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
정수일 지음 / 창비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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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그러나 쉼없이 또박또박!! "]

1. 멈춤 없는 걸음걸이.
정수일, 어느 열화 소년 주인공처럼....
난 매일 목욕하는 여자를 창문 뒤에 숨어서 훔쳐 보듯, 그의 편지를 읽어갑니다. 아마 소년은 이쁜 아가씨를 본 것이 아니라 아줌마를 훔쳐본 게 분명하다. 정수일의 편지는-구구절절한 애간장을 녹이는 '님아~' 대신에 '지금 조선人으로 산다는 건'식이다.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이 다시 나에게 다가와서, 호통을 치는 듯하다.

정수일의 편지를 읽어가다 보면 그의 마음이 얼마나 초초한지 나는 느낀다. 우보천리, 실상은 느릿느릿 걷는다고 하지만 그의 목표는 길가에 핀 민들레나 제비꽃에 대한 꽃잎을 셀 시간을 주지 않는다. 갈길이 멀기 때문이다. 저 멀리, 저~ 멀리 가려면 부지런히 걸어야한다.

조국에 대한 위상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 중국 정부의 만류도 뿌리치고 고국을 택한 그에게는 오직 안타까움이 구만리다.

비단길,
교과서 몇 줄에 적힌 글자가 아닌, 역사적 사실에 의한 재조명을 통해 국가적 위상을 재고, 이는 단순한 국수주의에 취한 얼뜨기 사학자의 우국충정에 의한 술주정이 아니다. 우리는 『한단고기』나 일만 년의 역사라 했을 때 그들을 국수주의로 몰았으며, 『대쥬신제국사 』로 역사 문화를 복원하였더래도 비싼 책값으로 인해, 김성호씨의 『비류백제와 일본의 기원』이나 장보고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다시 했을때에도 한결같았다. 이는 동이족(東夷族)을 중화 변방에 살고 있는 오랑캐로 스스로 낯추는 웃지 못할 민족에 대한 서글픔이 아닐까?

비단길.
이에 대한 규명이 이루어진다면, 지은이의 편지 속에 녹아든 집념처럼, 조선은 "은자의 나라"가 아니라 세계와 동등하게 교류하며, 스스로 근대화를 내재해온 민족임에 틀림이 없다. 단순히 비단길을 지도 위에 금(線)을 긋는 행위가 아니라 민족의 주체성을 살리는 길임을 지은이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지은이는 나에게 들려준다. 비단길에 대한 연구의 어려움을...

"일찍부터 이러한 난점과 한계성을 간파한 나는 그나마도 나에게 이러한 난점과 한계성을 극복할 수 있는 여건이 어느정도 마련되어 있다고 자부하였기에 감히 이 새로운 국제적 학문의 개척과 정립에 자신있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것이오. 지난 40여년간의 연규과정은 이러한 나 자신으 시험하는 과정이었으며, 그 과정에서 부단한 도전에 응전하면서 '해야 한다'는 사명과 '해볼 만하다'는 전망, 그리고 '힐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소.(224쪽)"

"나는 민족우선주의를 지향하면서 "민족이 계급이나 이념, 권력에 우선하고, 남북간의 화해를 가능케 하는 접점과 공통분모는 무엇보다도 민족의 일체성이며, 통일은 어디까지나 겨레 모두가 공생공영하는 범민족적 문제"라거 법정진술에서 엄숙히 밝힌 바 있고. 그렇소 우리에게 '우리는 한핏줄'이라는 겨레의식이 약동하는 한, 우리의 다시 하나됨은 어김없을 것이고, 이러한 의식이 빛과 열을 발하는 만큼 그날은 앞당겨질 것이오(242쪽)"

오직 겨레에 대한 애절함을 풀어가는 편지. 아무런 싫음없이 받아주는 아내. 정수일의 자리는 홀로 된 것이 아니라 뒤에서 내조하는 그 아내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감옥에서 자기 몸 보다 학문, 조국에 대한 열정이 앞서는 그를 말 없이 받아주는 아내, 정수일의 학문과 조국에 대한 열정은 보이지 않는 아내의 손에 의해 완성되어진다.

아내에게 붙힌 편지이지만, 어쩌면 그 울림이 나에게 전해짐은 왜일까? 현실과 이상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지은이의 모습은 여러해에 걸쳐 있다. 그의 대학원생과 제자들에 대한 미안함은 귀가 따갑도록 들려준다. 제자에 대한 미안함은 스승과 제자사이, 그리고 민족적인 문제로 이어진다.

