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에 오신 붓다 틱낫한
박중식 지음 / 명상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틱낫한 스님이 한국에 오셨던 2003년. 그 해엔 부시가 이라크를 공격하던 그 해였다.
평화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러 스님이 오신 그 후로, 나도 스님의 책깨나 읽었더랬다.

매 순간 평화를 느끼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스님의 말씀에 한동안 깨어나는 연습을 했는데, 금세 잊고 잊고 한다. 스님 덕택에 불교 공부도 제법 하고 그랬었는데...

인사동 박중식 시인이 스님께 드리는 책을 썼다.

스님의 사진을 뵙는 것만으로도, 서늘한 그늘이 드리우는 듯 하다.
날마다 잊고 살던 '나'를 오롯이 살려 주시는 스님의 눈매.
스님의 눈두덩에 사마귄지 한 녀석이 사뿐 올라 앉았다.
보는 내가 다 불편하다. 그렇지만 스님의 웃음을 전혀 가로막지 않는다.

내 발에 티눈 수백 개를 안고 다닌 지 십여 년 되었다.
그랬는데 올 가을 이후 이유도 모르게 사르르 들어가더니, 이젠 흔적만 조금 남았다.
마음 속에 무언가 무거운 것을 놓아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티눈을 보고 있자니, 그 녀석들을 칼로 자르고 해도 전혀 뽑히지 않는 것이었다. 저절로 사르르 들어가길 기다려야 했던 것이다.

박중식 시인 덕에 큰스님을 만났고, 큰스님의 모습에서 시인이 깨달은 '부처님 나' '사리탑 나'를 발견하곤 빙그레 웃게 된다.

<나는 참 지옥같은 놈이다.> 그렇네. 진리다. 법어가 따로 없다. 내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는 참 지옥같은 놈이다. 그래서 스스로 부처고 대웅전이고 스스로 사리탑인 것이다.

지은이가 나이 낼모레 오십이라니 이제 오십이 되었으련만, 한자를 많이 틀렸다. 바로잡아 둔다.
60 미소 微笑
138 여시아문 如是我聞
155 묘비명 墓碑銘

대비심, 대비심, 또 대비심... 대자대비 없으니 두려움만 있는 것.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스님도, 시인님도, 그리고... 나도, 스스로 대웅전인 나도.

조고각하... 스님들이 신발 아래를 내려다 보라는 의미인데... 신 벗을 때도 경건하게...

사진도 다 좋은데, 첫 사진에 내가 좋아라하는 스님 옆에 도올이 걷고 있어서 좀 짜증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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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7-01-10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참 좋군요.
요즘 통도사에서 순회 법회가 열리는데..
종범 스님 할 때 한번 구경갈까 합니다.
글샘님도 시간내서 한번 가보시죠..

글샘 2007-01-10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둥 껍질에서 세상의 소리를 듣는 사진인데, 아쉽게도 구멍이 아래 내려가 있어요.
그래도 아이 얼굴이 참 평화롭죠? 제가 움직이는 대웅전인데 구경갈 일 있겠어요?ㅋㅋ 요즘 보충수업 지원나가느라 당분간은 좀 어렵겠네요.
하루에 신 신고 벗을 때마다... 조고각하 발 아래나 살펴보겠습니다. 좋은 말씀 듣고 오시면 들려 주세요. 여시아문...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