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으면서 전진한다 마이노리티 시선 24
조성웅 지음 / 갈무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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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노동자들이 파업을 한다고 하면, 걱정하는 소리들이 높다.
일견 국가 경제 파탄의 주범이 마치 대기업 노조처럼 들린다.
그 대기업(한국의 독특한 재벌이란 문어발 집단)의 정규직 노조도 아닌 사내하청이란 특이한 조직도 있다.

신분이 정규직에 비해 불안하니까, 조건이 나쁠 수밖에 없다. 급여는 적고, 혜택도 적고...

그 아픔과 고통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이 조성웅의 시집이다.

먼저 '조현문'이란 이름으로 낸 시집에 비해 이번에 나온 시집은 훨씬 노동 현장의 모습이 생생하게 생동감이 느껴지게 담겼다. 그만큼 마음도 더 아프다.

월 노동시급 계산서에 400시간이 넘었다는 사람. 등에는 부항 자국 가득하다는데, 월 400시간이면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해야 하루 13시간 넘게 근무했다는 건데... 그게 사람을 부리는 일인가?

이제 대중연단은 화려하고 중앙의 투쟁 선언은 쇼다!
그의 '물으면서 전진한다'란 제목의 시 서두다.
진정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겠지만, 요즘의 집회에 가 보면 정말 그렇다.
그가 '전태일 열사의 비명 소리는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하여...하는 선언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는 글귀에 나도 공감이 크다.

말로만 떠드는 지도부는 필요없다는 말을,
그는 물으면서 전진한다는 말에 담고 있다.

지도부는 사측의 단술에 잘도 넘어가는데, 옆에서 불붙고 목매달아 죽어가는 동지들을 보고, 죽어도 열사를 꿈꾸지 말라는 말은 가슴아프기만 하다.

그는 눈물을 머금고, 전진에 의심이 갈 때, 나이테를 생각한다.
나이테를 늘려가는 건 그만큼 격렬한 싸움이고, 율동이고, 물음이 되는 것을 생각한다.

겨울나무가 되어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연대는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로 오르는 깃발입니다.
이 연대의 따뜻함이 자유의 첫 음절,
높은음자리입니다...

그러했으면 좋겠다. 그러하자고 믿어야겠다.
자유의 첫 음절인 높은음자리의 희망을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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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7-06-25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동자의 복지,인권,생활 개선에서 접근하는 것이라면 변화 필요와 개선의 여지는 무한하다고 봅니다.저같은 경우는 변혁 주체로서의 노동자를 아직은 상정하고 있지만 ..회의적이기도 합니다.노동 개념 자체가 생산양식의 변화에 따라 동시에 변화하고 있고 또한 자본주의가 가진 분할의 헤게모니는 이미 고정화된 노동자상(그런게 실제 있지 않지만 있다고 믿고 있는)을 이미 충분히 파괴했습니다.방향은 두 가지겠지요.우리 사회에서 부정되고 억압되어 왔다고 믿는 노동자 계급성을 갖자라는 것.(교사도 노동자다 라는 것을 인정하게 하는 것부터..제가 회사 노조원들의 정치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등 처럼) 또한 노동자의 개념과 노동자를 둘러싸고 있는 내적 특성을 분할된 상태로 파악하고 인정하며 다른 대안을 도모하는 것.(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 단지 자본의 억압때문만은 아니라는 것.... 자본/노동 이라는 선긋기는 투쟁의 동력을 모으는데는 효과적이지만 그런 선긋기가 노동의 입체적인 모습을(또한 자본의 모습까지도)파악하는데 장애가 될 수도 있다고 보입니다.
이래저래 이유님과 글샘님의 댓글을 보다가 떠오른 생각이었습니다.

글샘 2007-06-25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유님과 함께 만나서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군요.^^
한국의 노동 현실은 이미 '노동조합'을 꾸릴 수 있는 노동자 중심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계 노동시장으로의 편입이라고 할까나. 그렇지만 자본가는 여전히 많은 이득을 챙기고 있고, 청년들은 실업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도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 시험 준비에 여념이 없기도 하구요.
80년대 노동자 대투쟁이 인권과 복지 측면을 모두 담고 있었지만, 구제금융 이후로 자본가의 잘못이 모두 노동자의 탓으로 돌려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사회적인 토론의 장을 만들기도 여러가지 이유로 쉽지 않구요.
'노동'의 개념이 알바에서 일용직, 비정규직, 용역과 파견, 정규직이지만 늘 불안한... 지경으로 치닫고 있는 사회는 불안을 극도로 내포하고 있는 사회같습니다.
모든 잘못을 노무현한테 돌리는 미친 짓처럼, 모든 잘못을 구조에게 돌리는 것도 미친 짓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