2. 예술지상주의를 넘어서다.

"학문에서 추미주의는 침체와 허무만을 결과하는 것이오. 지난 2백년간 우리의 암둔으로 인해 자초된 이러한 침체와 허무의 공백을 메우고 새 백년에 비상하려면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오로지 분발뿐이오. '분발, 분발, 또 분발', 이것이야말로 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지성인들에게 내려진 지상의 명령인 것이오. 지난날에 허물이 있었다고 해서 미래에도 그러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일종의 패배주의요. 우리는 찬란한 문화전통을 창조하고 이어받은 개병하고 명석한 민족이오. 다시 의지만 가다듬으면 못해 낼 일이 없을 것이오.(314쪽)"

지은이가 그토록 열심히 매달리는 것 자체가 추미주의에 얽매히지 않으려는 강박관념이다. 그는 역사학자이자 문화학자로서 역사적 굴레의 방향을 잘 기억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그의 시선은 밤하늘의 별만큼 헤아릴 수 없이 깊고 넓다. 또한 생태적 체험에 의한 일제시대의, 일인(日人)의 만행에 대한 각인 등이 그가 민족의 주체성과 자주성에 목을 매는 이다.

3, 청년아 나를 딛고 일어서라.
한사람의 생태적 체험이 나에게 얼마나 큰 자산인가를 이 책에서 잘 말해줍니다. 무엇하나 부러울 것이 없을 듯한 지은이가 중국의 회유를 뿌리치고 조국을 택한 일, 그리고 감옥에서 열정적으로 매달린 이슬람 문명과 비단길. 그는 무엇을 위해서 이토록 몫을 매다는 것일까? 아침에 일어나 티비를 켜는 내 일상과 지은이의 일상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은이는 나에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라"고 말합니다. 천천히, 그러나 쉼없이 또박또박!!
과연 내 가슴에는 무슨 열정, 꿈이 있어 소걸음을 내딛딜까? 밤하늘 별을 보며 생각에 잠깁니다. 그리고 이런 학문적 글만 담긴 편지를 말없이 받아주는 아내는 어떤 분일까라는 엉뚱한 생각이 별똥별이 되어 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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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쇼쇼 - 김추자, 선데이서울 게다가 긴급조치
이성욱 지음 / 생각의나무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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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는 보여주지 않고, 포스터만 보다"]

김추자, 게다가 선데이 서울 긴급조치.

모두가 낯설다. 김추자가 누구이며
선데이 서울, 긴급조치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체험적 영상기를 돌려야 하는 것이 아닌, 텍스트에 적힌 글자나 티비화면으로 보여진 추억의 이미지를 되새김질 해야한다. 하지만 아무리 명확한 정의이고 코옆의 점을 잡아낸 티비 영상이라지만 내가 느끼는 공간은 티비화면으로 들어갈 수 없듯이 금(線)이 긋어져 있다.

김추자를 기억하며, 게다가 선데이 서울을 떠올리며,긴급조치를 기억하는 지은이는, 그가 감내해온 세월에 대해서 무어라 말할 수 있을까?

"80년대 의식화 학습과정에는 전형적인 커리쿨럼이 있었다. '시각교정'용으로 [전환시대의 논리]나 [우성과 이성] 등이 선택되었고 혹은 광민사에서 발행한 [노동의 역사]나 [노동의 철학] 등에서 출발하기도 했다. 좀 더 나중인 80년대 중반에는 [철학에세이]에서 시작하여 소비에트 철학교과서로 넘어갔다. 생각해 보면 우리 세대가 거친 성 학습의 이력에도 일종의 자생적인 '커리큘럼'이 있었던 듯싶다. 백과사전에서 시작하여 다음 단계는 여성지로 나아가는 것이 일반이다. 70년대 초의 <<여성중앙>>이나 <<여성동아>>등 여성지 중간에는 왕왕 파란색 혹은 빨간색 페이지가 봉?되어 있었다.(90쪽)"
같은 시대를 살았다는건, 문화적 계층이 달라서도 찹살떡 하면, 아~하는 그 시절 처럼 그들만의 문화적 향수를 공유하게 된다. 즉 지은이와 같이 성학습을 하였다면 자아성찰적 회고담은 우리를 키운 문화적 울타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아읏 라인에 선 나와 우리 또래는 동경 내지는 협오감으로 다갈 수 있다. 즉 지은이가 스스로 느껴지는 문화적 거름이 과연 나에게 무엇인가는 "나 스스로에게" 다시 묻어야 한다.


