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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조종법 - 정직한 사람들을 위한
로베르 뱅상 , 장 레옹 보부아 지음, 임희근 옮김 / 궁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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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시험 범위를 아이들에게 알려줄 때, 나는 조삼모사 수법을 쓴다. 처음엔 5과까지 시험친다고 뻥을 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너무 많다면서 죽을 상을 쓴다. 그럴 때 조금 인심을 쓰는 체 하면서 그럼 좀 줄여줄까? 그러면 좋다고 네! 한다. 그럼 3과까지만 할까? 하면 좋아라고 한다. 아이들은 곧 안다. 자기들이 속은 것을...

백화점에서 양복 한 벌에 20만원에 판다는 전단지가 날아왔다. 어차피 카드로 결제할 것이지만 머릿속엔 20만원이란 한도를 두고 백화점엘 갔다. 그런데 20만원짜리 양복은 남성복 매장에 있지 않고 8층쯤의 할인 행사 매장에나 가야 걸렸는데 그 숫자도 충분하지 않고 판매원도 부족한 곳이다. 어찌어찌 하여 양복을 찾아 보아도 영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 그건 포기하고, 이왕 백화점에 온 거, 남성복 매장에나 가보자고 가보면... 50만원짜리 양복 이상이라야 입을 만 하다. 그것도 30%쯤 할인한 가격이 그렇다. 계산이라도 할라치면... 종업원이 와서 그 가격에는 조끼가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라고 한다. 조끼를 포함하고, 이왕이면 바지를 하나 더 넣어서 69만원에 판다고 한다. ㅠㅜ

자. 이런 일은 참으로 많이 당하는 일들이다.
이런 인간의 심리를 <조종법>이라고 하여 연구하는 학자들도 있다.
<설득의 심리학>이란 책에서도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도 인간 관계의 기법들을 제법 엿볼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나의 의도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관철시키는 방법을 연구하려면 이런 책도 읽어야 할 만 하다. 특히 교사라면 아이들에게 부담스럽지 않도록 과제를 부과하는 방법도 연구함직한데... 마지막 부분에서 교육에 관한 이야기가 조금 나왔으면 할때쯤 하여 몇 페이지가 적혀 있어서 반갑게 읽었다.

미끼로 유인해 원하는 행동을 하게 하는 '낚시 기법' - 내가 백화점에 양복을 사러 간 것이 낚인 것이지.

문간에 발 들여놓기 기법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요구를 하고 다음에 진짜 요구를 한다는 것. 또 일단 문간에 발 들여놓은 상대는 조건이 조금 바뀐다고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면접볼 때는 조건이 좋은 듯 하다가도 막상 근무해 보면 이런 저런 조건들이 어긋나는 경우,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때려치우지 못한다. 일단 발을 들여 놓았기 때문이다.

문전박대 자초하기 기법... 위에서 말한 조삼모사처럼 처음에 부담되는 부탁을 한 후, 비교적 가벼운 부탁을 하는 방법.

입 속에 발 들여놓기 기법... 친근한 인사를 통해 대화하면 이후의 요청이 수월해진다. 특히 신체적 접촉을 통하여 훨씬 친근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실험 이야기는 신선하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기법... 사소하지만 사은품을 통하여 고객 관리를 하는 기법

딱지 붙이기 기법... 상대의 성격이나 능력을 결정하는 태그를 붙여 주면 그대로 변해가는 것. 아이들에게 잘 쓰는 법이다. 희망 사항을 자꾸 말해주고, 칭찬해 주어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마음대로 하십시오 기법... 이렇게 했으면 좋겠지만, 뭐 하기 싫으면 안해도 좋습니다... 하면 부담을 가지고 대부분 한다는 것.

조금만 하셔도 안 한 것보다는 훨씬 고맙죠... 마찬가지...

두려움에 이은 안심 기법... 교통위반 스티커처럼 생긴 문구를 창문에 끼워 놀라게 한 후 안심하고 있을 때 무슨 제안을 하면 쉽게 응한다는 것.

내 마음대로 다른 사람을 움직일 수 있다면 참 무서울 것이다.
그렇지만, 조금 바뀐 태도에 따라서 엄청나게 다른 결과가 따라온다면 재미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특히 아이들을 가르칠 때,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하여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기도 하는데, 이런 조종술들이 도움이 되기도 할 것이다.

아이들과 스킨십을 충분히 자주 하는 것도 좋고... 사고뭉치를 쓰다듬어 주는 일도 좋은 일이다.
아이들은 강한 제재를 받은 뒤보다는 약한 제재를 받은 뒤에 훨씬 더 교육의 지속 효과가 높다는 실험에서 강한 제재 일변도의 교육 방법은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그리고 교육의 효과도 적음을 배울 수 있다.

행동주의 심리학에서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여 일반화시키려는 노력을 많이한 결과물들이 이런 것들이다. 최근의 인지 또는 메타 인지 이론에서도 인간의 심리와 행동에 관심을 많이 기울인다.
결국 가르친다는 일은 '변화'를 염두에 두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분야도 활용 가치가 높을 듯 싶다.
물론... 심리학이란 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이므로 확률적으로 조금 높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전혀 토대도 없이 부딫치는 것 보다는 확률적으로 높은 시도를 하는 것이 효과를 노릴 수도 있을 법하니...

문제는... 이런 심리학에 정통한 넘들은 대부분 사기꾼이라는 거다. ㅠㅜ
그래서 책의 제목을, 사기꾼 보지 말라고... 조그만 글씨로 '정직한 사람들을 위한 작은 조종법'이라고 붙여 두었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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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흙 2008-11-24 1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직한 사람들을 위한 작은 조종법'이라는 작은 글씨라...ㅎㅎ 그건 혹 선의의 조종일까요? 그런 게 있을지도 또 의문. 재미있는 책이네요. 얼마전 <거짓말의 딜레마>란 책을 읽었는데, 조금은 비슷한 느낌입니다.

글샘 2008-11-26 02:10   좋아요 1 | URL
그래요. 작가가 안정직한 사람은 읽지 마셈~ 이런 의도를 붙인 것 같았어요. ㅎㅎㅎ 조종이란 선의일 때 좋지, 그렇지 않으면 여럿을 피곤하게 하잖아요. ㅎㅎㅎ 인생은... 어차피 딜레마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