 고3들이 필요로 하는 책은 10주 완성과 파이널 정도였다. 고득점자들이면 N제 또는 마지막 모의고사집까지 풀었고.
시답잖기 그지없는 책들을 갑자기 베스트셀러로 만드는 그녀석도 징그럽고 휘둘리는 교육계도 한심하다. 

창조적 책읽기, 란 제목을 보고 제법 괜찮은 책일까... 기대가 컸는데, 읽고난 소감은, 실망이 크다. 

마르셀 뒤샹의 '그 사람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는 보이지만, 무엇을 듣고 있는지는 들리지 않는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그 사람이 무엇을 읽는지는 보이지만, 어떻게 읽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조독' 등의 많은 말을 만들어 낸다.
그렇지만, 그 의미를 보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예를 들면 '파란여우'님처럼 리뷰를 쓰시는 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조독'이다. 여러 권의 책을 조합해서 읽는 것이다. 그러면서 노트를 하고 조합하여 글을 쓰면 멋진 글이 완성된다.  

천일야화 千一夜話 처럼 천야천책 千夜千冊 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고...
그의 독서 편력이 멋지지만, 뭐 나도 천 권 이상을 읽고 끄적거린 경험이 있으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의 정보 처리 능력이 대단하다는 데는 동감을 금할 수 없지만... 

책을 읽는 데는 risk, respect, recommendation 이 세가지가 있어야 한단다.
위험과 존경과 추천. 위험은 줄이고, 존경할 만한 책을 추천받는 곳. 알라딘이 그런 역할을 충실하게 한다면 좋겠는데... 하는 것이 내 바람이다. 

'산 사쯔야'는 상당히 괜찮은 상술인 것 같다. 일본처럼 독서가 널리 펼쳐진 나라라면 성공할 수 있겠지만,
한국에서도 '느낌표 도서'처럼 방송을 타거나 한다면 꽤 괜찮은 방법이 될지도...
하기야, 그러면 공지영이나 황석영, 이외수같은 부자들의 지갑만 더 두껍게 될지도... 

세 권의 책을 묶어서 판매하는 산 사쯔야. 텍스트간의 유사성을 서점에서 묶어서 제시하는 방식은 위험도 있지만 꽤나 발전성도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하긴, 한국처럼 서점 다 죽는 나라에서 그건 불가능한 공염불에 불과하리라... 

고전은 리버럴 아트(231)였지만, 현대엔 절대적 위기에 처해있다고 하는 이야기는 슬프다. 인류가 별 것 아닌 존재이기도 하지만 '교양'의 무게가 사라지는, 경험의 소중함이 휘발되어버리는 천박한 삶의 연속이란... 서글픈 마음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소중함을 누적시키는 경험보다는 순간의 재기발랄한 표현들만 가치있어보이는 '감출 수 없는 삶의 가벼움'이란... 

주말은 쉬고, 평일에 매일 밤 한 권씩 독서 감상문을 올린다.
같은 저자의 책은 한 권 이상 다루지 않는다. 
같은 출판사나 같은 장르도 연거푸 다루지 않는다....
이제는 습관이 되었습니다. 오히려 쓰지 않고 있으면 기분이 이상할 정도가 되었지요.
매일 밤 책의 지식을 빨아먹는 드라큘라같은 삶이 정착되었다고나 할까요....
질릴 여유가 없어요.  

습관이 되었다는 그의 말을 나는 이해할 수 있다.
쓰지 않고 있으면 기분이 이상할 정도라는 그의 말도 이해가 간다.
새로운 책을 매일 읽으면서 독서에 질릴 여유가 없다는 그와 공감하면서 나는 오늘도 읽고 자판을 두드린다. ^^ 

공감은 하지만, 그닥 책읽기에 대한 굵직한 생각을 기대한 독자에게 뾰족하게 주는 것은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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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끝을 접어거나...(155) 접거나로 바꿔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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