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인권기행>을 리뷰해주세요.
남미 인권기행 - 눈물 젖은 대륙, 왼쪽으로 이동하다
하영식 지음 / 레디앙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남미의 역사를 읽다 보면... 아, 한국은 그래도 미국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다행이다...하는 생각을 한다. 남미처럼 수만 명 내지 수천 명씩 죽어나가지 않았으니 말이다. 

한국 신문에도 20년 전부터 10년 전까지는 툭하면 학생운동 출신들이 의문의 시체가 되어 저수지에서 떠오르곤 했지만, 남미를 생각한다면 정말 치가 떨리는 노릇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답이 없기는 남미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란 생각이 많이 든다.
강대국들의 견제 하에서, 특히 우사라는 범죄집단과 밀접한 고리를 가진 나라로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신자유주의의 파동에 몹시 흔들리는 모습도 남미와 한국은 닮은꼴이다. 

식민시대와 독재시대, 민중들의 피와 눈물로 인한 승리,
그러나 혁명의 주인공들은 이미 중년이 되고... 일부는 부패의 주범이 되고...
그 배후에는 언제나 악의 축이 버티고 있고... 

저자 하영식의 글은 믿음직스럽다. 그의 글들은 기행문이면서, 현지의 인터뷰를 통하여 깊은 공감과 역사 속의 진실을 퍼올리는 샘물의 구실을 톡톡하게 해 낸다. 

볼리비아에서 생을 마친 희대의 혁명전사, 체를 생각하면서... 인간은 어떻게 태어나느냐보다는 어떻게 죽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임을 생각한다.(39) 

5월 광장의 어머니들이 아직도 외치고 있는 학살과 실종의 뒷구멍에서... 아직도 아르헨티나의 쿠데타 세력은 처벌받지 않았다. 국가 전체가 아무런 도덕성이 없음을 말해준다. 젊은 세대들에게 가장 중요한 산교육은,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것... 마치 한국의 과거사 문제같다.(111) 

칠레에서도 마찬가지 결론에 이른다. 학살을 저지른 뒤에도 아무런 처벌이 없다면 장래에 또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141) 그나마... 칠레에선 3천이 죽었다. 아르헨의 10%... 광주에선 또 그 10%가 죽었고...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 ^^ㅣ바!

다시 찾은 볼리비아에선 중앙 집중 정부가 부정부패의 온상이 된다면서 지역 분권을 주장한다.
그러나... 지역 정부도 부패하긴 마찬가지... 인터뷰가 신선하다.
부정 부패는 인간의 본성이다. 어떤 정부나 권력도 부정부패를 막아내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를 최소화하려는 투쟁은 반드시 필요하다.
자치주로 나가면서 이전보다 못하다는 소리를 듣지는 않아야 한다.(187)
한국은 지방자치제가 있는 건가? 허경영 말대로 지자체가 돈만먹는 하마 아닐까? 

멕시코 바로 아래서 미국의 식민지 생활도 하던 니카라과의 바나나 농장은 슬프기만 하다.
죽음의 이슬, 네마곤이란 바나나용 농약은 무정자증, 유산, 유방암, 피부 변색, 두통, 통증, 시력 상실...등 인간 상실로 이어지지만, 역시 썩을 넘들은 모르쇠로 일관한다.
니카라과를 읽으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던 건...
1970년대 말, 소모사 정권의 용병으로 한국인과 베트남인이 참가했다는 것. (216) 이건, 뭥미?? 

산디니스타 운동의 해방 신학 이야기는 아직도 유효하다.
혁명운동 당시뿐 아니라, 지금도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들이 다른 인간들에 의해 착취당하고 인권이 유린당하는 현실에서 하느님의 뜻을 관철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고통받는 민중들이 우리 곁에 있는 한 해방신학은 여전히 유효하다.(223) 이런 지점에서 김규항의 예수전은 썩어빠진 교회를 살아 숨쉬게 하는 책이 되리라. 이거, 솜앙교회의 불온서적으로 찍히는 거 아닌지... 

현대의 해방 신학은 경제적 빈곤에 초점을 맞춘다. 신자유주의 탓이다.(226)
환경, 가족, 교육, 문화, 정치 등 모든 문제와 관심이 있다. 세계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 먹고 사는 문제, 경제적인 문제가 생기면 이민자에게 돌리는 문제 등... 휴 =3=3 

니카라과 혁명의 실패에서 배운 점... 변혁이 반드시 수반돼야 했지만 진정한 변혁이 없었다.(노무현이 잘 들어야 할 대목이다.) 사실 진정한 변혁은 사상과 마음의 변혁이다.(노무현에게 없었던 게 바로 사상이었지.) 

남미의 낭만적 해방구, 쿠바에 가서는 교과서적인 이야기 외에도 <정부가 정보를 독점하고 통제하고 있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적고 있다.(273) 쿠바와 북한의 비슷한 점이 아닐까 한다. 존경받는 지도자와 그 후계자 구도. 그리고 경제적 궁핍과 자존심...
"대부분의 쿠바 학생들은 정부가 무엇을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단지 쿠바를 떠나 다른 나라로 떠나기를 원하고 있다." 아, 이건, 남한 학생들의 이야기이기도 한 것 같아 뜨끔하다. 

386 세대가 아직도 촛불을 들어야 하는 나라.
국가 권력이 가진자들의 부를 지키기 위하여 경찰력으로 국민을 소사시키는 나라.
여기 아직도 인권이란 없는 우사의 벗나라가 있다. 지긋지긋하지만... 
적당히 퇴폐적인 386 세대가 적당히 오염된 국가와 타협하면서, 내 새끼는 좋은 대학에 보내야 한다는 신념으로, 세계 1위의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나라도 아닌 나라.
이혼율이 세계 1위로 급증하고,
출산율 저하가 세계 1위로 등극하고,
젊은이의 자살율이 막강 1위로 진입한 나라. 

이 책의 좋은 점...

남미의 과거와 현재 속의 '인권'을 읽는 일은 이 땅의 미래를 읽는 일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아니, 질기고도 질긴 끈으로 연관성이 가득해 보인다.
미래를 점치고자 하는 자, 이 책을 볼 지어다.  

이 책을 읽히고 싶은 독자... 

제3세계 민중운동사에 관심이 많은 독자, 세계 속의 촛불의 위상을 느끼고 싶은 자. 

이 책과 한핏줄 도서...  굿바이 바그다드(하영식이 쓴 이라크 일기)

이 책에서 멋진 구절들...은 위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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