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먹으면 왜 안되는가?>를 리뷰해주세요.
사람을 먹으면 왜 안 되는가? - 일상을 전복하는 33개의 철학 퍼즐
피터 케이브 지음, 김한영 옮김 / 마젤란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퍼즐... 이라고 하면... 퀴즈처럼 문제를 내는 것이기도 하고, 조각들의 피스를 맞추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이 전자와 후자를 모두 연상하게하기도 하는데... 

철학에서 다루는 골치아픈 이야기들을 쉬운 말로 떠들고 있다.
풀이하고 있다기보다, 그저 작은 조각들을 '툭' 던져 주는 것이다.
하느님이야 그 퍼즐 조각의 바른 위치를 알고 계실지 모르지만,
또, 그 퍼즐의 정답을 아실는지 모르지만,
이 책을 쓴 이나, 읽는 나나... 퍼즐의 올바른 위치는 감도 못 잡겠고, 그 퍼즐의 정답 언저리도 추측이 안 가는 바이다. 

마음, 윤리, 욕망, 형이상학, 환경, 논리, 현상, 실재... 등의 복잡 다단한 항목들을 순차적으로 늘어놓지 않고, 마치 퍼즐 책이 그렇듯, 몇 쪽으로 가시오... 하는 지시가 있다. 물론 난 그런 명령 따위는 쳐다도 보지 않았다. 게으른 인간이므로... 그리고, 지은이가 처음에 비트겐쉬타인을 끌어들이면서까지 말했잖은가. "천천히 하시오."  

원래 철학이란 천천히 하는 거다. 술집에서 골방에서 혼자 누워서, 화장실에서... 천천히 혼자 떠오르는 생각들. 그 생각이 왜 떠오르는 건지, 어디서 오는 건지... 천천히 생각해 보는 거다. 

인간이란 이성적 동물이라지만, 그 이성은 참으로 보잘것 없다.
작은 유혹 앞에서도 그 이성은 화롯불에 눈 녹듯 화르르 사라진다. 오디세우스가 돛대에 자신을 묶어 놓고, 나중에 하고 싶어 할 일을 하지 않도록... 예방했다지만, 사실은 오디세우스야말로 그 유혹을 마음껏 즐기기 위해서 이성을 현명하게 사용한 사람이 아니었는지... 

요즘 한창 인기를 얻는 결혼 못하는 남자의 주인공은 "결혼은 골칫거리"라고 하는데...
사르트르가 축구에서 골칫거리는 상대 팀이라고 했다는 말이 생각난다. 골칫거리라고 해서 그것이 없어야 한다는 건 아닌... 뭐, 이런 부조리함이 인생임에랴... 

이성이 들어있는 '몸'과 정신은 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서로 혼합되어있는데, 그걸 분리해서 이해하려고 하면, 그야말로 인식의 혼란이 올 수밖에... 

인간의 욕망 문제도 골치다. 인간은 얻을 수 없는 것때문에도 골치를 썩이지만, 자주 비정상적인 갈망때문에 더 욕구불만이 된다.  

늘 기적을 바라지만... 합리적이라면 기적이라고 부르지도 않을 것이면서,
인간은 불합리하게도 기적을 바란다.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그 복잡한 세상에 감 놔라 배놔라 하는 존재가 인간이니... 뭐, 생각도 참 골치아픈 것이다. 

인간의 존재조차도 7년이면 수십 조개의 세포가 모두 죽어나간다 하니... 항상성이라 할 것도 없느니... 과연 무엇이 그/그녀를 똑같은 사람이라고, 시간의 지속에도 변화하지 않는 그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냐? 

원래 아무 것도 없는 그곳에서 온 나는 무엇이냐?
이 책을 읽으면, 이런 생각의 조각들이 가볍게 나풀거리면서 마구 펄펄 날아다닌다.
그 조각들을 굳이 묶어서 베갯잇 안에 넣을 필요도 없다.
날리면 날리는 대로... 즐겁게 읽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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