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패러독스] 서평을 보내주세요.
타임 패러독스 - 시간이란 무엇인가
필립 짐바르도.존 보이드 지음, 오정아 옮김 / 미디어윌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제목 참 잘 지었다. 타임 패러독스... 당신의 인생을 바꿀, 새로운 시간의 심리학...

그런데, 이 책을 읽느라 고생 좀 했는데, 허무하다.

시간에 대한 경구는 참으로 많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과거, 후회해도 소용없다. 미래, 두려워해도 소용없다. 현재에 몰입하라.
마시멜로를 지금 먹어버리면 나중엔 상을 못 받는다...
인간은 오로지 현재를 살아갈 뿐, 현재만이 선물이다. present...

그럼, 도대체 과거를 잘 반성하란 건지, 현재를 즐기란 건지, 미래를 대비하란 건지...
그 모순 덩어리 시간을 '타임 패러독스'란 말로 풀이하고 있는데...

인간에게 '삶'이란 시간의 흐름에 불과하지만,
그걸 이렇게 책으로 집대성해두고 나니 볼품없다.

처음 이 책을 배송받고 그날 약속 장소까지 지하철로 30분 가량 가는 동안 읽으면서, 폼은 났다.
표지에 영어로 더 타임 패러독스라고 적혀있고, 450페이지의 두께도 우아하고, 단단한 표지도 폼났다.
그리고 나를 가장 감질나게 했던 것은 표지의 맨 꼭대기에 10포인트 크기의 고딕체로,
<루시퍼 이펙트>의 저자 필립 짐바르도의 스탠퍼드 감옥 실험에 이은 또 하나의 혁신적인 실험!
이라 적어둔 그 말이었다.

어제 도서관에서 고대하고 기대하던 끝에 <루시퍼 이펙트>를 빌려 두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실망이 컸다. 너무 기대를 했던 탓인 모양이다.

인간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조금씩 변화해가고 있는 자기 몸을 제대로 '관'하지 못하는 존재다.
그러면서 대뇌 피질에서는 기쁘고 슬프고 우울하고 기대되는 온갖 감정의 전류가 지직거리며 흐르고 있는데...

이 책의 비밀(시크릿)을 한 마디로 줄이면 이거다.
"부정적으로 살지 말고, 긍정적으로 살아라!"... 아, 좀 허무하다.
조금 늘리면... 이렇다.
강한 과거긍정적 시간관, 비교적 강한 미래지향적 시간관, 비교적 강한 현재쾌락적 시간관,
약한 과거부정적 시간관, 약한 현재숙명론적 시간관을 가져라... 좀 있어 보이냐?

조금 더 뽀대나게 적어 보면 이렇다.
자아실현을 이룩한 사람은 시간 능력이 있는 사람이며, 따라서 현재의 순간을 더욱 충만하게 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한 사람은 또한 과거와 미래를 현재로 연결시켜 시간에 의미 깊은 연속성을 부여할 줄 안다. 자아실현을 하지 못하는 사람보다 과거의 일에 대한 죄의식, 분노, 후회로 고통받는 일이 적으며,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현재의 순간에 열정적으로 노력한다. 미래에 대한 믿음은 있으나 유연성이 없거나 과도하게 이상주의적인 목표를 세우는 일은 없다.(414)

아직도 허무한가? 그럼, 그 다음 페이지... 415쪽의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에 쓰인 상징을 읽어 보시라. 역시... 심리학보담은, 시간에 대해서 문학이나 종교에서 더 심오한 야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자, 그럼 갈까? 그래, 가자. 하는 대화를 나누지만... 결국 그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종일 고도를 기다리고 있는 그들은, 사실은 움직이지 않으면서 <가는> 것을 바란다.
더더군다나... 포조와 럭키는 하루가 지나자 벙어리와 장님이 되고 마는데...
시간이란 것은 이렇게 누구에게나 여지없이 흘러가 버리고 마는 것임을 이렇게 적실하게 보여주는 작품이 있을까?

너무 미래에만 집착하는 것은 너무 현재지향적인 것처럼 좋지 못하다!(278)
이 한 마디가 시간 패러독스의 뜻이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심리학적 견지에서 시간을 살핀 책,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이라면, 군데군데 나오는 실험들이 재미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실험이 그다지 많지 않아 몹시 아쉽습니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몰입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심리학 전공자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위에 적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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