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는 과학이다
박문일 지음 / 한양대학교출판부 / 1999년 11월
평점 :
품절


아이를 가진 임신부와 아무것도 모르는 총각의 눈높이는 하늘과 바다만큼 크다.

 

아래의 임신부를 가진 어머니가 『태교는 과학이다』라는 책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내게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 책이였습니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도 미시타임이라는 부산방송과 마이리뷰과 한 몫, 또한 대학이 지니는 후광 등 모든 것이 잘 조화를 이루어 나를 사로잡았지만 책의 깊이는 나를 사로잡지 못했으니, 다만 아쉽다 아쉽다...

 

우선 칠태도에 대해서 알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칠태도는 말 그대로 태교의 일곱가지 법도를 적은 것이다. 칠태도는 주로 우리나라의 남도(남도) 지방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동양태교의 하나인 소학(소학)의 열녀전(烈女傳)과도 다소 유사한 점이 있다. 여기에서는 조선일보 이규태 논설위원이 1973년 간행한 <서민한국사(庶民韓國史)>를 바탕으로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도 임신 중 해서는 안 될 다섯 가지 일, 즉 금기사항을 지적하고 있다.

    1) 임신 중에는 머리를 감지 않을 것

    2) 높은 마루, 바위, 또는 제기(祭器) 위에 올라가지 않을 것

    3) 술을 마시지 않을 것

    4) 무거운 짐, 험한 산길, 또는 위태로운 냇물을 건너지 않을 것

    5) 밥을 먹을 때 색다른 맛, 즉 이미(異味)를 금한다는 것 등이 임신 중 중요한 다섯 가지 금기사항이다.

 

2도 말 많거나, 웃거나, 놀라거나, 겁먹거나, 곡하거나, 울지 않는 것이다.

 

3도 태살(胎殺)의 장소를 피한다는 것이다.

 태살의 장소란 태아를 해치는 살기가 서려 있는 곳을 뜻한다. 임신 첫 달에는 마루, 둘째 달에는 창과 문, 셋째 달에는 문턱, 넷째 달에는 부뚜막 등, 여덟째 달에는 뒷간, 아홉째 달에는 문과 방을 피하라는 것이다. 일부 미심적은 요소가 있지만, 이것은 그만큼 태아를 소중히 하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세가지에, 상류사회에서는 다음의 네 가지가 추가되어 칠태도가 된다.

 

4도 미언(美言)(조용히 앉아서 아름다운 말만 들으며), 강서(講書)(선현의 책을 통하여 명구(名句)를 외우며), 독서(讀書)(시와 붓글씨를 쓰며), 예악(禮樂)(품위 있는 음악을 들어야 함) 등의 적극적으로 행하는 행동과 삼불(三不)로 3가지 행해서는 안되는 사항을 포함합니다. 삼불이란 나쁜 말을 듣지 말고, 나쁜 일은 보지도 말고, 나쁜 생각은 품지도 말라는 것이다.

 

5도 임신부는 가로눕지 말고, 기대지 말고, 한발만으로 기우뚱하게 굽혀 서있지 말라는 것입니다. 또한 임신 후반기에는 홀 수 달, 즉 기수(奇數) 달에 한해서는 왼쪽으로 가로눕게 하였다.

 

6도 임신 3개월이면 아이의 기품이 형성되므로 기품이 있는 서상(犀象), 난봉(鸞鳳), 주옥(珠玉), 종고(鐘鼓), 명향(名香) 등을 가까이 하고 몸에 지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풍입송(風入松)이라 하여 소나무에 스치는 바람소리를 듣고자 노력하며, 매화나 난초의 은근한 향을 맡으라(暗香)는 운치가 있는 사항들도 있다.

