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깨어나면 늘 아침 이철수의 나뭇잎 편지 7
이철수 지음 / 삼인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다보면 아름답고 지혜로운 말이 참 많구나! 하고 놀랄 때가 있습니다.
세상을 다녀가는 생명이 이렇게 많으니 그 안에서 건져 올린 삶의 지혜인들 오죽 많을까 싶기도 하구요.
이 많은 지혜의 언어들이 있고, 아름답게 살다 가신 지혜의 사람들이 있는데,
세상은 왜 여전히 잔반통처럼 어지러운걸까 싶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말에 스스로 갇혀 지내는 것 아닌가? 스스로 묻습니다.
아름답게 살아가는 일이 더 소중한 것인줄은 압니다. 실천을 놓치지 않게 되기를...

내가 리뷰로 쓰고 싶은 말을 207쪽 엽서에 그대로 적어 두셨습니다.

얼마나 간명하면서도 시사적으로 서늘한 말씀들을 엽서로 담아 주셨는지요...

그것 그대로 하나의 실천이고, 마음 공부이고, 예술이란 생각이 듭니다.

사납지 않고
고요한 한 사람
- 그렇게 혼자 있으면
아름답습니다.
... 꽃은 조용한 사람을 닮았습니다. 말없이 제 온전한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씨앗을 맺소 다시 조용히 적적한 자리로 돌아가지요. 환히 피어나는 새꽃은 작은 느낌표가 모여있는 듯 합니다. 그 가볍고 밝은 꽃에 비기면, 우리들은 무거운 의문 부호 - 물음표를 주렁주렁 달고 사는 듯 싶기도 합니다. 나를 몰라서요...ㅠㅜ(181)

좋은 책을 읽으면, 그렇게, 그저 그렇게 조용하게 느낌표로 살아가야겠다는 실천의 마음을 실어 줍니다.

그 마음을 가만히 살피고 있습니다.
그 마음으로 주변에 끼친 상처가 적지 않은 것 새삼스럽습니다.
그저 두고 보고 살아도 좋을걸...(13)

제 마음의 흐름도 제대로 보고 있지 못하고, 칼질하고 낫질해서 다 베어버리고 맙니다.
참으로 잔인한 것이 이 마음이고, 내 혓바닥입니다.
그 마음을 가만히 살피라는 말씀은 참으로 부끄럽게 만듭니다.

좋은 책을 만나는 일은 이렇게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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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2-15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철수님의 판화와 글은 늘 조용한 울림을 줍니다. 어느 산사에서 커다란 산을 마주하고 앉아 늘 들고 다니는 노트를 꺼내더니 만년필(몽블랑이더군요^^)로 쓱쓱싹싹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티비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말도 참 조용조용 힘 있게 하더군요. 서두의 문장들에 담긴 글샘님의 마음까지 담고 갑니다..

글샘 2007-02-16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을 만나서 기쁜 일 때문에 책을 놓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철수 님의 글과 그림은 그 진정성 때문에 자꾸 빠져드는 힘이 있습니다.
세상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겨 있어 좋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