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READ 라캉 How To Read 시리즈
슬라보예 지젝 지음, 박정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80년대말, 문학이론을 공부하면서 라캉의 이름을 들어보긴 했지만, 요즘 속된말로 좀 뜨는 것 같아서, 이유가 뭘까? 하고 관심을 가졌는데, 뜻밖에 하우투리드 시리즈에 있길래, 하하 요놈은 좀 만만해 보이는군...하면서 빌려왔는데... 

한마디로 슬라예보 지젝은 라캉을 어떻게 읽을까...를 말해주기는 하지만...
(내가 바란 것은 라캉을 쉽게 설명해 주는 책이었는데... 줸좡, 이 책은 안 그래도 골 빠개지는 라캉을 더 골때리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 책이었던 것이다. 미로는 내 취미라고 들어갔는데... 이거 황당하게도 나가는 길은 안 보이고... 그렇다고 살려주세요~ 하긴 그렇고... 어찌어찌 읽긴 했지만, 영 찜찜하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책 제목을 잘못 이해한 것이었다. 라캉 읽어주는 남자... 뭐 이런 게 아니잖은가. 라캉을 어떻게 읽을까?니깐, 지 쪼대로 읽었다고 뭐라고 하면 안 된다. 내 능력 밖의 일이었던 셈이다. 

라캉의 책은 두 종류다. 요즘 한창 나오고 있던데...(이 책을 보고는 스톱!이다. ^^)
그의 세미나는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적은 것들이고, 에크리는 그것을 정리한 책이다.
에크리는 엄청 어렵다고도 하는데... ^^ 뭐, 어차피 그건 안 볼 거니깐... 

라캉은 정신의학자다. 그런데, 그는 대부의 이드, 에고, 수퍼에고가 맘에 안 들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좀 다른 측면에서 그것들에 접근하려 한다. 거기는 언어학적 모형의 역할이 가장 크다. 

아이들은 툭하면 '첫날밤' 이야기 해 주세요~하는 소릴 잘 한다.
짜식들, 책임질 수도 없을 거면서... ㅎㅎ
그런데,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들이 첫날밤 이야기를 못해주는 이유가 뭘까?
아이들이 상상하는 첫날밤은 '포르노그라피'일 것이다. 멋진 화면 속에 구도잡힌 몸매의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 그런 것.
그렇지만, 첫날밤의 '실재'는 겪어본 이는 알겠지만, 포르노그라피와는 전혀다른 경험이다.
아이들을 실망시킬 수 없는, 그리고 거짓말로 포르노그라피를 상상하기만 할 수는 없는...
그런데, 이야기를 만약에 지어내서 꾸민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내는 '상징'이 될 수 있다. 언어란 그런 특징을 가진 것이다. 

드라마에서 여자아이가 '바보'하고 우는 체 하면, 그건 '사랑해'의 동의어다.
황순원의 소나기에 나오는 소녀가 '바보'하면서 돌을 던지는 것은... '관심'이다.
실재계를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이 상상하는 것이 거울 단계라면, 언어가 상징하는 것은 그것과 전혀 다른 어떤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언어의 이런 측면은 사고의 비합리적 요소들과 많이 얽혀 있다.
심리학에서 합리적행동정서치료나 교류분석 같은 것들이 관련이 있겠다.
인간의 심리가 비합리적인 상상과 끊임없이 연결되는 것은 인간의 해골 속에는 늘 '타인'의 눈, 그리고 이루어지지 못할 욕망들이 삶의 국면들을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뭐, 이런 것들이 라캉의 이론에 나온 개념들의 초보적 용어인데...
내가 보지도 않은 영화나 소설들을 들이대면서, 한국어 문장인데 해석하기도 어려운... ㅠㅜ(서너 번을 읽어도 도통 무슨 소린지 이해가 안 가는...) 말들을 읽고는 지젝이나, 라캉이나... 당분간 힘들것 같단 생각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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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9-01-16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쉽진 않지만 보다 보면 좀 낫습니다.^^ 제가 지금 보고 있는 것도 지젝의 책이거든요. 그러고 보니 지젝과 관련해서 이게 5권째인데요...정확히 잘은 모르지만 예전보다 훨씬 어떤 그림이 그려지긴 합니다. 읽었던 책을 재독할 기회가 생기면 더 많이 그려질 듯해요. 지금까지 제 결론은 제법 괜찮은 아이디어를 많이 준다입니다.특히 세계를 해석하는 다른 틀을 제공해준다고 해야할까요... 이 책은 라캉이나 지젝의 입문서로는 별로인것 같습니다. 상상계,상징계,실재계같은 개념정리도 안된 상황에서 그걸 바깥에서 이야기하니까 뭐가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저같은 경우에는 잠깐 봤던 권택영선생의 책을 참고 했더랬습니다.

글샘 2009-01-17 10:52   좋아요 0 | URL
저는 소쉬르 언어학은 참 좋아합니다. 근데... 거기서 더 나가니깐... 감당이 ㅎㅎㅎ 지젝도 때가 되면 만나 지겠지요. 지금은 논어를 만나고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