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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는 과학이다
박문일 지음 / 한양대학교출판부 / 1999년 11월
평점 :
품절
아이를 가진 임신부와 아무것도 모르는 총각의 눈높이는 하늘과 바다만큼 크다.
아래의 임신부를 가진 어머니가 『태교는 과학이다』라는 책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내게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 책이였습니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도 미시타임이라는 부산방송과 마이리뷰과 한 몫, 또한 대학이 지니는 후광 등 모든 것이 잘 조화를 이루어 나를 사로잡았지만 책의 깊이는 나를 사로잡지 못했으니, 다만 아쉽다 아쉽다...
우선 칠태도에 대해서 알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칠태도는 말 그대로 태교의 일곱가지 법도를 적은 것이다. 칠태도는 주로 우리나라의 남도(남도) 지방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동양태교의 하나인 소학(소학)의 열녀전(烈女傳)과도 다소 유사한 점이 있다. 여기에서는 조선일보 이규태 논설위원이 1973년 간행한 <서민한국사(庶民韓國史)>를 바탕으로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제 1도 임신 중 해서는 안 될 다섯 가지 일, 즉 금기사항을 지적하고 있다.
1) 임신 중에는 머리를 감지 않을 것
2) 높은 마루, 바위, 또는 제기(祭器) 위에 올라가지 않을 것
3) 술을 마시지 않을 것
4) 무거운 짐, 험한 산길, 또는 위태로운 냇물을 건너지 않을 것
5) 밥을 먹을 때 색다른 맛, 즉 이미(異味)를 금한다는 것 등이 임신 중 중요한 다섯 가지 금기사항이다.
제 2도 말 많거나, 웃거나, 놀라거나, 겁먹거나, 곡하거나, 울지 않는 것이다.
제 3도 태살(胎殺)의 장소를 피한다는 것이다.
태살의 장소란 태아를 해치는 살기가 서려 있는 곳을 뜻한다. 임신 첫 달에는 마루, 둘째 달에는 창과 문, 셋째 달에는 문턱, 넷째 달에는 부뚜막 등, 여덟째 달에는 뒷간, 아홉째 달에는 문과 방을 피하라는 것이다. 일부 미심적은 요소가 있지만, 이것은 그만큼 태아를 소중히 하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세가지에, 상류사회에서는 다음의 네 가지가 추가되어 칠태도가 된다.
제 4도 미언(美言)(조용히 앉아서 아름다운 말만 들으며), 강서(講書)(선현의 책을 통하여 명구(名句)를 외우며), 독서(讀書)(시와 붓글씨를 쓰며), 예악(禮樂)(품위 있는 음악을 들어야 함) 등의 적극적으로 행하는 행동과 삼불(三不)로 3가지 행해서는 안되는 사항을 포함합니다. 삼불이란 나쁜 말을 듣지 말고, 나쁜 일은 보지도 말고, 나쁜 생각은 품지도 말라는 것이다.
제 5도 임신부는 가로눕지 말고, 기대지 말고, 한발만으로 기우뚱하게 굽혀 서있지 말라는 것입니다. 또한 임신 후반기에는 홀 수 달, 즉 기수(奇數) 달에 한해서는 왼쪽으로 가로눕게 하였다.
제 6도 임신 3개월이면 아이의 기품이 형성되므로 기품이 있는 서상(犀象), 난봉(鸞鳳), 주옥(珠玉), 종고(鐘鼓), 명향(名香) 등을 가까이 하고 몸에 지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풍입송(風入松)이라 하여 소나무에 스치는 바람소리를 듣고자 노력하며, 매화나 난초의 은근한 향을 맡으라(暗香)는 운치가 있는 사항들도 있다.
제 7도 임신 중에는 금욕하라는 것입니다. 특히 해산달에 부부관계를 하면 아이가 병들거나 일찍 죽는다고 가르쳤다. (13쪽~14쪽)
즉 우리 선조들은 남다른 아기에 대한 열성으로 태교를 일찍부터 해온 것입니다. 하지만 보릿고개를 넘기는 시기에는 먹고 사는 것이 최우선이라 태교는 잠시 뒷전이였다면, 다시 웰빙이나 물질적인 여유가 생기면서 태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간다고 보여집니다. 무엇보다도 어머니들의 관심이 커진 것이 제일 중요하겠죠^^
솔직히 태교에 대해서는 긴가민가 했습니다. 몇 해 지난 이야기이지만, 비행 청소년에 대해서 유명하다는 분들이 나와 서로 토론을 한 적이 있습니다. 비행 청소년은 왜 생기는 것일까라는 주제인 듯한데, 한 분이 가정환경이 크게 좌우한다고 하니 맞은 편에 앉은 사람이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가정환경이 좌우를 하면, 부부싸움을 하거나 조금은 힘든 생활을 하는 가정은 모두 비행 청소년이 되느냐는 반론이였습니다. 그때 가정환경이 크게 좌우한다는 생각은 가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사람의 머리는 7세 이전에 이미 얼마만큼 굳어진다는 프로이드와 그의 딸레미 안나 프로이드의 세계관과 상당히 일치하여 진다고 보았습니다. 물론 저는 여기에도 반대합니다.
