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아니라 학교가 문제다 - 현 교육 시스템에서 아들을 성공시킬 학습 전략 8가지
마이클 규리언.캐시 스티븐스 지음, 고정아 옮김 / 큰솔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아들이 아니라 학교가 문제다. 이런 얄궂은 제목은 참 맘에 안 든다. 그럼, 학교을 안 보낼 거유? 이 책의 원 제목은 <The minds of Boys>이다. 남자 아이들의 마음...이란 뜻이다. 원래 의도는 <남자 아이들의 특성>인데 <학교의 문제>로 제목을 붙인 편집부의 상술에 속상하지만, 이 책은 좋은 책이다.

사회가 남성 중심적이라는 것과, 한 남성이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 사이에는 말할 수도 없이 큰 거리가 있다. 우리 사회가 아무리 가부장적 사회의 유전자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한 사람 한 사람의 남성들은 그 수레바퀴 아래서 신음하고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미국의 <한 아이도 뒤처지게 할 수 없다. No Child Left Behind>는 교육관의 일환으로 연구된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치료약의 80%를 소비하는 것은 남자 아이들이고, 그것은 지난 10년간 5배 늘어난 수치다.

이런 것은 남자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라, <문제아>를 판별하는 시스템 내지는 남자 아이들을 <problem>로 인식하게 만드는 학교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문제 제기를 충분히 가능하게 한다.

남자 아이들의 특성이 충분히 학습 장애로 오인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진단 자체도 너무 허술하게 이루어진다는 문제도 제기한다. 그래서 두뇌 스캔 등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의 논지다.

남자 아이들은 주의력이 약하고 산만하며, 자주 쉬고 싶어한다. 그것은 남자 아이들의 두뇌가 여자 아이들의 두뇌와 다르게 생겼기 때문이라는 연구가 있다. 이런 것을 연구하는 분야를 <젠더- 과학>이라 부른다.

남자의 두뇌는 평균적으로 여자의 두뇌보다 공간-기계적 자극에 더 많이 의존하고,
남자 아이들은 도파민 수치가 높고 소뇌의 혈류량이 많아 신체 움직임을 통해 배우며,
뇌량(두 반구를 연결하는 조직 다발)이 여자 아이가 많아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멀티태스킹 점수가 높다.
남아는 도표, 그래프 등의 체계적 제시를 잘 기억하지만, 여아는 언어적으로 더 빨리 발달한다.
여아는 덜 충동적이며, 브로카, 베르니케 영역(두뇌의 언어 중추)이 더 빨리 발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에서 교사가 수업 상황에 말을 더 많이 사용할수록, 즉, 도표와 그림을 덜 사용할수록 이 차이는 중요한 문제로 부각된다.

언제부턴가, 남녀 공학에서 남자 아이들은 중하위권 성적을 가득 메우고 있다. 지금처럼 고등학교 진학을 중학교 내신 성적으로 하게 되고, 특히 내신 성적에 수행 평가의 비중이 높은 세상에서, 남학생들이 여학생들과 평등하게 고등학교로 진학할 확률은 극히 낮다. 한 반 30명의 학생 중, 수물 한두 명이 일반계 진학이 가능한데, 그 안에 남학생은 7,8명을 넘어서지 않는다. 반면 나머지 8,9명은 거의 남학생이게 마련이다.

남학생은 쉬는 시간이면 여지없이 교실을 벗어나야 하는 것으로 알고,
쉬는 시간을 노는 시간으로 착각하여 10분 동안의 게임에 몰두하거나 매점에 집착하여 수업에 늦기 일쑤이며,
수업 시간에도 쉽게 집중력을 놓치는 일이 많으며,
학습 동기가 별로 없는 여러 과목을 학습하는 데, 흥미를 놓치기 쉽고,
흥미가 없으면 실무율의 법칙에 따라, 올 오아 나씽이 되어 버려 그 과목은 통째로 포기하게 되며,
과제 제출에 대한 압박감이 적어, 동지만 많다면 되도록 늦게까지 버티려는 속성이 있다.

<차이>를 차별하지 않는 것이 똘레랑스라고 했던가.

여성의 신체적 허약함을 배려해 주면서(나도 예전에 체력장 만점 받으려고 죽을 노력을 했다. 한 반에 만점 못받는 애들이 꼭 대 여섯 명 나왔다. 그렇지만 여학생 반에는 체력장 만점 못받는 애는 거의 없었다.) 남성의 신경적 허약함을 배려하지 않는 것은 또 다른 차별일 수 있음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나도 아들을 기르지만, 이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다.

남아들이 차별당하자 강하게 반격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런 인간에 대한 탐구는 필요한 것 같다.

그런 한편, 도제, 노동, 행동, 실습 등 육체 활동의 시대에서 멀티태스킹, 언어를 통한 창조성, 서비스의 시대로 세상을 바꾼 주역은 남자들이다.
남성 중심의 세상을 극단적으로 이끌어 나가다 보니, 그 부작용으로 여성들이 더 적응하기 쉬운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것은 남성 중심 교육의 <부메랑>이 돌아와 제 뒤통수를 치는 셈인 것이다.

이제 여성 우위의 시대임을 인정해야 한다.
여학생이 더 똑똑하고, 여성들의 권리가 더 많아지는 시대가 와도 좋지 않겠나?
남성성의 <폭력, 잔인함, 전쟁, 살육>보다는 여성성의 <평화, 공존, 환경친화>적인 세상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꼭 남자 아이들이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젠 남자 아이들에게 지배욕, 성공의지 보다는 평화 교육과 진정한 인생의 영적 선배로서 <멘토링>이 필요할 때가 아닐까 한다.

시험이 성공과 실패라는 <판정표>가 되어 자부심을 손상시키는 일은 성공적인 인생에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양질의 학교 생활과 평생 학습, 지속적 멘토링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단순하게 뒤처진 남아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모든 학생, 모든 인간에게 베풀어져야 하는 은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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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란1 2006-11-30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직업상 남자 아이들을 많이 상대하는데 100% 공감합니다.

글샘 2006-11-30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들이란 정말 연구대상이 아닐까 합니다.
아니, 모든 인간이 연구대상이어야 하겠지만, 이적지 남자에 대한 연구가 너무 없지 않았나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