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야, 악어야 비룡소의 그림동화 45
페터 니클 글, 비네테 슈뢰더 그림, 허은미 옮김 / 비룡소 / 199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장 한 장 액자에 담아 놓은 것 같은 아름다운 그림이 우선 마음을 끌어당깁니다.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의 액자 그림들이 냉소적이며 끔찍한 기분이 드는 이야기와 묘하게 어울립니다. 지구상에 멸종해가고 있는 동물들이 많다고 하지요. 인간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너무 인간 위주가 아니었나 되짚어보게 합니다. <악어야, 악어야>는 악어의 입장에서 이런 상황들을 바라보게 합니다.

나일강 가에서 쉬고 있던 초록빛 악어 한 마리가 귀부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근사한 물건'이 많다는 악어 가게를 찾아갑니다. 그 가게를 들어선 악어의 눈물을 보세요. 악어가 쓸 만한 물건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악어 가죽으로 만든 물건만 그득합니다! 이 눈물은, 다음 그림에서 가게 여종업원을 한 입에 삼켜버리는 장면에서 더 처절합니다. '참을 수 없는 모묙'을 느낀 악어의 눈물입니다. '별다른 죄책감도 없이' 기분 좋게, 악어는 나일강으로 돌아갑니다. 사람을 삼킨 후 악어의 이런 감정은 인간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고 빗대어 조롱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목숨있는 것은 모두 소중하다고, 그래서 함부로 그 생명을 파괴할 수는 없는 법이라고 꾸짖고 있습니다. 이 책을 본 아이라면, 백화점에 고가품으로 진열되어 있는 악어 가죽 핸드백을 가리키며 엄마에게 뭐라고 말할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