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공부를 잡아라 - 고등학교 우등생이 되려면
이병훈 지음 / 김영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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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벌써 중3이 되었다.
이 책을 인터넷에서 만나서 아이에게 사 주고는 읽으라고 했는데, 그닥 속도를 내서 읽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올해 학교에서 '학력 향상'을 목표로 '학습 기술'을 연구하는 팀에 속해서 공부를 하려고 마음을 먹고 아이들 자습하는 뒷자리에서 이 책을 종일 읽었다.

이책을 아이에게 사준 내가 나빴다. 이 책은 별로 재미도 없다.
그리고 부담 만땅이다. 이 책은 어른이 읽고 학생과 대화를 하거나 지도 조언을 해줄 때 부분부분을 인용하기엔 좋은 책이지만, 이 책을 읽고 따라 하는 중학생이 과연 얼마나 될는지... 미지수다.

'학습 기술' '자기 주도적 학습' 이런 개념들이 유행이다.
공부를 안 해서 못하기도 하지만, 공부의 효율적 기술이 체득되지 못해서 성적이 낮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학습 기술을 강조하는 입장의 약점이라고 하면, 너무 기계적이고 행동주의적으로 치우칠 염려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술을 습득하면 누구나 잘 할 수 있다. 이런 것은 인간을 수단으로 여기게 한다.
학습은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선 숙련공과는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 숙련공도 능력과 소질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일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인지적 요소까지도 다루려면 글쎄, 학습 매니지먼트도 쉽지 않다.

아이가 공부를 알아서 척척 잘해 주기를 바라는 부모 맘은 모두 같을 것이다.
특히 어려서 공부에 어려움을 겪어보지 못한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고.

예전에 비하여 엄청난 양의 정보를 소화해야하는 요즘 아이들의 공부는 정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고,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도록 지도와 편달이 필요하다.

공부는 초등학교 4학년을 고비로 '놀이'를 탈피한다.
그리고 중학교 가면서 '학문'에 접근하고,
고등학교에서는 '학문의 기초'에 입문한다.
그래서 고등학교 공부는 펄쩍 뛰는 듯한 거리감을 담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한국의 고교 공부는 고3 1년을 수능 준비를 해야하기때문에 선행학습이 가능하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수학 과목에서는.
그리고 영어도 문법, 단어, 듣기와 독해의 측면에서 수능 준비를 차근차근 밟아가야 할 것이고.
이 책의 저자도 언어영역에 대해서는 좀 막연하게 접근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언어영역은 어렵다. 개인차도 크고, 뾰족하게 해결책이 없다. 언어영역도 시문학, 소설문학, 고전문학, 쓰기와 어법, 비문학 독해 등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 고등학교 1학년부터 많이 연습해야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

아이들에게 공부는 엄청난 부담이다.
그리고 '위인전'을 읽고 '나도 위인이 되어야겠다.'는 각오를 하게 만드는 일은 꼭 좋은 일만은 아닐 수도 있다.
학습 안내서를 읽고 '공부를 잘할 수 있어!'하고 강요하는 일은 옳은 일이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나는 교사로서 부모로서 '잘할 수 있어' 하고 강요한다.
딜레마다.
이 책을 아이에게 그냥 먹이지 말고, 간혹 끼어있는 설문지나, 과목별 학습법 등을 단편적으로 접하게 해줄 수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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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8-03-09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별 다섯이네요.^^
샘이 지적하신 것처럼 이용하기에(먹이기에) 따라 유용하겠죠.
부모나 교사로서의 딜레마, 어쩔 수 없는 부분인가 봐요.
그래도 전 되도록 아이들에게 그런 말 안 하려고 내버려두는 편이라
이 책은 안 살 것 같아요.
ㅎㅎ

글샘 2008-03-10 09:51   좋아요 0 | URL
별 다섯을 준 건요... 이병훈이란 젊은이의 노력이 가상해서 그런 거죠.
무작정 학원가서 수업 들으라는 것보다는, 스스로를 관리하고 학습 습관을 제대로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그의 의견은 일견 옳거든요.
문제는 이런 말을 듣고 또 부모들이 극성을 부릴까... 그게 걱정이죠.
사실 저자가 강남에서 학습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으니, 또 하나의 틈새시장인거죠. 교육 문제는 해법이 쉽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