 

7도 임신 중에는 금욕하라는 것입니다. 특히 해산달에 부부관계를 하면 아이가 병들거나 일찍 죽는다고 가르쳤다.   (13쪽~14쪽)

 

즉 우리 선조들은 남다른 아기에 대한 열성으로 태교를 일찍부터 해온 것입니다. 하지만 보릿고개를 넘기는 시기에는 먹고 사는 것이 최우선이라 태교는 잠시 뒷전이였다면, 다시 웰빙이나 물질적인 여유가 생기면서 태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간다고 보여집니다. 무엇보다도 어머니들의 관심이 커진 것이 제일 중요하겠죠^^

 

솔직히 태교에 대해서는 긴가민가 했습니다. 몇 해 지난 이야기이지만, 비행 청소년에 대해서 유명하다는 분들이 나와 서로  토론을 한 적이 있습니다. 비행 청소년은 왜 생기는 것일까라는 주제인 듯한데, 한 분이 가정환경이 크게 좌우한다고 하니 맞은 편에 앉은 사람이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가정환경이 좌우를 하면, 부부싸움을 하거나 조금은 힘든 생활을 하는 가정은 모두 비행 청소년이 되느냐는 반론이였습니다. 그때 가정환경이 크게 좌우한다는 생각은 가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사람의 머리는 7세 이전에 이미 얼마만큼 굳어진다는 프로이드와 그의 딸레미 안나 프로이드의 세계관과 상당히 일치하여 진다고 보았습니다. 물론 저는 여기에도 반대합니다.

 

하지만 지금에서는 조금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감정적인 반론이나 반대보다도 우선은 할 수 있는 행복을 선사하자고. 청소년들에게 가정환경에 중요하지 않든 중요하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고 이게 일상적인 행복을 가져다 준다면 그렇게 하자고. 태교는 대해서 과학적인 믿음으로 무장하지 않아도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이라면 진심으로 말을 건내자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태교는 과학이다라』고 말하지만 책일 읽는 나는 과학적인 증거를 찾을려기 보다 어떻게 태교를 하는가에 또한 덤으로 얼마만큼의 효능이 있는가에 궁금증을 가지고 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지은이는 학자가 분명합니다. 내가 읽지 못한 바다 건너의 이론이나 연구결과가 기록된 논문을 읽고는 하나하나 인용하며 그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지은이 혼자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 수십명의 저명한 외국인들이 지은이의 머리속에 동화되어 일심동체를 이루고 있기에, 분명 나는 한권의 책을 읽었지만 여러 명의 학자들을 만난것과 같습니다. (이런 글쓰기는 간혹 주석이나 참고문헌을 밝힌 책들과 동일한 방식을 취하지만 다른 서적이 자기의 이론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기 위한 도구에서 도구로 남아 있지만, 이 책은 도구를 끌고 왔지만 내게는 또다른 시선을 열게 해 준다.) 그리고 지은이는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는 말처럼, 임신중이라면 억지로라도 기쁜일, 좋은 일을 찾으라 합니다. 또한 소음을 절대 피하고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심신을 안정에 안겨라 합니다. 마지막으로 태교는 다 아시는 이야기이지만 엄마아빠가 함께하는 거라 합니다.

 

 

위의 모든 내용을 하나도 빠짐없이 가슴에 새겨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은이의 말에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그의 글쓰기는 어딘가 2% 부족한 듯합니다. 너무나 반복적인 이야기를 하며, 내용을 잘 간추리지 못하고 상당히 질질 끌어갑니다. 한 바닥이면 충분히 이야기할 것을 예닐곱 바닥씩 끌고 가며, 소음에 대해서는 귀가 따갑도록 말을 합니다. 이러한 부분이 중요하기에 반복한다고 생각을 하지만 태교에 대한 다른 부분은 논외로 해버리는 아쉬움도 남깁니다. 분명 이 책을 읽으면서 ""적어도 임신 5~6개월 이후 태아는 모든 것을 들을 수 있고 소리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34쪽)"는 점은 새로운 지식을 얻는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시선과 깊이 있는 내용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태교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고, 태교를 시작하려는 엄마아빠에게 입문서로는 쉬운 읽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우리나라의 태교, 칠태도는 과학이다"라는 것을 제목으로 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지은이의 칠태도에 대한 좋은 감정이 책 구석구석에 드러나 있습니다. 저는 책을 읽고 나서 지은이가 인용한 외국 사람의 연구결과보다 우리나라의 칠태도를 기억할 것입니다.

