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개조론 - 유명 학원 강사 출신 현직 교사의 명쾌한 교육 해법
이기정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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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학교를 개조해야 한다.
전적으로 동감이다.

그 개조의 단초는 관리자의 개조에 있다.
관리자는 학교를 개조할 수 있는 첫단추인 셈이다.

교사 평가를 하자!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같은 학교 현장에서 관리자가 되려는 희한한 넘들은 교사 평가를 가장 두려워 할 것이다.

교사의 평가는 당연히 수업 평가여야 한다. 아이들은 수업 잘 되는 교사, 척 보면 안다.

그리고, 교사는 수업만 열심히 하도록 교과위주의 학교가 되어야 한다. 정말 옳다.

나는 주로 연구부나 교무부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저자의 말대로 업무 능력이 탁월하여 관리자가 될 능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대신에 그만큼 수업에 쏟아야 할 노력을 빼앗기는 것은 당연한 노릇이다.
올해처럼 연구학교 업무라도 맡으면 1년 내내 아이들에게 손해를 입히는 사람이 되고 만다.
어지간한 출장은 안 가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제발 수업만 열심히 하고 싶다.
그리고, 수업만으로 부족하여 보충수업을 하는데... 돈을 받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수업이 부족하여 보충을 한다면 당연히 국가에서 지불을 해야 하고,
그것이 아니라면 사기다.
수업을 더 해야 한다는데, 왜 아이들이 돈을 내고 배워야 하는 것인지.

학원비와 과외비가 턱도없이 비싼 것을 생각하여,
학교에서 떠맡게 되는 이런 일들이 교육의 질을 확 떨어뜨려 놓는다.

저자의 생각에서 나와 다른 것이 있다.
수업 안 되는 교사는 업무를 시키자고 했는데...
사실 그들은 수업보다 쉬운 업무 능력조차도 탁월하게 떨어지는 사람들이기 쉽다.
그들은 그냥 내보내야 한다. 그렇지만 지금 교장에겐 그럴 힘이 없다.

학교에서 수업 위주로 교사들이 살아 가고,
아이들과 수업으로 만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도,
학교에선 수업 이외의 일들로 아이들을 만나는 일이 너무도 많아 교사는 늘상 피곤하다.

전교조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운 저자는 당연히 전교조 조합원이다.
그래서 조합원 아닌 자들이 전교조 험담하기로 일관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측면에서 애정어린 칼날을 들이대는 것이다.

전교조 죽이기가 아닌 전교조 살리는 수술의 메스를...
온 국민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학교를 싸움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전교조의 구태를 벗어낼 일이 쉬운 것은 결코 아니다. 그렇지만 학교를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혁해야 할 것들을 저자는 콕 집어 따갑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오늘도 나는 실패하는 수업을 하러 교실로 들어간다.
수능 대비란 명목으로 문제나 풀고 있는 수업은 성공한 수업일 리가 결코 없다.
그렇지만, 언제까지나 교실에서 우린 실패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쓰러진 풀들이 일어나고, 결국 웃을 때까지 우리는 실패를 실패로 여기지 않고 희망의 씨앗이라 생각해야겠다.

신록으로 물들어가는 나무들만큼 푸르른 아이들의 웃음은 차가운 날에도 교실을 환하게 밝히고 있으니...

내가 발령받던 20년 전에 비해 심화되기만 한 경쟁의 고리를
내가 퇴직할 20년 뒤까지 그대로 고착시켜서는 안되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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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4-14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 말고 대안도 명쾌할까요? 문제는 항상 너무 명쾌한데 출구가 안보이는게 이놈의 대한민국의 교육이니말입니다.

글샘 2008-04-15 08:56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네요. ^^
저는 문제도 명쾌하게 풀어냈던 사람은 별로 없었다고 생각해요.
수업 시간에 실패했던 경험들을 이렇게 솔직하게 이야기한 책도 잘 없었구요.
이분들은 그래도 전교조 내에서 공론장을 만들어 풀려는 노력을 열심히 하시는 분들인데... 널리 알려지지 않아서 실질적인 힘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순오기 2008-04-14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교사들의 노력만으로 개선되지 않는 학교... 울고 싶어라!

글샘 2008-04-15 08:57   좋아요 0 | URL
그건 대한민국의 모순이어서 울고 싶어도 마냥 울고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같애요. ^^
개선은 필요한데... 쉽지 않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