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주나무 2006-03-22  

장문의 글, 감동했습니다.
글샘 님의 글을 보았습니다. 다소 비관적이기는 하지만, 문제의식만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이제까지의 논술을 '논술1기'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데 '새 논술을 헌 교육방식으로' 가르친 죄에서는 누구도 자유롭기 힘들 것 같습니다. 논술은 활발한 대화가 바탕이 되는 '쌍방향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논술이 논술 이전보다 다소 '쌍방향적' 성격을 갖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 이것은 '극히 제한된 쌍방향'일 뿐입니다. 선생님께서도 보셔서 아시겠지만, 막말로 지금 조중동은 '논술에 미쳐' 있습니다. 그런데 그 콘텐츠를 살펴보니 하나같이 가르치려고만 드는 구태는 벗어날 수 없습니다. 논술은 과연 그런 걸까요. 좀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좀 더 적게 아는 사람을 가르치는 것이 논술일까요. "天之生此民也 使先知覺後知 使先覺覺後覺也"라는 맹자의 말처럼 나중에 깨닫는 사람을 가르치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공자의 말처럼 후손들이 나를 능가할지 아무도 모르는 거 아닐까요. 저는 선생님과 다른 사교육의 입장에 서 있지만, 가장 괴로운 것은 저의 지식과 창의력이 고갈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교육은 '대입 당락'에 크게 영향을 받는 족속들이기 때문에 저의 이상을 실천하기 쉽지 않은 토양입니다. 선생님께서 감회를 적어주시니, 저도 감회에 젖어서 이렇게 긴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아이와 미래를 생각하는' 교육을 하고 싶습니다. 비천한 실력이지만,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제가 귀찮게 이것저것 물어보더라도 자상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글샘 2006-03-23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중동은 논술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입시를 상당히 관심있게 보도합니다.
입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복마전이요, 더할나위없는 시궁창입니다.
정원을 못채우는 사립학교들이 득시글거리지만,
또한 졸업생의 절반 이상이 재수의 길을 택하는 학교도 적지 않습니다.
논술이란 좋은 방법도,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현실에선 옥상옥 이상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서울대에서 몇해 전 논술을 포기했던 것을 보면 논술 채점이 너무 과중하단 증거지요. 그러다 다시 논술을 부활한 것은 논술이야말로 아이들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일 수 있단 것입니다.
문제는, 그 것이 먹혀들 만한 대학이 몇 안 된다는 데 비극이 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