 

덧붙임 :여자들이 의사의 부당의료에 속고있다』라는 책을 보게 되면, 임신부가 처음 병원에 가성 어떻게 잠재적으로 구속을 되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태교는 과학이다』에서는 초음파가 태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표준 체중이 과연 얼마만큼 중요한 것인지 어떻게 이용되는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습니다. 이 점은 『미셀 푸코』에서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격언에서 출발하지만 우리는 절대적 진리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것이 없다. 절대적 진리라는 생각 자체를 없애 버린다면, 앎이란 무엇 뜻하는걸까? 그건 아무래도 일단의 사람들이 한데 모여 '이게 참이다'라거 정한거 아니겠어(10쪽)" 즉 다양한 시선을 통해 임산부들에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면 하는데... 그러하지가 못합니다. 혹시라도 부분적인 앎을 통해 임산부를 잠재적으로 조종하는 『멋진 신세계』가 존재한다면 하루 빨리 장막을 걷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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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4-09-02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총각이 태교책을 뭐이리 꼼꼼하게 읽었답니까..흐흐.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가집니다.
이 마음이 벌써 열번의 단풍을 받아들였지만 항상, 제자리에 있습니다.

학교 다닐 때, 소풍 가기 전날의 설레임이라면 당장에 떠나겠습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서인지 떠난다는 것이 커다란 용기와 어떠한 결단을 강요합니다. 일상의 무게도
나를 구속시키곤 합니다. 하지만...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처서가 지났으니, 조금 있으면 단풍놀이로 온 뫼가 가득하겠죠. 티비로 보는 것 보다
직접 코로 느끼고 눈으로 적시는 것이 가슴에 더 큰 물을 새기리라 생각합니다.

바람이 불면 어디론가 떠나보세요.

참, 저는 바다건너 갈까합니다. 혹시 저랑 같이 가실레요...? 혼자 가기에는 너무 무서워요ㅜ.ㅜ

아래의 홈피는 엘라의 가이드맵이라는 사이트입니다. 플래시가 이쁘서^^

지도를 클릭하면 엘라의 홈피로 날라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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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자장가 자미 잠이 - 보림어린이 음반
보림 편집부 엮음 / 보림 / 2004년 2월
평점 :
절판


--책의 구성은 시디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래의 서평은 시디를 포함하지 않고 있습니다.--

내가 자장가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정말 우연이라 할 수가 있습니다. 
총각이 자장가에 관심을 갖게 되다니…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겠죠^^; 

저는 라디오를 즐겨 듣습니다. 지금도 FM라디오를 많이 듣는데, 부산방송의 미시타임이나 
대구방송의 가요네트웍, 그리고 마산MBC의 "저에요”라고 말하는 김혜란 아줌마, 대구방송의 정오의 희망곡.
ㅋㅋ 서울방송은 살짝 뺏습니다.

이렇게 라디오를 듣다 보니, 그 중에서도 부산방송의 미시타임도 듣습니다. 
눈치 빠른분들은 눈치를 챗겠지만 아줌마들 혹은 아가씨를 위한 방송이라 하여도 틀리지는 않습니다.
간혹 나그네 총각들이 듣는다고 광고를 하는데, 그 중에 한 명이 저랍니다. 아줌마들의 위한 방송이다
보니, 아기 상당도 많이 나오고, 특히 몇 달 전에는 특집방송으로 자장가에 대한 방송이 나왔습니다.

솔직히 자장가란면 브람스나 모짜르트 등의 클래식이지 우리 할머니의 품에 안겨서 부르는 

자장 자장 우리 아가 잘도 잔다
금을 준들 너를 사랴
은을 준들 너를 사랴
자장 자장 우리 아가 잘도 잔다.  