지은이의 문제가 유쾌통쾌상쾌한 반면, 그의 내재적 지식에서 줄줄이 사탕처럼 엮인 축구 선수의 이름은 내게 너무 낯설다.이런 내 낯설음과는 다르게 지은이는,


"그런유년의 놀이들은 한 개인의 체험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그 체험 속에서 우리 세대들은 그 시대 혹은 이전 시대가 당시의 풍경으로 응결 되어 부유하던 , 이를테면 남루하고 간난 많던 시대의 정경 그리고 그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연과 연결되면서 확대 체험을 하게 된다. 오리 키우는 술주정뱅이 아저씨, 넝마주이들, 농촌에서 돈 벌러 나온 식모누나들, '하꼬방'에서 살며 국수로 삼시 세끼 때우는 이웃집, 여인네들 머리카락 사러 다니는 아저씨, 빨래줄에 걸린 옷가지 훔쳐가는 좀도둑들, 그들을 그토록 살게 만든 한 시대의 풍전은 그 속의 사연을 우리 몸에 기억하게 했으며 그들로부터 배운 이러저러한 놀이는 또한 그들의 생의 체험을 우리들이 연장하는 것이기도 했다.(110쪽)"


그의, 그들의 놀이가 문화적 체험을 넘어 역사적 기록이자 자아 형성의 감수성 버팀목이 되어, 지금의 내게 무엇이 되었는가느 중요?. 어느 시인의 말처럼 '나를 키운건 8할의 바람'일런지도 모르기 때문이며, 고국의 바다 통영만 생각해도 행복에 잠기며, 어머니 손잡고 밤길을 걷던 어느 소설가의 체험이 그의 꿈길에 얼마나 큰 거름이 되었는가는 굳이 묻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즉 지금의 정보와 현란한 색대비 속에서 또다른 문신인 아바타를 사는 나와 자연속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생태적 체험을 한 지은이 사이에는 커다란 층위가 존재함은 분명하다. 지은이는 생태적 체험을 통해 감성의 부(副)와 추억이라는 행복을 거두었으며, 아직 추억의 축적기에 있는 나는 지금의 내가 어떻게 만들어질지는 두고보기로 한다.


그의 책을 읽어가면 문화적 충격 보고서, 철지난 추억거리로 혹은 불혹을 넘기 어느 비평가의 감성덩어리... 나와 다른 세계를 사는 지은의 추억은 분명 새롭고 향수를 자아낸다. 아마도 농촌에서 태어나서 자란 내게, 수구지심에 의한 향수병이 묻어있기 때문이라라.
지은이는 글쓰기는 김추자 등, 앞에서 풀어내는 글쓰기는 유려(流麗)하지만 지난 시절에 대한,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식의 드라마일뿐이다. 푸코식의 구조적인 모순에 대한 접근 아직 힘겹다. 즉 '성의 계약'에서 보여지는 푸코식의 글쓰기와 "~쇼쇼쇼"에서 보여지는 글쓰기는 다르다. 문체가 다르다는 의미만이 아니다. 푸코의 글쓰기아 '아하~, 그렇구나'라면, 지은이의 글쓰기는 '그래서...어쨋단 말인가?' 사회과학서적 예닐곱 읽으면 종합될 듯한 이야기를 자기의 추억을 묻혀 다시 꺼내놓은 것은 아닌가?


지은이는 '분석'이라는 말을 통해 <구보씨의 일일>에 대한 비평을 가합니다. 그의 이러한 분석은 징검다리마냥 띄엄띄엄 놓여져 있습니다. <희미한 예사랑의 그림>에서 날카로운 분서은 <한국 대중문화 100년의 계보학>에서는 묻디어져 무를 썰지 못합니다. 즉 구보씨의 잣대는 부메랑이 되어 지은이의 글쓰기에 똑같이 그려질 것입니다.


"금기의 역사를 지배의 역사로 번여할 수 있는 까닭도 그 때문이다. 가족 단위의 조직을 비롯해 국가 같은 거대 조직에 이르기까지 금기는 그 조직의 지배성을 지속적으로 가동하고 부드럽게 재생산하기 위해 발명된다. 그 역할을 위해 금기는 일종의 권위와  공포의 권능이라는 완장을 부여받고 그것은 또한 사회저긍로 인준되고 통용된다. 개인에게 있어 금기를 인정하다는 것은 그래서 그 조직 혹은 사회의 지속성에의 정당성을 인정한다는 일이며 그 인정이 있어야만 개인에게 시민권이 발급되는 것이다. 때문에 금기는 한 사회에서 각 개인들을 통일적으로 봉합하는 강력접착제 역할을 한다.(250쪽)"


