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나더러 가끔 그런다. 참 욕심이 없어서 탈이라고...

내가 차를 바꾸잔 말도 한 일 없고, 집을 사자거나 늘리자는 말도 한 적이 없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리고 진급에 꿈을 꾸지도 않으니 욕심없단 소리를 듣게도 생겼지만...

유난히 도서관에 가면 보고 싶은 책이 많다.

엊그제 일요일에 시립도서관엘 갔다. 비가 부슬거리고 내려서 자전거를 타고 가진 못했지만,
도서관엔 시험공부하는 아이들로 바글거렸다.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나이에 책을 수백 권 읽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전부 문제집 풀고 있으니...
나도 그 나이에 그랬고, 아들 녀석도 그렇지만, 암튼 모두 안됐다...

도서관에 가기 전에 미리 책을 십여 권 검색해서 간다.
그래서 분류 번호를 메모지에 적어 두고, 대분류, 중분류, 넘버링을 읽어나가며 책을 찾는데...
유난히 내가 찾는 번호만 쏙 빠지고 없는 경우가 참 많다.
그럴 땐 약이 오르기도 하고, 기대감이 아쉽게 김빠지기도 하지만, 좋은 책을 읽으려는 낯모르는 동지들이 많음에 기분이 흐뭇하기도 하다.
내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을 한 번도 안해봤다면, 과연 좋을까? 젊은 나이에 사랑도 한번 안해봤으면 멋대가리 없는 사람 아냐? 하는 맘이랑 비슷한건지도 모르겠다.
찾는 책이 인기가 좋아서 오히려 아쉽기도 한...

그간 읽은 책 십여 권을 책상에 쌓아 두었다가 오늘 학교 도서관에 반납했다.

그리고는 다시 여섯 권을 빌려왔다.

아직 반납하지 않은 책도 여러 권인데...
삶과 온 생명, 한미관계의 두 신화, 순수이성비판 리라이팅, 번역은 반역인가, 남영신의 한국어 노트, 다석 류영모... 여섯 권은 아직 조금씩밖에 못 읽었다.

그래도 오늘 빌린 책이 너무 매력적인 넘들이 많아서 다시 앞의 책들은 순번이 밀릴는지도 모르겠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수없게 가까운... 도대체 이 책은 내용이 뭔지를 모르겠지만, 딱 보는 순간 콱 읽고 싶어졌다. 그냥 수다일 수도 있겠지만, 생각의 실마리를 이끌어줄 수도 있겠다는 오해를 미리 갖게 되는 책.

내몸 사용설명서... 내 몸을 40년 넘게 빌려쓰면서 너무 무심했단 생각이 들어서 빌린 책이다. 요즘 운동을 좀 하고, 차를 버리고 버스타고 출근, 걸어서 퇴근하고 있는데 내 몸에게 좀 미안할 때가 있다.

처음 만나는 자유... girl, interrupted... 단절된 공간의 삶. 정신병원의 이야기다.

역사를 위한 변명, 마르크 블로크의 고전.

용서에 관한 짧은 필름... 원제목 island of saints 앤디 앤드루스의 이야기는 짧고 좀 뻔하지만 읽어둬야 한다. 애들이 많이 읽고 독후감도 잘 쓴다.

제일 읽고싶은 책은 그림과 함께 보는 조용헌의 '담화' 재밌겠다...

장만데 왜 비가 안 오냐? 작대기같은 빗줄기가 좍좍 땅바닥을 후벼파면 좋겠다. 물난리만 나지 말고... 캄보디아. 시엠립 공항의 항공기 사고로 가슴아픈 이들에게 위로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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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6-26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오늘쯤 장마비가 내린다고 해서 오늘도 고등어작업을 안했는데 햇볕이 뜨거운 정도랍니다.
저 역시 항공기 사고로 가슴아픈 이들에게 위로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