이 노래가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서구에 대한 무게가,
클래식이 더 우월할 것이라는 선입관 등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자장가가 좋다는 것을, 
미씨타임의 특집방송에서, 아기를 통해 하나둘씩 밝혀 내는 것입니다.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때부터 우리
전래 자장가에 대한 좋은 인식이 꿈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난 다음에, 『자미잠이』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당연히 우리 자장가에 대한 
우월감과 호감, 궁금증이 하나도 뭉쳐 나를 사로잡았습니다.

지은이는 줄기차게 자장가가 대한 좋은 점을 이야기합니다. 잠시 나름대로 보아보면, 

공감, 상상력, 자연의 소리, 소음으로부터 탈출, 티 없이 깔끔하며 정제된 가락(44쪽),
몸의 리듬을 증진시키는 효과, 음에 대한 변별력을 키움으로써 음악과 자신의 관계를 원활하게 일구는 
효과도 예상, 전래자장가의 전통적 수사(修辭)들은 일상과 언어의 관계를 긴밀하게 하는 언어교육의 
훌륭한 교재(68쪽), 생애 최초의 언어 교육(86쪽) 등,
휴~~ 숨차다. 

이렇게 자장가는 좋은 점이 많다고 합니다. 이러한 세계관을 형성하는 지은이의 사고는, “모든 사물은 
그 안에 자신이 지니고 있는 특성이 담겨진 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17쪽)” 그렇기에 자연의 소리에 
기울이고(23쪽), 이야기를 나누는 것(18쪽)이야 말로 아기에게 꼭 필요한 일입니다. 전 이 말에 충분히 
공감을 합니다. 우리가 무엇을 듣고 보는가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봄여름가을겨울을 지나는 동안 
나무들의 모습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며, 동트기 앞서 창문 너머로 들여오는 참새소리, 혹은 겨울밤에 
울리는 고니의 울음소리… 자연에서 들려오는 소리 하나하나가 바람처럼 쉽게 다가오지만 가을의 단풍보다 
더 아름다움을 가슴에 새깁니다.

지은이는 자장가에 대해 “예술로 승화” 되었다며 아낌없는 찬사를 합니다. 라디오 광고 중에, 코를 풀 때에
흥”해, 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러면서 우리 조상들은 코를 풀 때 조차도 
흥할 흥(興)’을
썼다며 지은이와 같은 말을 합니다. 국문학에서 말하는 구비문학의 일종이니 그 시간 속에 쌓인 지혜와 바람이 묻어나지 않을까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자장가에 대한 좋은 점을 나열하였다하더라도 깊이와 논증에 있어서는 많은 아쉬움을 남깁니다.

우선 서론이 길다길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조금 과장을 하자면 앞의 깊이가 끝까지 이어지니 바닥이 보이는
글쓰기라 할 수가 있습니다. 자기의 일상에서 묻어나는 산경험은 좋은데, 연구나 세심한 관찰에 의한 지속적인 
공부가 이루어지지 않으니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되며, 그 깊이가 눈에 보인다는 점입니다. 

"우리날 전래자장가는 철저히 반복적인 리듬의 주기(주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단순합니다.
가령아이를 재울 때 토닥토닥 하는 엄마의 손장단을 자연스러운 주기를 반영합니다.(75쪽)" 지은이는 
"전래 자장가 = 반족적인 리듬의 주기"라는 등식으로 봅니다. 전래 자장가가 엄마의 손을 타 반복적인 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인지, 엄마의 심장박동 소리에 맞추어진 것인지는 더 깊은 연구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자장가는
예술적 승화를 이루어내면서 리듬에 대해서는 아주 단순함에 그친다는 것이 불협화음을 이룬다고 생각합니다.
엄마가 아이를 오른쪽(아이의 귀가 엄마 심장 가까이에 안기는 자세)으로 앉아서 손을 토닥토닥거리며, ♪자장자장♩
우리아가♬ 하는 것은 
아기는 엄마 품에 안겨, 온기와 엄마의 심장소리와 토닥거리는
손놀림 등을 하나로 인식하며, 그 속에서 포근함과 안정을 느낀다
『접촉』의 글쓴이 데스몬드 모리스는 말하고 있습니다. 아기가 울거나 
보챌 때, 엄마가 아이를 가슴 품에 안고 흔들며 손을 토닥토닥거리는 것은 단순함에 그치는 것만은 아닙니다. 

