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는 있지만... 좀 날리는 '조용헌의 담화'

그림과 함께 보는 조용헌의 담화 談畵
조용헌 지음, 이보름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3월

조용헌은 고수 기행 같은 책으로 만난 사람이다. 누가 신청하는지 몰라도, 이 사람 책은 나오는 족족 도서관에 들어온다.

전에 읽었던 방외지사나 고수 기행에 비해 이 책은 잡스럽다.

무엇보다도, '그림과 함께 보는 조용헌의 담談화畵'라는 제목이 좋은데, 읽고 난 느낌은 사기성이 농후하다는 거다.
이 제목에서 건질 거라고는 조용헌의 이름 석자. 그림과 함께 볼 필요도 없고, 그림 이야기는 하나도 안 나온다. 그림과 함께 보는도 사기고, 담화도 사기다. 이보름이란 사람의 그림이 좀 들어있기는 한데, 이건 아니다. 사기다. 책값만 졸라 비싸다. 200페이지 남짓에 13000원. 딱 죄일선보랑 궁합이 맞는 짓거리다.

이 이야기도 아마 그 신문에 실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동양의 강호라면, 한의학, 풍수, 사주같은 것들을 잘 주워 섬겨야 하는데, 한국에서 한의학은 불법의료행위를 벗어난 지가 조금 되었다. 그렇지만 그 맥을 많이 잃어버려서 아직도 갈 길은 멀다. 한의사가 먹고 살만한 직업이어서 경쟁률은 박터지게 쎄지만서도... 풍수도 최창조 선생 덕에 학문 반열에 들어섰다. 최창조 선생도 결국 학교에서 밀려났지만서도... 사주는 아직도 학문에 끼지 못한다. 그렇지만 운명학에 대한 책들은 차고 넘친다. 대학가 카페 주변엔 꼭 유명한 점집들이 있단다.

뭐, 그런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한나절 읽을 거리는 된다.
그리고 주역의 운명 변화를 읽는 공부를 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한동안 주역을 읽다가 그 공부의 깊이가 너무 심오해서 요즘은 접어두고 있다.

이 책에서 주은 두 가지 꽃 가지.
버나드 쇼의 이야기. 묘비명이 이렇단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ㅎㅎㅎ 인생이 이런 거 아니냐. 내 이럴 줄 알았다. 하고 가는 것.
잘~~ 살지어다.

그리고 이 책을 관통하는 모든 명리학의 불변의 진리.

적선지가 필유여경. 적선을 해야 후손도 잘 되고, 명당도 생기는 법.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는 소리 하기 전에 적선 積善하라는 지당한 말씀.

뉴스를 보니 '재야 고수 주식 투자 실패로 자살'하는 기사가 떴다.
주식처럼 운이 강한 분야에 고수란 이름을 붙일 법도 하지만, 실패하는 것은 고수가 아니지.
적선하지 않고 빚에 뒤집히면 고수 정도 쉽게 잡아먹는 게 자본의 힘이다.
고수들, 조심하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