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글 바로쓰기 1 오늘의 사상신서 131
이오덕 지음 / 한길사 / 199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난 이오덕 선생님의 책이라면 거의 다 사본 셈이 된다. 팬이라면 왕 팬 정도 될 것이다.
선생님은 꼿꼿한 선비 정신을 가진 시골 선생님의 전형으로, 메모와 기록의 정신이 투철하신 분이다. 그의 교육 일기나 참교육 이야기들을 보면, 여간만한 기록 정신으로는 나올 수 없는 글들이 수두룩하다. 그리고 비판적 이야기만 수록된 게 아니라 혜안을 배울 수 있다. 초등학교 선생님으로서의 길을 걷다가, 관리자(교장)이 되었으나 뭐 뾰족하게 잘 할 수 있는 것이 없더라는 이야기는 읽은 지 십여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생각 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선생님은 어린이 사랑 주의자다. 어린이들이 어른들의 멋내기 좋아하는 말하기에 오염되는 것을 싫어하셨다. 어린이는 어린이 답게 어린이 말을 쓰게 장려하는 글쓰기와 문학이 필요하다고 늘 역설하신다. 선생님에게서 배운 아이들의 글을 읽어보면, 참으로 상큼하고 신선하다. 비록 너무 촌티가 나서 상품성은 아주 떨어지지만, 시골에 가서야 맛볼 수있는 채소의 신선함은 원래 그런 것 아닌가. 오염되기 이전의 벌렛자국 숭숭 난 콩이파리 같은 것.

우리글 바로 쓰기는 십오년 전에 단행본을 사 둔 것이 있었는데, 최근에 레포트를 쓰다가 세 권으로 증보판이 나온 것을 고맙게 읽었다. 어린이 사랑, 교육자로서의 성실한 삶, 우리말 사랑에 이오덕 선생님보다 큰 사랑 품으신 분이 어디 흔하랴. 아직도 그 분의 일기에서 아내가 고등어를 놔뒀다가 얼마나 오래 됐는지 상해서 버린다고 담담하게 적은 구절이 기억난다. 어린이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을 보살님 대하듯 온아한 눈길로 거두신 선생님의 추억과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빌며 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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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란1 2006-05-06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처음 샘의 서재를 방문했습니다. 좋은 서평을 읽어가면서 참 뿌듯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이 오덕 선생님의 책이 있을 법 하다고 마음 속으로 생각했는데 저처럼 그분의 왕팬이셨군요. 동지를 만난듯 기쁘고 반갑습니다.

글샘 2006-05-06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앞으로 자주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