하나에 대한 믿음이 열매를 맺지 못하니, 모든 문제는 잠시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지은이는 자기의 지식이 홀로
얻거나 만들지 않았을터인데, 어디하나 주석이 없으며 참고 문헌이 없습니다. 일상적인 것에서 소중함과 깊이를
이끌어 내는 점이나 우리 자자강에 대한 우수함을 논(論)하는 것은 좋지만, 글은 솔직히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전래 자장가에 대한 더 깊이 있는 책을 읽어 보아야 할 듯합니다.
(앞서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시디와는 별개로 책에 대한 평가입니다. 그리고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한 시간
정도면 충분히 읽을 수가 있는 내용입니다. 그렇지만 시디가 좋으니, 책을 놓기에는 시디가 아깝고 시디를 
사기에는 책이 아까우면 어떻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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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

              노고지리

너무 진하지 않은 향기를 담고

진한 갈색 탁자에 다소곳이

말을 건네기도 어색하게 너는 너무도

조용히 지키고 있구나

너를 만지면 손끝이 따뜻해

온몸에 너의 열기가 퍼져

소리 없는 정이 내게로 흐른다

너무 진 하지 않은 향기를 담고

진한 갈색 탁자에 다소곳이

말을 건네기도 어색하게 너는 너무도

조용히 지키고 있구나

너를 만지면 손끝이 따뜻해

온몸에 너의 열기가 퍼져

소리 없는 정이 내게로 흐른다.






노랫말이 한 편의 시를 보는 듯하여...
이렇게 올려봅니다.

시인 아니, 노랫말을 적은 이는 어떤 분위기에서
이런 말을 그렸을까요?

지금은 한번 쓰고 버리는 종이잔이 찻잔을 대시합니다. 종이잔에
느껴지는 온기와 노고지리가 전하는 노래 사이에는 커다란
강이 놓여져 있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가끔씩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인데, 너무 좋아서...
인터넷을 뒤져 이렇게 올려봅니다. 잠시 눈을 감고,
5분간 듣어 보세요~~

좋은 시 한편을 대신하며...
 
 
당신에게 드리는 차 한잔
         일년 전의 글입니다. 시간이 나시면 읽어 보셔도 됩니다.^^;
 
