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조단경 읽기 - 참 불교를 알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한
김윤수 엮음 / 마고북스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육조 단경은 육조 혜능 스님의 사상을 잘 드러낸 책이다. 불사에서 본다면 일종의 전기인 셈이다. 물론 그 전기의 목적은 불도의 설파에 있다.

이 이야기는 스토리를 본다면 드라마틱하기도 하다.
선에 얽힌 이야기들, 그 선문답의 과정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이 끊어진 필름들이지만 그 필름들을 연속해서 돌리면 재미난 이야기가 되는 과정과도 같다. 선문답 하나 하나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별로 재미가 없지만, 이야기들을 죽 연달아 읽노라면 마음에 와 닿는 감동과 깨달음이 있어서 중독과도 같이 책을 찾아 읽게 된다.

이 책을 지은 김윤수 씨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이다. 이 책의 지은이는 육조 혜능이시니, 번역하고 주를 붙인 이라고 해야 옳겠다. 그는 절에 다니는 분도 아니고 어느 절의 신도는 더더욱 아니다. 그저 불도를 공부하시는 분이라니 나와 처지가 비슷하여(근기는 전혀 다르시지만...^^) 나같은 이들도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다른 책들에서 조사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읽었으나, 육조단경을 찬찬하게 읽어볼 염을 낸 건 참 잘 한 일이라 생각한다. 원전을 읽지 않고 풀이된 것들만 읽다 보면, 왠지 뭔가 놓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 보니 김윤수 씨는 불교에 참으로 해박한 지식을 가진 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처지가 나와 좀 비슷할 따름이지 그 수준은 옆에 댈 수 없다.

육조 혜능 조사의 전기와 어록을 풀이하고, 세세한 항목을 초보자도 알아 듣도록 풀이한 책인데, 좀 아쉬운 점이라면 주를 자세히 붙여 놓는 방식보다는 전체적으로 초심자에게 풀어주는 강론 형식으로 되어 있었더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같은 책이라도 여러 번 읽노라면 눈에 들어오는 구절이 다른 법이다. 육조 단경은 처음 읽는 책이지만, 다른 책에서 읽은 구절이 워낙 많아, 그 책이 그 책 같기도 한데, 이 책에선 25장의 법달에게 말씀하신 것이 가슴에 와 닿았다.

"법달아, 마음으로 행하면 '법화경' 굴리고, 마음으로 행하지 않으면 '법화경' 굴리게 되며,
마음이 바르면 '법화경' 굴리고, 마음이 삿되면 '법화경' 굴리게 되며,
부처의 지견을 열면 '법화경' 굴리고, 중생의 지견을 열면 '법화경' 굴리게 된다."는 말씀.

육조 혜능 스님의 가장 큰 깨달음이 곧바로 깨달으면 내가 부처라는 말씀인데, 경전을 아무리 쳐다보고 있은들, 마음으로 행하지 못하고, 삿된 마음을 먹고, 중생같이 어리석은 마음보로 세상을 살면 <불경에 매이기만 하는> 삶이 된다는 말씀으로 읽었다.

부처님의 말씀과 조사님들의 말씀을,
마음으로 행하고, 바른 마음을 갖고, 내가 곧 부처임을 깨달아 부처의 지견을 열어야, 눈으로 읽는 불경들이 행동에 계합하고, 마음에 계합하는 실생활이 될 것임을...

성경'' 굴리고, 불경'' 굴리고, 갖가지 법도'' 굴리지 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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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7-02-03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성철스님의 육조단경을 사 놓고 아직 못 읽고 있습니다. 백일 법문집도.
꼭 성경이나 불경 뿐 아니라 돈<에> 굴리고, 인간 관계<에> 굴리고, 얼마나 많은 자잘한 일상<에> 굴리면서 사는 지, 님을 글을 계기로 생각해 봅니다.

글샘 2007-02-03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우리가 주체적으로 하지 못하고 그것들<에> 휘둘리며 사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