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증발 - 사라진 일본인들을 찾아서
레나 모제 지음, 스테판 르멜 사진, 이주영 옮김 / 책세상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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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작가가 일본인이 아니라는 점은 신뢰도를 좀 떨어뜨린다.

탐사는 그나라 사람이 온갖 연줄과 언어 소통을 통해서도 하기 힘든 분야인데,

프랑스인이 쓴 이 책은 주간지의 이야기를 크게 벗어나기 힘든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런 일은 일본에서만 일어난 것도 아니고,

'홈리스'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1990년대 신자유주의의 세계화 시대 이후

흔들리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은 공통일 터인데...

 

한국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인데...

 

자살과 증발 모두

사회적인 절망의 표현으로 그 원인은 같다.

실적, 자기반성, 자기희생을 강요받으면서도

끝없는 경제 위기로 인해 빈곤해지다보니

일본 사람들이 불행하다.

힘을 휘둘러 사람들의 절박함을 이용하는

모리배나 악덕 사채업자, 일부 고용주를 비난하고

그냥 운명이려니 수동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도 비판한다.

 

"사람들이 증발을 택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문제가 있을 때 아무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199)

 

미미여사의 '화차'가 등장한 시대도 이런 이야기와 궤를 같이 한다.

 

일본 열도는 압력솥 같다.

마치 약한 불 위에 올려진 압력솥 같은 사회에서

스트레스를 받다 압력을 견딜 수 ㅇ벗을 정도가 되면

수증기처럼 증발해버린다.

증발문제는 터부시되고 있지만

연간 자살자 수 33,000은

일본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128)

 

한국이 연간 만이천 여명 자살한다는데,

한국에서도 '자연인' 같은 프로그램만 봐도,

인간 증발의 징후는 짙다.

 

엄격한 교육,

어디서나 늘 최고가 되어야 하는 사회적 압박,

결혼에 대한 부모님의 압박과 직장 스트레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일본의 속담...(118)

 

아 저런 속담이 일본에서 온 것이구나...

미워하면서도 많은 부분 유사한 한국과 일본...

 

폭력적이고 소통이 어려운 가족 관계인 것도 유사하고,

버블 경제와 혼란기를 지나는 것도 유사하다.

한국 사회가 더 잔인할 정도로 급격히 몰락하고 있는 모습도 찾을 수 있을 듯 한데...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이나

혼자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이런저런 일터의 일꾼들도 많을 듯 싶다.

 

군중 속의 고독이라고...

땅을 잃어버린 인간은 소외 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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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라 2018-06-05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의 연간 실종 아동수, 한국의 연간 실종 여성수들도 음모론적 시야를 넓혀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의 인간증발도 이성적 관점 보다 색안경을 끼게 만듭니다. 그 많은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