1. 어제 친구를 만나 차 한잔을 했습니다.
친구는 항상 전통찻집을 좋아합니다.
그 아늑한 혹은 자기만이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좋아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런 전통찻집은 풍부한 배경을 담아내기 위하여 인가가 드문 곳에
정자처럼 홀로 외 떨어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차를 타고 가야 하는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도로가에서 15분 떨어진, 주남저수지를 마당으로 펼쳐 놓은 듯한 찻집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니 보고 일 배우라고 하는 것은, 너도 그 밑에서 1, 2년 일하면서 전통차를 배우라는 거야.`
`차를 배우라고? 그래서...`
`내가 반을 투자할려고...`
친구는 전통찻집을 좋아하니, 가게를 내고 싶은 가 봅니다.
저도 이런 아늑한 분위기가 무지 좋습니다. 그렇게 마찰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두서너 시간 나누었습니다.
문뜩 떠오르는 불협화음은...
편안한 분위기이지만 바늘 방석에 앉은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곤 했습니다. 그것은,
자연속에 운치 있는 차를 마셔도 마음이
편하지 않음은...
가진 자만이 누린다는 편협한 사고가 저를 억누르기 때문입니다.
이빨 빠진 막사달에 총각김치하나
혹은, 종이컵에 담긴 150원짜리 대학내의 자판기 거피로는
이제 낭만을 즐길 수 없는 사회적인 신분인지, 혹은 이런 곳에 와서야 느낄 수 있는 제 자신이 부끄웠습니다.
이런 전원적인 분위기가 싫은 것은 아니지만
무엇을 잃어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초조함이 나를 분위기에 젖게 하지 못하네요..
.
친구랑 전통찻집에서 차를 마시고 나니,
따스한 물로 자스민을 또 우려냅니다. 제가
이 한잔이 아까워 먹지 않고 간직하고만
있었다면 더 먹지는 못 했을 것입니다.
사랑도 이와 같은 것이 아닐까요?
가슴속에 꼭 담고만 있다면, 비우지 않는다면...
작은 사랑에 만족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작은 사랑을 남에게 베푼다면, 제 친구가 저에게 다시
차를 따라주듯이 다른 누군가가 사랑을 채워줄 것입니다. 그러면 여기저기에서
사.랑.이.넘.쳐.나.
모든 사람이 행복에 빠지겠죠.
어제 친구가 제게 따라준 자스민 차입니다.
향이 무지 좋더군요. 향이 좋아서 혼자 먹기에는
넘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이 차를 오늘은 당신에게 드립니다. 단 한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그릇이 좋아서, 배가 고파서, 혹은 향이 아름다워서
드시지 않고 간직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당신은 제가 드리는 다른 아름다움을 맛 보시지
못할 것입니다. 더 많은 아름다움을 맛보고 싶다면
얼른 잔을 비우시고, 다른 이에게 따라 주세요.
그러면 당신은 저와 다른 이의 아름다움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진정 행복이 아닐런지요.
내일은 당신에게 뭘 드릴까 전 오늘부터...잠 못 이루고 가슴 설레일 것입니다.
여담: 자스민을 비우고 비우니, 친구가 계속 따라 주어 뱃속에는
      자스민이 울렁도 트위스트인냥... 울렁울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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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4-08-23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 감사합니다.
- 노래들으며 떠오른 생각.. 열린사회의 적..은 애늙은이가 아닐까? ^^;;
좋은 분위기 깬건가요? 허~ 저는 울 직원이 저를 우롱하며 갖고 온 우롱차를 마시는 중이었는데요... ^^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아영엄마 2004-08-23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노래.. 간만에 듣네요.. 저는 집에 티백 설록차 밖에 없어서.. 그거나 마시면서 이 노래 다시 들어 볼랍니다..^^*

미네르바 2004-08-23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쟈스민차 잘 마시고 갑니다. 이 노래... 참 오랜만에 듣는데 오늘 같은 분위기에 너무 잘 어울리네요. 이 차 마시고 다른 사람에게도 나눠 줄게요. 님이 주시는 다른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서... 그리고 내일은 어떤 것을 주실까 기대해 볼게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아, 저는 아영엄마님의 페이퍼에서 님의 서재를 소개하는 글을 보고 그 날로 즐겨찾기하고 몰래 몰래 와서 구경하고 갔던 미네르바라고 하는 사람입니다.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은 요절한 작가 김소진님의 책 제목이지요. 거기서 닉네임을 따오신 건가요?

열린사회의적 2004-08-24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서재를 만들때에는 "홀로 가득히"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서재는 겨울보다 시린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고운 님들이 들어와 흔적을 남겨주시는 글귀 하나 하나가 고맙고 소중함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내 서재에 아무도 오지 않는 것을 한탄하면서 고운 님들이 들러주신 서재는 찾아가지 않으니, 게으름인지 무관심인지...
지금 너무 바빠서라는 핑계아닌 핑계를 대신하며... 모두들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chika님의 우롱차.. 나도 한번 먹고 싶다는 생각이.. 아영엄마님에게도 좋은 추억이 되었으며... 향기롭지 않은 차를 향기롭게 마신 미네르바님 모두 고맙습니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들어오는 모든 분들에게(__) 행복하세요~~

