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설백물어 - 항간에 떠도는 백 가지 기묘한 이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7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금정 옮김 / 비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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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설백물어, 제목이 지나치게 불친절하다.
뭐, 기괴함을 노린 거라면 할말 없지만.
物語는 일본어로 '모노가타리', 이야기란 뜻이다.
4月物語란 영화가 있었는데, 4월물어로 번역했다면 ㅋ이다. 

일본인들의 괴담은 세계적이다.
김전일, 코난처럼 재수없는 아이들이 어딘가에 가고, 그들이 있는 곳에선 반드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경찰청 사람들'과 다른 점은, 범죄자들이 상당히 '인간적'이고 '사건의 원인이 상당히 관객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페이소스'를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그런 맛을 느낄 수 있다.
괴이한 공포물을 접하면서도, 왠지 인간이란 한없이 나약한 존재인 것이 아닐까?
인간이 전하는 '정의로움'도 사실 개별적인 인간 실존에게는 하나하나 다르게 작용하는 것이 아닐까?
과연 인간이란 존재를 뭉뚱그려 일반명사로 설명하는 일이 가능하기나 할까?
이런 생각을 하게 한다. 

이야기의 재미는 서로 다른 이야기인데도 부품만은 같다. 그 얼개부터 다른 이야기임에도 고유명사를 포함하는 세부는 완전히 동일한 것(70)에서 나오는 것이 많다.

라쇼몽 羅生門처럼 하나의 사건을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보면 같은 부품인데도 전혀 다른 얼개의 이야기가 된다는 것이 공포물이면서도 강한 이끌림을 주는 것 같다. 

인간의 시각은 앞을 향할 수밖에 없다.
3차원 세상의 극히 한 부분만을 인간의 시각은 인지하고, 대뇌에서 그것 이외의 낯선 것들을, 그러니까 모르는 부분들을 '틀린 것'으로 인지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도 가끔 의문을 품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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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0-01-07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엇을 안다는 것은 무엇에 대해 자기나름의 편견이 생겼다는 뚯일 뿐이라는 말이 생각나는군요. 정말 무엇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같은 것에 대해서도 작년에 해석한 것과 지금의 해석이 다를 수 있죠. 뿐만 아니라 <나생문>에서처럼 같은 자리에 있었으면서도 각자의 인지 또는 해석이 다를 수 있죠. 중요한 건 함부로 확신하지 않는 것, 일 것 같아요.

글샘 2010-01-08 09:40   좋아요 0 | URL
그렇다고 아무 확신없이 세상을 살 수도 없잖아요.
사람의 기분에 따라 생각이 바뀔 수도 있지만, 뭔가 생각을 하면서 세상을 살려고 읽고 또 읽는 중입니다.
그냥 뉴스만 듣고 있자면 세상을 오래 못살것 같거든요. ㅠㅜ

페크pek0501 2010-01-08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동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