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통신 2008 - 4호                00고등학교 3학년 9반

‘ASP’와 ‘컨닝 페이퍼’로 10% 전투력 상승!

 

우리반 친구들, 안녕.힘겹던 1학기가 지났고, 오늘 방학식을 맞았구나.
짧은 기간이었지만, 함께 한 시간이 길었던 만큼 힘겨웠고 보람찬 추억들이 많구나.

우린 비록 방학이지만, 계속 학교를 나와야 한다.수능을 100일 남짓 남겼으니 당연한 노릇이지.그렇지만, 남은 100 여일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잔소리를 좀 하자.

수업은 아침 8시 10분에 시작이다. 매일 8시에 아침 조회를 할 테니까, 시간 잘 지키기 바란다. 지각생은 혼나는 일과 벌금내는 일을 반드시 하도록 하겠다.
방학 중 학습 내용은 개학 직후 중간고사 범위인 만큼 열심히 듣기 바란다. 

방학 동안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것은 다들 느끼고 있겠지만, 정말 대단한 각오가 아니라면 흐지부지 피곤해서 늘어진 방학을 보내고 마는 후회를 할 수도 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 하는 잔소리.

  첫째, 능동적 학습 계획(Active Study Plan)을 실천하자.
내가 만들고도 훌륭한 말이라 생각한다.
책을 사서 1페이지부터 순차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학습이라 보기 어렵다. 능동적 학습이란 이런 것이다. 공부하다가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그 문제와 유사한 문제들(유제)을 다섯 권 정도의 책에서 열 문제 이상 찾아서 풀어 보자.
예를 들면, 수학의 적분 문제에서 수돗물 채우는 응용 문제를 모른다고 치자. 그러면, 적분 문제가 실린 책(정석, 개념원리, 문제집 3~4권)을 옆에 쌓아 두고, 비슷한 문제를 찾아서 풀라는 것이다. 그러면 그 문제만큼은 확실히 알고 넘어가게 될 것이다.
너희는 상당히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자꾸 틀리는 것이 나오기 때문에 공부는 힘든 것인데, 모르는 것을 아는 것으로 정확히 바꾸어 나가는 일이 이번 방학 중에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컨닝페이퍼를 매일 작성하자.
자, 이제 수능은 117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에 이야기했듯, 결코 길지 않다. 그 안에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준비해야 하고, 2학기 수시원서를 쓰기 위해 상담하고, 들뜨고, 친구들과 떠들고, 면접 준비도 하고 하노라면 2학기는 쏜살같이 지나간다. 우리는 이제 산 중턱에 다다른 것이 아니라, 산 정상을 앞두고 마지막 힘든 고개를 오르고 있는 중인 것이다. 여름방학이 지나면 허탈한 내리막으로 내려서야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컨닝 페이퍼를 들고 수능 시험을 칠 수는 없다.

컨닝 페이퍼를 활용하면 지금보다 10%는 점수를 더 얻을 수 있다. 믿거나 말거나...가 아니다. 믿어라. 절대 손해보지 않을테니까.
아침에 공부 시작하기 전에 책상에 백지를 두 장 붙인다. 연습장도 좋고 공책도 좋다.
이 백지에 그날그날 공부한 것 중, 꼭 외워야 할 것을 메모한다.
언어는 새로 알게된 단어나 한자 성어, 시의 주제나 중심 표현 등을…
수리는 이해가 잘 안가는 풀이 과정을…외국어는 숙어, 단어, 비슷한 어구 등을…과탐은 중요 화학식, 물리 원리, 생물 계통도, 지학 용어 등을 그림과 글씨로, 자유롭고 독특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여러 가지 색깔과 글씨체로 날마다 만든다.
5시에 하교할 때는 이 종이를 떼어서 파일에 넣는다. 이 파일은 수능 마칠 때까지 몸에 서 떨어지면 안 된다. 화장실 갈 때도 이 파일을 들고 가고, 잠잘 때도 옆에 두고 잔다. 수능 시험장에 갈 때, 이 파일 하나만 들고 가면 된다.독서실에서 공부할 때도 컨닝 페이퍼를 부지런히 만든다.