열린사회의적, 그리고 열린 사회와 글 적들에 대한 답변은 잠시만 더 기다려 주세요^^;

사탕봉다리 2004-08-27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남 저수지 근처믄 어디 찻집일까...소리마당? 예원마루? 수빙.....웅 어디지???
님이 아마도 창원분일거라는 강력한 예감이 ^ _____ ^ 다시 한번 반가원 지내요 ㅋㅋ
울 칭구들 제 홈보구 전통찻집 홈이라 부르는데 ....

열린사회의적 2004-08-29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친구놈이랑 그 찻집에서 다시 차를 마셔볼까 했는데... 약속이 어긋나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창원은 아니고 미리벌에 있습니다. 하하~~ 우리 잘 지내요. 저도 전통찻집에 대해서는 관심이 아주 많답니다. 전통찻집에 책 수 천 권을 꼿아 두고 여자친구, 그리고 손님들이랑... 아~ 간혹 이런 꿈을 꾼답니다. 결론적으로 꿈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고 찻집은 정확하게 알 수가 없네요^^;
 

등수 놀이를 경계한다.

등수놀이는 흔히, 웹상에서 널리 쓰이는 말입니다. 어느 기사나 컨텐츠에 대한 답변으로,
아무런 말 없이 일등, 이등하며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댓글 등수를 메기는 행위를 두고
이르는 말입니다. 이러한 등수 놀이는 무의미하다 생각하여, 대부분의 사이트 운영자들은 자제를
요구하지만 쉬이 그쳐지지 않는 부분입니다.



 
 
 
 
 
 
 
 
 
 
 
 
1등 놀이 열풍, 어디서부터 시작됐나?"앗싸 1등" 등수놀이는 시도 때도 없다 등을 
통해 도깨비 뉴스에서 기사화 한 적도 있다. 기사에는 "네티즌의 습관이라기보다는 
무엇이건 가장 먼저 자취를 남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본성"이 근본적인 자리를 잡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가 무의미하며 되도록 자제해 줄 것을 사이트 운영자들은 바랍니다.
그런 한편으로는 이런 등수 놀이가 많이 일어나기를 내심 기대하기도 하겠죠. 왜냐하면 많이
알려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에...

하지만 유독 온국민 즐기는 등수놀이가 있습니다. 이 등수에서는
 "일등" 밖에는 기억되지 않습니다. 
몇 해 앞서 어느 기업이, 일등만 기억된다고 광고를 하여 호되게 혼이 나지만
이곳에서는 이런 행위가 하나의 우상으로 받들어 지고 있습니다. 어제 티비를 보셨나요? 

자랑스러웠죠^^ 온국민이 목놓아 기다리던 금메달이 첫 열였으니... 첫 금메달을 딴 이는 온
국민의 화제속에 영웅으로 대접을 받습니다. 하루종일 그에 관한 아주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오고 가며, 온라인에는 커뮤니티(카페)도 만들어졌다고 홍보를 합니다. 나라밖에는 국가의 
위상을 더 높이고, 안으로는 어려운 경기 속에 움츠린 마음을 조금은 웃게 한 점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어록 중에, "매일밤 자기 전에 이미지트레이닝을 거른
적이 없다. 유도가 내 머리에서 떠난 적이 없어 침대가 매트로 느껴질 정도였다"라는 말에도
존경을 표합니다. 하지만 올림픽 대표 선수 중에 어느 누구 하나, 이원희 선수가 품었던 
감정을 품지 않았을까요? 어쩌면 이원희 선수가 잠자고 있는 사이에도 남몰래 훈련을 한
선수도 있을 것이며, 아무리 열심히 하여도 세계의 벽이 높아 넘지 못한 선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선수가 보고 싶습니다. "한국 사격 사상 처음으로 트랩종목에서 메달"을 안겨 주었지만, 
단지 동메달이라는 이유로 묻혀버린 이보나 선수, 뜻하지 않게 딴 동메달을 값지게 바라보던 
그의 눈이 그립습니다. 그리고 잠 못 자며, 구슬같은 땀을 흘리며 훈련을 하였지만 메달을
못 딴 이들이 보고 싶습니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올림픽 대회에 출전을 하게 되면, 금메달 금메달 하며 환호성을 부르짖습니다.
함께 어울린다는 말은 명분 뿐이며 오직 금메달로서 그가 어떠한 노력을 하였든 미화가 됩니다.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사회. 우리는 이러한 이데올로기 속에서 나와 우리를 또다른 
올림픽 선수로 만들어 버립니다. 올림픽이 끝나면, 사회는 냉철하다며 내가 남을 밟고
올라가지 않으면 남이 나를 밟고 올라온다라고 주입합니다. 올림픽을 축제로 즐기지 못하는 불쌍한 이. 

