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따라라서 좋다 - 오지혜가 만난 이 시대의 '쟁이'들
오지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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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혜란 배우가 있다. 나는 잘 모르는 이지만^^ 그미가 제법 똑똑한 딴따라라는 정도는 안다. 그가 딴따라라서 좋다는 책을 냈다. 아, 이 책은 책으로 내기 전에 이미 잡지에 싣던 꼭지들이다. 이미 인터뷰한 지 오래 되었는데도, 아직도 그들의 대화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이런 것이 오지혜의 글빨이리라... 뭐, 배우가 이렇게 똑똑한거야! 하다가도, 딴따라야말로 똑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영어를 좀 읽어 보려고, Korea Herald의 사설을 매일 읽어보곤 하는데, 거기 보면 열린우리당은 ‘친 정부적, Uri party'라고 번역하면서 한나라당은 'Grand National party'라고 적는 걸 보고 화가 났던 적이 있다. 영어로 신문을 만든다는 녀석들의 대가리에 똥밖에 안 들었단 생각이 들어서... 우리당은 왜 우리당이고, 한나라당은 왜 그랜드고 내셔널인지... 세상에 중립은 없다. 그런데, 그 보수 꼴통들이 언론과 지식을 선도하려 하니 열받을 일이긴 하지만...

아무리 정치가가 옳은 소릴 해도 시끄럽다고 욕하다가도 ‘오빠’가 한 마디 하면 우르르 따르는 것이 어리석은 대중이라서 딴따라야말로 똑똑해야 한다는 그의 말은 백번 옳다.

그의 책을 통해서 알고 모르던 많은 이들의 속내를 읽는 일은 재미있다. 연예가 중계가 지나치게 ‘스타’ 위주의 가십거리들을 지껄여대는 쓰레기방송 일색인 데 비하면, 그의 대화들을 엿듣는 일은 ‘속심’으로 가득한 진정한 예술혼들을 만날 수 있는 행복한 기회였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이 손가락질하던 그 손가락 끝에 자신이 와있음을 눈치채는 것”이란 그미의 말은 섬뜩하다. “하나도 당당할 것 없고 부끄러운 것 투성이지만 그래도 눈 딱 감고 대충 뭉개고 사는 걸 어른이 되는 거라고...”

연극을 사랑했기 때문에 날이면 날마다 정수기를 팔러 다니고, 미싱 시다일을 해야하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생각을 나게 하고, 수십 년 된 선배가 신출내기 ‘스타’에게 충고 한 마디 남길 수 없는 딴따라 판의 무질서함을 듣는 일은 마음 불편하기 그지없었다.

오지혜, 그는 배우로서만이 아니라 사회자, 인터뷰어로서 발군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회가 요구하는 ‘공인’의 진정한 모습은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이런 이들로 인하여 “딴따라의 사회적 승화”가 자연스레 이뤄져서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책 표지의 진홍색의 강렬함이 오지혜의 글과, 그가 만난 사람들의 열정을 오롯이 드러내는 것이리라. 오지혜 씨,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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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7-05-16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워낙 연예계에는 관심무라서 오지혜가 누군지 모르지만
님의 리뷰를 보니 한 번 찾아보고 싶어지는데요.

기인 2007-05-16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한나라당과 우리당을 그렇게 표현하는 군요. opened our party 로 하던지 통일을 해야지.. Grand National Party 라니.. 이건 은근히 안티도 아니고;;;

글샘 2007-05-17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나무집님... 오지혜가 사회를 본 기록인 <21세기... 거짓말> 같은 책도 있습니다. 정말 생각있는 배우라고 생각해요.
기인님... 그냥 Hannara Party라고 해야할 고유명사를 저렇게 폼나게 만들어 주는 걸 보면 꼴통들의 뇌구조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