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관타나모 다이어리
마비쉬 룩사나 칸 지음, 이원 옮김 / 바오밥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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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부 그레이브가 미국의 '대이라크 전쟁'이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전쟁'이 아님을 명백히 보여주었다. 평화를 위한 전쟁을 하는 그림이 그렇게 비인격적인 치욕을 만들 순 없는 것이다.
아무리 멍청한 미국민이었다 하더라도, 그래서 평화와 자유를 위한 전쟁,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지지를 보내고 있었다 하더라도... 아부 그레이브의 사진들을 보면서 미국이 자랑스러웠을 리는 없다. 

많은 관타나모 수감자들은 가족과 고향으로부터 한밤중에 잠자던 자리에서 끌려나와 갇히게 된다. 지구를 반바퀴나 비밀리에 돌아 기소도 재판도 없이 고문당하고 억류당한다.
쿠바에 있는 미국의 관타나모 수용소는 아우슈비츠고 광주며, 지구 최대의 무법천지다.
거기서는 온갖 성추행과 불법이 <자유의 수호>란 이름으로 자행된다. 더럽다. 

아프간계의 로스쿨 학생인 마비쉬란 여대생이 관타나모 기지에 통역을 하면서 들락거린다.
변호사와 '나는 왜 아직도 여기에 있어야 하는가? 왜 이런 불의가 벌어진건가?'하는 질문을 하지만,
이 소모적인 대화는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임을 확인하며 면담은 끝난다.(105) 

수감자 한 명당 5천 ~ 2만 5천 달러를 보상금으로 주었던 테러와의 전쟁.
금전적 이득을 바라는 현지인들의 고발 내용을 조사하지도 않고 사람들을 잡아온 미군.
기소도 하지 않고 사람들을 5년 이상 억류하고 있는 상황.
자살한 수감자들의 시신을 고향에 보내기 전에 조직을 제거한 미국.
80먹은 노인을 적 전투원으로 부르고, 코란을 짓밟고 모욕하는 미군들...
그들이 '개인적인 성향 이상'으로 이상한 짓을 한다고 믿는 사람은 똥개 대가리겠지.
관타나모라는 폭력은 '평화'의 웃음으로 분장한 '미국'이란 전쟁광국의 미소가 화장발에 지나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군 당국은 무자히드의 석방을 '허용'한다고 발표한 직후, 그를 이감시키고, 독방에 가둔다.(263)
이런 것은 전쟁 중 포로수용소에서나 있을법한 일이다.
하긴, 테러와의 전쟁 중 포로 수용소인 관타나모에서... 논리가 통한다면 웃긴 건가?
오사마 빈 라덴이나 테러와의 전쟁과 아무 상관없는 자국 내의 반다자들을
미국이 떠맡도록 파키스탄이 조작했다는 것을 아는 미국인들은 거의 없다.(268)
그런 사람들도 관타나모엔 가득하다.  

기소없는 투옥. 재판없은 구금...
유서없는 자살과, 흔적이 될만한 기관이 제거된 시신들...
더러운 독재 정권들이 저지르는 일을... 미국은 관타나모에서 자행하고 있다.
관타나모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책들이 흔하지 않은데, 작가는 대학생 통역의 자격으로 그 일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뒤편에선 구금에서 풀려난 이들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그들이... 미국이란 나라에대하여 적대적이지 않음은... 나를 놀라게 한다. 

관타나모는 21세기의 세계의 급소다.
필살기 한 방으로 강적을 쓰러트리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지만, 강적이 몹시 힘겨워할 때, 필살기 한 방은 중요하다.
거북이가 달려서 필살기 한 방을 날리면, 힘겨운 강적도 쓰러질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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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6-15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읽고 있어요. 가끔 이런 책들을 읽을 때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자신의 나라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궁금해요. 제국의 힘에 의한 잉여를 누림으로 해서 적당히 눈감아주는 국민들?

글샘 2009-06-16 11:11   좋아요 0 | URL
미국이란 나라 좋은 데죠. 한국도 마찬가질 겁니다. 늘... 당하는 사람들만 고통을 아는... 그런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