과연 올림픽에 금메달 하나 더 추가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오직 금메달만이 올림픽을 
기억하며 값진 의미를 지니는 것인가요? 서로가 모르는 사람들이 만나 살을 섞으며 정정당당하게
경쟁을 하고, 또한 사회라는 일상으로 돌아와서는 같이 행복을 꿈꾼다면 너무 순진한가요? 

조금은 불안합니다. 금메달 금메달을 외치는 사이에,
나는 사회에 나가 일등 일등을 외치는 것이 아닌가하고...

인터넷의 등수놀이는 그나마 악의가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올림픽에서의 등수놀이를
우리를 가두는 또다른 울타리가 될 것입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보다 더 값진 은메달, 
동메달이 나온다면 그들에게 더 큰 박수를 보내면 안될까요?  

조금은 서운한 마음을 드러내었지만, 은메달을 따고 웃음을 짓는 계순희 선수의 마음이 부럽습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은메달을 따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요? 일등만 바라고, 일등만 기억하는 사회...
진정 우리가 꿈꾸는 사회인지 깊은 회의가 어둠을 타고 찾아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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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4-08-18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 (훌륭해요)

전 개인적으로 수영결선에 진출했다는 선수...보고 싶었답니다. 스치듯 기사를 접했을 때 저절로 '대단하다!'는 탄성이 나왔거든요. ^^

메달이 없어도 우린 오늘도 열심히 서재질하고 있음을....(말이 헛나온건가요? ^^;;;)

열린사회의적 2004-08-18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서재질... 싸이질을 뛰어넘는 문화적 트렌드를 꿈꾸며... 오늘도 난, 서재질을 한다. 앗싸^^; 고맙습니다. 조그마한 글 하나가 이렇게 사람을 울리고 웃기다니.. 하하~~ 나도 열심히 서재질을 하여야겠습니다. 좋은 일들만 가득하세요~~~☆

갈대 2004-08-18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숨어서 글만 읽고는 후다닥 도망가곤 하던 나쁜 갈대 인사드립니다.^^
알고 계실지 모르겠지만 사실 멋진 리뷰도 몇 개 허락도 없이 퍼갔다는... 용서를!!-_-;;
열린사회의적님의 서재에서는 다른 서재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삐딱한 시선을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저도 삐딱하게 보고 생각하는 걸 즐기거든요.
'열린사회의적'이 책 제목이라는 건 알겠는데 정확이 무슨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알려 주시길..^^

chika 2004-08-18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핫,,, 저도 이제 고백하거니와 갈대님이 퍼간 리뷰를 따라 들어오곤 했다는...^^;;

열린사회의적 2004-08-19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작은 글에 누군가가 관심을 가져다 주는 일이 이렇게 가슴설레이는 일인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저도 더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좋은 글이 있다면 하늘땅만큼의 칭찬을 아끼지 않아야겠습니다. 오늘 생각만 하다 놓칠뻔한 큰 것을 얻었습니다. 고맙습니다. "ckika". "갈대"님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