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나무' 아래서
오에 겐자부로 지음, 송현아 옮김, 오에 유카리 그림 / 까치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노벨상의 작가라고, 장애아의 부모라고 하는 것은 그의 최악의 단점이다. 노벨상을 탈 정도라면, 얼마나 가슴이 문드러지는 고통을 겪고 글을 썼겠으며, 후자는 말로 표현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담담한 말투로 우리에게 다가와 先生이 되어 주었다. 우리에게 선생은 '티처'가 아니다. '티처'는 '가르치는 사람'이지만, '선생'은 '먼저 태어난 그 자체'이다. 먼저 태어남으로써 나중 태어난 사람을 가르치는 존재. 그의 삶은 일본에서 살아간 보통의 할아버지일 수도 있고, 어찌 보면 행복한 것이기 보다는 불행의 쪽에서 가깝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의 이 책을 보면, 적어도 그는 지금 행복하다. 아내와 이런 책을 만들 수 있는 것도 행복한 일일게다. 그리고, 이 책이 모든 이를 감동시키는 건 아니고, 다만, 선생이 되고자 하는 어른들에게, 그 쉽지 않은 의혹의 길에 친구가 되어줄 책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노벨 문학을 읽고 싶은 분이나, 문학적 소양을 느끼고 싶어하는 분은 읽으면 실망할 것이지만, 선생이 되고 싶거나, 선생의 길을 가야하는 분이라면 곁에 두고 두고 두고 한번씩 읽어볼 일이다. 왜냐면, 우린 모두 나의 나무에서 침잠했던 그러나 이젠 잊혀진 어린 기억이 있었고, 우리 옆엔 지금도 어린 기억들이 자라나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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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란1 2006-05-08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읽었는데요 번역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은 책이였습니다. 송현아씨는 일본어는 잘하는지는 모르지만 국어는 잘 못하신 것처럼 느껴지더군요. 읽어내기 힘든 문장이 너무 많았습니다. 호흡이 너무 길다고 느껴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