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 6색 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 인터뷰 특강 시리즈 2
한겨레출판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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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원초적 지점엔 이놈이 있을 것 같다.
호모 이매지네투스...라고나 할까.

동물도 상상할 수 있을까? 인간이 달에 가기를 상상하고, 제 자리에 앉아 천리 밖을 보기를 상상했으며, 신분과 어울리지 않는 사랑을 상상했듯이... 동물들은 힘없는 수놈은 포기하고 말지 않던가.

그 상상력의 자리에 문학과 철학과 기술이 모두 자리하게 되었고, 인간의 특성의 하나가 된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살고있는 나라, 사회는 상상력을 말살하는 시간과 공간을 거쳐왔다.
말로는 반도였지만, 실제로는 분단으로 인해 섬나라였으며, 빨갱이로 몰리지 않기 위해서는 상상력을 최대한 죽이며 쉬쉬하고 살아왔다.

상상력이 허여되는 집단은 권력과 금력을 가진 자들 뿐이었다. 그들이 상상하면 누구나 간첩이 되기도 하고, 누구나 죽일 놈4이 되기도 했으며, 어떤 짓이든 '나쁜 짓'이 될 수도 있었고, '금지곡'이 될 수도 있었다.

그 후유증으로 장발이 아직도 학교에서는 처벌 대상이고, 미니스커트도 학교에선 입을 수 없다. 70년대 장발과 미니스커트를 단속 당했던 세대가 상상력 말살 세대가 되어버려 새싹들의 상상력도 자르려 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의 교양, 상상력, 거짓말 중 상상력을 가장 나중에 읽게 되었는데 세 권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그중 한비야와 한홍구의 글이 제일 재미있었다. 입담도 보통이 아니지만 많이 움직이는 사람은 늘 많은 이야깃거리를 몰고 다니게 마련이다.

한비야의 부탁 :
1. 세계를 보자.
2. 꿈을 위해 노력하자.
3. 힘 있는 쪽 말고 힘 없는 쪽에 힘을 보태자. 일리가 있는 부탁들이다.

한홍구의 "에비"가 상상력을 짓밟았던 시대 이야기는 요즘 내가 많이 읽고 있는 무서운 시대들을 짓밟았던 가치였다.

홍세화 씨의 강연은 올해 3번 들었는데 이 책의 이야기는 비슷한 것이었다. 교육의 문제, 자기 처지를 배반하는 의식을 지배하는 헤게모니의 문제. 그래서 자아 실현의 끈을 놓지 말고 자기 성찰을 늘 모색하자는 제언.

늘 날카로운 박노자의 이야기는 늘 불편하다. 중국, 일본에 대해 저항할 때, 일본을, 일본의 모든 사람을 동질 집단이라고 착오하는 것이 <민족주의>의 병적 징후라는 이야기는 새삼 생각할 바를 던진다. 미국에 반대할 것이 아니라 부시와 그 전쟁광들을 미워할 일이고, 일본의 우익과, 중국의 지배계급을 미워해야 할 일이란 것.

한겨레 21이란 컨텐츠를 만든 오귀환씨. 그는 가장 참신한 상상력의 <보고>다. 이 책에서 가장 덜 유명한 사람이지만, 사실은 이 사람이 가장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 같다.
선의를 가진 사람들이 지혜롭고 영리할 필요가 있다. 닫힌 사고를 열고 지지 않는 싸움을 할 필요가 있고, 그 내용을 늘 새로운 것으로 채워야 한다. 한국의 모든 운동가들이 깊이 숙고해야할 지점이 아닐까?

노무현이 왜 바보가 되었나? 전교조가 왜 신뢰를 잃었나? 386세대가 왜 허수아비가 되었나?
모두 지는 싸움을 해왔기 때문이고, 그 컨텐츠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따지자면, 장기수들도 마찬가지고 지난 민주화 투쟁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지만, 이제는 운동권이 정말 진지하게 반성을 할 때다. 조급해하지 않았던가 말이다.

이윤기의 신화이야기는 역시 세상을 추상화한 느낌이 든다.

나의 상상력의 한계를 깨나가는 좋은 시발점이 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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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12-10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에 담아둡니다.^^

글샘 2006-12-10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각에 안 주무시고 뭐하세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