금기를 사회적 문화적 맥락의 잣대로 이해하는 지은이의 눈높이는 지난 시절에 대한 억매임 내지는  본질에의 접근에 대한 어려움 때문이리라. 금기와 억압이 잣대가 된다면, 이는 부분적 고찰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푸코가 말했듯, 광장에서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더 효율적이면서 제도적으로 안정한 장치를 마련한다. 즉 한 사회의 척도는 숨은 지배자들의헤게모르를 어디까지 파악하는가이지 지난 시Žœ의 금기와 사회를 척도하는 것은, 더욱 교활해지는 지배 이데올로기에 대한 피상적 관찰, 지난 시절에 대한 어처구니 없음의 웃음(失笑), 앞 시대에 대한 지배이데올로기의 효율적 관리를 부추기게 할 것이다.


지은이는 지난 시절에 대한 회상을 통해, 자아적 원형을 찾아가고 있지만 그가 본 피상적 관찰은 대중에게 머물렀습니다. 우리 아버지 되시는 분들은 지은이의 이야기를 듣으면서 '맞아, 그땐 그랬지~'라며 맞장구를 치겠지만 내게는 어설프다.


잠시 동안 무엇인가를 찾을것인가, 70년대를 돌아다녔지만, 나는 영화를 보지 못하고 포스터만 ?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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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03. 08 (화) [토론] 판교신도시개발 시세차익 논란
 ⊙ 손석희 / 진행  :
경실련에서 주장한 내용이 있습니다. 판교신도시의 개발과 관련해서 주장한 내용인데요. 판교신도시 개발로 정부하고 공기업이 10조 614억 원의 차익을 얻는다, 그리고 민간건설업체하고 일반소비자가 6조 2천 955억 원의 시세차익을 챙길 것으로 추산된다 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건설교통부 측에서는 계산을 잘못한 것이다. 판교 개발로 얻는 땅값 차익은 1천 억 원 정도 밖에 안 되고 임대주택하고 지역공공사업에 재투자하게 된다, 이렇게 반박을 하고 있습니다. 양쪽 주장이 너무나 큰 차이가 나 가지고요. 양쪽의 얘기를 가감 없이 들어보고 판단을 해보도록 하죠. 청취자 여러분들께서요. 경실련의 박완기 시민감시국장, 그리고 건설교통부의 박광서 신도시기획과장입니다. 두 분 안녕하세요? 

- 안녕하십니까.

⊙ 손석희 / 진행  :
우선 경실련 쪽의 박완기 국장께 여쭤보겠는데요. 시세차익이 다 합치면 정부, 공기업, 민간건설업체, 일반소비자 다 합치면 한 16조 원 정도가 되네요. 계산법을 너무 복잡하게 말씀해주시진 말고요. 알아듣기 쉽게 어떤 계산을 한 건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 박완기 / 경실련 시민감시국장  :
건교부가 택지개발계획을 제출했는데요. 거기에서 총 사업비라든지 그 다음에 택지를 어떻게 나눌 건지가 나오거든요. 그걸 법에 따라서 조성원가, 감정가, 경쟁입찰, 이렇게 한 걸 저희가 주변시세들, 분당이나 판교, 강남을 고려해서 전체적으로 보니까 수용가는 평당 88만 원 정도가 나오고요. 조성원가는 469만 원 정도가 나오고 판매는 8백만 원 정도가 더 붙여서 그 과정에서 총 10조 정도를... 가져가고요. 정부가 1조 6천 억, 그 다음에 토지공사 주공 등 사업 시행자가 8조 정도를 가져가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정부가 얼마요? 

⊙ 박완기 / 경실련 시민감시국장  :
정부에서 1조 6천 억 이요. 

⊙ 손석희 / 진행  :
1조 6천 억 원이요? 

⊙ 박완기 / 경실련 시민감시국장  :
예. 그리고 토지공사, 주택공사 등 시행자가 8조 3천 억 정도를 가져가는 걸로...

⊙ 손석희 / 진행  :
거의 한 10조 가깝다, 이런 얘기군요? 

⊙ 박완기 / 경실련 시민감시국장  :
예. 그리고 이게 민간에서 시세하고 고려하면 또다시 6조 정도가 보장돼서 전체적으로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그런 것들로 나타났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러면 아까 토지수용을 평당 88만 원에 한다고 했고요. 조성비용을 469만 원으로 한다, 그러면 합치면 한 570만 원 정도 되네요? 

