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블레의 아이들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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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블레의 아이들 - 천재들의 식탁
요모타 이누히코 지음, 양경미 옮김 / 빨간머리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에드워드 권이 하는 '예스 셰프'란 프로그램이 지난 주 끝났다.
아내와 아이가 좋아해서 나도 간혹 보곤 했는데, 정해진 50분 안에 요리를 해내는 과제를 해결할 때마다 요리사들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은 아름답게 보였다.
간혹은 마음에 쏙 드는 요리가 나와주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문외한인 내가 봐도 별로인 모습의 요리가 나오기도 했다.
르네상스 시대, 프랑수와 라블레는 '가르강튀아'란 글을 썼다고 한다.
거인 가르강튀아와 그의 아들 팡타그뤼엘 및 동료들의 모험을 다룬 익살스럽고 풍자적인 이야기(1532~64).
프랑스 인문주의자인 프랑수아 라블레의 걸작이다.
제2권인 〈팡타그뤼엘 Pantagruel〉(1532)과 제1권인 〈가르강튀아 Gargantua〉(1534)에 이어 제3권(1546)과 제4권(1552) 및 제5권(1564, 라블레의 작품인지 확실치는 않음)이 나왔다.
이 버릇없는 패거리의 여행과 모험을 통해 당시의 어리석음과 미신을 신랄하게 비웃었다.
작품이 외설스럽고 반종교적이라는 이유로 라블레는 당국으로부터 시달림을 받았다.
르네상스란 것이 중세의 종교적인 신성함(교회에 종사하는 넘들의 신성함이었겠지)을 부정하고, 인간의 모든 면을 중시했던, 조선에 밀어닥친 '실학'과도 유사한 것이었다.
박물학과 백과사전류의 지식이 높게 평가되고, 인문주의자들은 사소한 인간의 특성도 놓치지 않고 기록했다. 거기에 요리가 들어갈 것은 당연한 노릇.
가르강튀아를 읽어보지 않은 나로서는 그들의 음식 편력이 어떠했는지, 라블레가 요리에 대하여 얼마나 깊은 식견을 가진 이였는지 알 수 없다.
음식이란 것이 시대에 따라 장소에 따라 반응이 전혀 다를 수 있지만, 입이 고급이 되어 먹어보지 않은 음식이 별로 없는 요즘 한국인들에게 '미식'이란 또다른 취미의 일종이 되고 있다.
인터넷 '맛집' 카페에는 날마다 맛있다고 자랑하는 음식점들로 가득하고, 반질거리는 사진들이 가득 올라온다.
그런 이라면, 이 책에서 맛볼 수 있는 식탁의 향연을 한번 누려볼 만도 하다.
마리 앙투와네트의 푸딩과 금병매의 게요리, 로마의 애저구이(으~ 좀 징그러움) 등도 특색있지만, 한국의 산채도 응용되어 쓰이고 있다.
작가가 한정식의 맛깔진 구성이라든지, 송정 바닷가의 와인이 어우러진 스테이크 요리를 태평양을 바라보며 먹는 맛을 알았다면, 이 책에서 더 많은 사진과 더 많은 요리로 한국을 극찬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천 년에 가까운 '고대국가'의 후예로서, 한국인들은 '임금의 수라상'에 낯설지 않다.
맨날 똑같은 수능 문제에 머리 처박지 말고, 수천 년 역사에 빛나는 조선의 음식을 세계화시키는 학문도 좀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