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비켜라 고구려가 나가신다 : 광개토대왕 공부가 되는 위인전 1
김남석 지음, 장선환 그림 / 해와나무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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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에 대한 어린이 책은 여럿 있지만, 이 책은 고구려사 전체를 통사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광개토대왕의 동북아대제국 건설의 꿈과 그 성과에 대한 것에 촛점을 두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고구려에 대한 책이면서 전쟁사 쪽으로 보아지는 면이 강하다.

삽화가 사실적이며 실제 사진 몇몇도 실어두었다. 예를 들어 광개토대왕이 태자로 있을 때 아버지와의 약속을 하였던 백두산의 사진 같은 것이 그렇다. 천지의 물이 닿는 곳은 모두 고구려의 땅이며 그 땅을 되찾으면 다시 이곳에 오리라던 마음의 약속을 지키려 광개토대왕은 훗날(동부여와 연해주를 정복한 후) 천지를 찾는다.

갑옷과 칼, 관미성을 오를 때 유용하게 썼던 운제 같은 것을 보면 그 당시의 기술이 놀랍다. 일종의 2단 사다리차 같은 운제에는 바퀴가 여섯 개 달려있다. 바퀴를 그렇게 정교하고 튼튼하게 만들었던 것으로도 그들의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돌무덤이라는 특색을 가진 고구려의 무덤과 그 안에 그려놓은 수많은 벽화들에서도 고구려의 발달된 기술과 생활양식을 엿볼 수 있게 참고자료를 넣어 두었다. 

광개토대왕은 뛰어난 용병술과 지혜를 겸비한 전략가였다. 먼저 민심을 살피고 백성의 생활을 편하게 한 뒤 남변정책에 이어 북벌정책을 본격적으로 펼친다. 선대왕들이 닦아놓은 기반에 세력을 북으로 또 남으로 확장하였던 이 왕은 39세의 아까운 나이로 세상을 등진다. 그리고 앞으로 200여년 태평성대의 길을 열어둔 셈이다.

이 책의 뒷장에는 2002년 시작되었던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그것이 가지는 중국측의 의미와 우리측의 반박을 생각해보면 좋겠다. 먼저 고구려사를 우리 어린이들이 먼저 알고 하나하나 반박해보면 의미가 있겠다. 인터넷에서 동북공정반대서명운동에 참가해도 좋겠다.

이 책은 광개토대왕의 정복전쟁을 간단히 순서대로 엮어내고 있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왜구를 물리치는 장면에서는 약간 과장된 어투로 재미를 주려하고 있지만 좀 어색한 점이 없지 않다. 인물이야기라고 하면 너무 한 쪽 면에 치우쳐있다는 단점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고구려사라고 하기엔 아주 미흡하다. 인물이야기책이라고 보아야하겠지만, 그러기엔 정복의 과정에서 보이는 그 인물의 강점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걸린다. 조금의 망설임이나 고뇌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기엔 책의 두께가 부족하였나싶을 정도이다. 집필을 너무 촉박하게 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중국의 동북공정프로젝트에 대한 우리의 입장과 역사를 보는 정확한 눈, 그리고 우리 역사에 대한 긍지를 가질 수 있는 것에 시선을 맞춘다면 광개토대왕의 동북아대제국건설의 꿈에 동참해보는 것도 좋겠다. 광개토대왕이 오늘날 되살아난다면... , 이런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후련해질 것이다. 광개토대왕과 고구려사에 대한 다른 도서를 함께 접한다면 괜찮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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