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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살 - 법의학의 눈으로 바라본 독살 사건들
우에노 마사히코 지음, 박의우 옮김 / 살림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십여 년 전에 실천문학사에서 우에노 마사히코의 '쥐똥나무'란 책이 나왔더랬다.
한국에는 없는 '법의학'이야기여서 참 재미있게 읽고 학급 문고로 두었더니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난다. 그 책은 '사체는 말한다'로 다시 출간된 모양이다.
일본의 변사체에 대한 검시와 부검의 역사도 미국의 점령 덕이라니 역사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사체는 말한다'에서는 여러 가지 사건을 '검시와 부검'으로 '법의학'적 해석에 따라 해결한 케이스들을 실어서 재미있다.
이 책에선 '독살'에 한정되다 보니 그 책에 비해 실감이 덜 나는 것이었다.
청산을 먹으면 호흡 효소에 장애가 생겨 피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 '내질식'이 일어난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만 들어도 끔찍하다.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독극물 사건은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워 공소시효를 넘긴 것들도 많아 아쉬워하는 이야기들도 많았다.
십여 년 전, 뉴스를 떠들썩하게 했던 옴진리교의 '사린'가스 사건도 실려있다.
마릴린 먼로의 수면제 과다 복용에 의심을 품은 이야기도 실려있다.
일산화탄소는 옛날에 연탄가스로 많이 죽던 이야긴데, 호텔 대화재를 소재로 삼았다.
바자라는 약을 이용한 보험금 살인 사건도 끔찍하고, 각성제 복용으로 인한 환각 살인도 무섭다.
쥐약이나 크레졸처럼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에서부터, 염화칼륨처럼 즉사에 이르는 독극물까지 <감찰의>로서 법의학적 지식을 다루는 저자의 경험들이 담담하게 늘어선 책.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땅에선 자연사와 변사의 구별을 어떻게 할까가 몹시 궁금해졌다.
감찰의의 눈은 심장마비로 죽은 사체라도 그 심장마비의 원인을 찾으려 노력하는데, 그런 것들이 과학의 인문학적 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편 두렵고, 한편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