하지만 지금에서는 조금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감정적인 반론이나 반대보다도 우선은 할 수 있는 행복을 선사하자고. 청소년들에게 가정환경에 중요하지 않든 중요하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고 이게 일상적인 행복을 가져다 준다면 그렇게 하자고. 태교는 대해서 과학적인 믿음으로 무장하지 않아도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이라면 진심으로 말을 건내자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태교는 과학이다라』고 말하지만 책일 읽는 나는 과학적인 증거를 찾을려기 보다 어떻게 태교를 하는가에 또한 덤으로 얼마만큼의 효능이 있는가에 궁금증을 가지고 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지은이는 학자가 분명합니다. 내가 읽지 못한 바다 건너의 이론이나 연구결과가 기록된 논문을 읽고는 하나하나 인용하며 그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지은이 혼자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 수십명의 저명한 외국인들이 지은이의 머리속에 동화되어 일심동체를 이루고 있기에, 분명 나는 한권의 책을 읽었지만 여러 명의 학자들을 만난것과 같습니다. (이런 글쓰기는 간혹 주석이나 참고문헌을 밝힌 책들과 동일한 방식을 취하지만 다른 서적이 자기의 이론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기 위한 도구에서 도구로 남아 있지만, 이 책은 도구를 끌고 왔지만 내게는 또다른 시선을 열게 해 준다.) 그리고 지은이는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는 말처럼, 임신중이라면 억지로라도 기쁜일, 좋은 일을 찾으라 합니다. 또한 소음을 절대 피하고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심신을 안정에 안겨라 합니다. 마지막으로 태교는 다 아시는 이야기이지만 엄마아빠가 함께하는 거라 합니다.
위의 모든 내용을 하나도 빠짐없이 가슴에 새겨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은이의 말에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그의 글쓰기는 어딘가 2% 부족한 듯합니다. 너무나 반복적인 이야기를 하며, 내용을 잘 간추리지 못하고 상당히 질질 끌어갑니다. 한 바닥이면 충분히 이야기할 것을 예닐곱 바닥씩 끌고 가며, 소음에 대해서는 귀가 따갑도록 말을 합니다. 이러한 부분이 중요하기에 반복한다고 생각을 하지만 태교에 대한 다른 부분은 논외로 해버리는 아쉬움도 남깁니다. 분명 이 책을 읽으면서 ""적어도 임신 5~6개월 이후 태아는 모든 것을 들을 수 있고 소리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34쪽)"는 점은 새로운 지식을 얻는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시선과 깊이 있는 내용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태교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고, 태교를 시작하려는 엄마아빠에게 입문서로는 쉬운 읽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우리나라의 태교, 칠태도는 과학이다"라는 것을 제목으로 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지은이의 칠태도에 대한 좋은 감정이 책 구석구석에 드러나 있습니다. 저는 책을 읽고 나서 지은이가 인용한 외국 사람의 연구결과보다 우리나라의 칠태도를 기억할 것입니다.
덧붙임 : 『여자들이 의사의 부당의료에 속고있다』라는 책을 보게 되면, 임신부가 처음 병원에 가성 어떻게 잠재적으로 구속을 되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태교는 과학이다』에서는 초음파가 태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표준 체중이 과연 얼마만큼 중요한 것인지 어떻게 이용되는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습니다. 이 점은 『미셀 푸코』에서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격언에서 출발하지만 우리는 절대적 진리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것이 없다. 절대적 진리라는 생각 자체를 없애 버린다면, 앎이란 무엇 뜻하는걸까? 그건 아무래도 일단의 사람들이 한데 모여 '이게 참이다'라거 정한거 아니겠어(10쪽)" 즉 다양한 시선을 통해 임산부들에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면 하는데... 그러하지가 못합니다. 혹시라도 부분적인 앎을 통해 임산부를 잠재적으로 조종하는 『멋진 신세계』가 존재한다면 하루 빨리 장막을 걷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