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읽어주는 남자 - 오페라 속에 숨어 있는 7가지 색깔의 사랑 이야기 명진 읽어주는 시리즈 2
김학민 지음 / 명진출판사 / 2001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는 내내 '이것은 시'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우리에게 익숙한 소재인 오페라로 쓴 시. 익숙하단 것은 그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오페라라고 하면 일단 무대에 공연이 올려지기 때문에 고답적인 취향을 가지 사람이 아니면 좀체 감상하기 어렵다. 중고등학교 시절 음악 선생님께서나 해 주셨을법 한 이야기들을 정말 재미있는 말로 들려주는 책이다.

사랑은 밤과 죽음 안에서만 완성된다 - 트리스탄과 이졸데
빛조차 더 이상 필요 없을 때

사랑은 갈등과 유혹으로 짠 그물- 카르멘
남자는 사랑하면서 집착하고, 여자는 사랑하면서 자유를 구한다
사랑은 갈등과 유혹을 짠 그물
질투가 부른 지옥의 불구덩이

연애도 학습이다 - 코지 판 투테
사랑에는 가정假定이 없다
유혹에 넘어가면 비극은 시작된다

등을 바라보는 사랑은 사람을 미치게 한다-살로메
주지 않으면 받을 수 없는 게 사랑
불은 뜨겁지만 아름답기에 죽음을 부른다
욕망에 죄가 있다고 감히 말하지 말라

사랑 안에 너만 있고 내가 없다면 절망뿐이다 - 오텔로
질투는 사랑의 치명적 독약
악으로 무장하고 독으로 뱉어내리
지독한 음모보다 더 차가운 남자의 마음
사랑을 잃는 것과 죽음은 다르지 않으니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외로워서 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돈 지오반니
그 웃음도 새벽이 오기 전에 그치리
너에게 내 몸을 보낸다

사랑은 용서를 품고 자란다 -피가로의 결혼
어쨌거나 인생은 두루두루 행복하게
지혜로운 여자가 사랑을 얻는다
사랑 앞에 타인은 모두 훼방꾼

이런 문구들을 본다면 이 글은 분명 시다. 시라는 것은 어려운 게 아니라, 절절한 자신의 감정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 독백으로 주절거리는 것임에랴. 사랑만큼 시에 적절한 소재가 어디에 있을까. 이 오페라들의 주제가 모두 사랑이며, 그 이야기를 써 나간 이 책이 또한 시가 됨은 당연한 일이다.

오페라의 줄거리와 함께 다양한 음악 감상법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이런 책이 많이 나올수록 선진국이 되어 간다는 이야기다. 좋은 책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게 된 sprout 님의 서평에 감사를 보낸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원 2004-03-08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라는 것은 어려운 게 아니라, 절절한 자신의 감정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 독백으로 주절거리는 것임에랴"

정말 가슴에 와닿는 구절입니다.
고독한 사람이 쓰는게 시라고 합니다.
시는 고독한 사람이 잘씁니다.
요즘 시 가운데 그래도 시답다는 느낌을 가지게 하는 작품은
대게 작가가 고독합니다.
그래서, 시를 씁니다.
"혼자하는 독백"
정말 가슴에 와닿는 표현입니다.

풀꽃선생 2006-09-03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꼭 읽어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