지금 점수 300점 나오는 사람, 컨닝 페이퍼 덕분에 30점 이상 오른다. 믿어라.

셋째, 방학 중에 정리할 것이 있다. 1,2학년때 봤던 교과서, 문제집을 한번 보는 것이다. 꼼꼼하게 보면, 내년까지 다 못본다. 내용을 보는 것이 아니라, 거기 메모된 것들을 주루룩 훑어 보는 것이다. 그야말로 훑어보는 ‘스캐닝’이다. 그러다가 정리가 잘된 메모를 만나면, 컨닝페이퍼에 옮겨 적어라. 틀린 수학 문제는 반드시 알고 넘어가라. 너희가 고교 입학 후 2년 반동안 풀었던 문제들과 훌륭한 메모들을 다시 못보고 시험장으로 가는 일은 안타깝기 그지없는 노릇이다. 하루 30분 정도 투자하더라도 한 권씩 계획을 세워 스캐닝하기 바란다. 거기 보면 보석들이 숨어있을 것이다.

마지막, 방학 중에 ‘과학 탐구’는 마무리를 한다는 생각을 가지기 바란다. 아직도 과학 탐구를 총정리하지 못한 친구들은 반드시 과탐 과목들에 집중해서 정리해야할 것이다.

2학기가 되면, 스스로 모의고사를 치르고 복습하는 프로그램을 돌려야 한다.

그러기 전에, 내가 부족한 것을 집중적으로 보충하고 정리하는 방학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반 친구들의 수업 태도가 좋고, 자습도 잘 하고, 그 덕택에 성적까지 우수해서 3학년 선생님들과 교과 선생님들의 칭찬의 소리가 높다. 우연히 뽑기 잘한 덕에 내가 다 으쓱하다.

중요한 건, 결과도 마찬가지로 좋아야 한다는 것인데, 성적을 올리는 마지막 기회인 여름 방학을 정말 보람차게, 태어나서 가장 ‘보람찬’ 방학이었다고 기억되도록 최선을 다해보기 바란다. 그 이후의 일은 그 이후에 걱정하자.

여름 방학 중에는 아프다고 병원 보내달라는 소리 좀 그만하고, 스스로 건강 조심하자. 손도 부지런히 씻어서 배탈 안나게 조심하고, 이제 시험을 앞두고… 매일매일을 조심조심 살아가자꾸나.

2008년 뜨거운 여름 들머리에서

너희의 행복한 미래를 기원하는 담임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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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7-18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구절절 애정이 느껴지는 잔소리에요.^^ 계속 고생하시고 알찬 보람 거두시길!

글샘 2008-07-19 23:17   좋아요 0 | URL
맨날 공부하란 소리나 늘어놔야 되는 제 신세도... ^^
언제 한번 참선생 노릇해보나... 생각만 많습니다.

프레이야 2008-07-20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여름이 참 중요한 포인트가 되겠군요.
컨닝페이퍼로 전투력 상승! 이거 정말 귀에 쏙 박히는데요.^^
그러고보니 전 한번도 컨닝페이퍼를 만들어본 기억이 없어요.
그래서 전투력이 거기서 그쳤나 싶어요.ㅎㅎ
무더운 날씨 글샘님도 학생들도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글샘 2008-07-22 09:10   좋아요 0 | URL
오늘부터 바로 보충 시작입니다. ^^ 에어컨이 있어서 그나마 안 죽고 살아남아 있져. ㅎㅎ 혜경님도 무더위 잘 견디시길...

소나무집 2008-07-21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혈 선생님 앞에서 아이들이 공부를 안 할 수가 없겠어요.
정말 구구절절 와 닿는 말씀만 하셨네요.
우리 아이들도 이런 애정이 있는 선생님을 한 번쯤은 만나기를 기원..

글샘 2008-07-22 09:12   좋아요 0 | URL
전혀 열혈 아닙니다. ^^ 올해는 뽑기를 잘 해서 아이들이 순하네요. 도망도 안 가고... 알아서들 합니다. 덕분에 저는 가끔... 촛불도 들고 하죠. 애들이 맨날 도망치면... 언감생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