⊙ 박완기 / 경실련 시민감시국장  :
아니요. 아니요. 조성원가는 이미 수용가가 따로 고려돼 있는 거니까요. 조성원가 자체는 4백만 원... 

⊙ 손석희 / 진행  :
합쳐 가지고 469만 원

⊙ 박완기 / 경실련 시민감시국장  :
예. 

⊙ 손석희 / 진행  :
거기에 판매를 8백만 원에 한다고 했으니까 거의 두 배 정도를 해 가지고...

⊙ 박완기 / 경실련 시민감시국장  :
판매는 평균적으로는 1천 2백만 원 정도 되고요. 차익이 800만 원 정도 나온다는 겁니다. 

⊙ 손석희 / 진행  :
차익을 말씀하신 거군요? 

⊙ 박완기 / 경실련 시민감시국장  :
예, 그렇게 해서 계산이 나온다 라는 말씀이신데 건설교통부에서는 1천억 원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16조 원 대 1천억 원인데요.

⊙ 박완기 / 경실련 시민감시국장  :
예, 한 백배 정도가 차이가 납니다. 

⊙ 손석희 / 진행  :
박광서 신도시기획과장님, 건설교통부의... 건설부 계산법은 어떤 겁니까? 

⊙ 박광서 / 건설교통부 신도시기획과장  :
지금 경실련에서 주장하신 대로 만약 이 판교사업을 하면서 10조 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면 아마 건설교통부도 가만히 안 있었을 겁니다. 그 말씀은 가능하면 신도시를 개발하면서 그 지역에 개발이익이 다 투자되도록 그렇게 조정을 하고 있는데 몇 가지 면에서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상당히 좀 과대 계상한 그런 부분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저희가 지금 말씀하신 평당 보상비 부분이 많이 지금 평당 88만 원 밖에 안 됐다고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저희가 보상비를 지급한 것이 3조 1천 억 원 정도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282만 평을 3조 1천 억 원 정도에 보상을 했기 때문에 평당 경실련에서 주장하시는 88만 원 선이 아니고, 

⊙ 박완기 / 경실련 시민감시국장  :
그럼 평당 얼마 정도? 

⊙ 박광서 / 건설교통부 신도시기획과장  :
111만 원 정도가 되겠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111만원이요? 

⊙ 박광서 / 건설교통부 신도시기획과장  :
예. 그런 부분에서 차이가 나고 또 여러 부분에서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어느 부분에서 차이가 나나요? 

⊙ 박광서 / 건설교통부 신도시기획과장  :
지금 경실련에서 말씀하셨던 그런 부분 중에 조성원가를 계산하시는 부분이 있는데 조성원가에서 지금 경실련은 직접비만 계상을 하신 것 같고 간접비가 약 2조 원 정도가 소요됩니다. 그리고 경실련이 실제로 돈을 받고 파는 면적이 125만 8천 평이라고 자료에 제시하셨는데 실제로 111만 5천 평 정도밖에 되지 않고요.

⊙ 손석희 / 진행  :
한 14만 평이 빠지는군요? 

⊙ 박광서 / 건설교통부 신도시기획과장  :
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상업용지 부분에 대해서도 경실련은 28만 여 평으로 주장하셨는데 실제로 6만 5천 평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파트 용지를 공급하는 과정에서도 85제곱미터를 초과하는 부분이 낙찰가로 표현을 하셨는데 실제로 조성원가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차이가 나는 부분만 다시 정리해 드리자면요. 수용비를 경실련에서 평당 88만 원으로 봤지만 건교부에서는 평당 111만 원으로 봤고 그리고 분양면적이 경실련이 125만 8천 평이지만 건교부는 그것보다 14만 여 평이 빠지는 111만 6천 평이고 경실련에서 빠뜨린 것이 2조 원 정도의 간접비가 포함되지 않았다 등등의 얘기가 나오는데요. 아무리 그렇더라도 너무 16조 원 대 1천 억 원은 너무 차이가 나는 것 같아서 지금 일단 건교부 박광서 신도시기획과장이 하신 말씀에 대해서 박완기 경실련 시민국장에서 반론 있으면 말씀해 주시죠.

⊙ 박완기 / 경실련 시민감시국장  :
일단 기본적으로 1천 억 얘기하는 건 말이 안 될 것 같고요. 그 다음에 총 사업비가 2조 초과됐다고 그러는데 지금까지 택지 조성원가가 작년에 대통령이 공개하겠다고 얘기했는데 아직 공개가 안 돼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추정한 건 건교부가 지금까지 제출한 자료로 추정했기 때문에 문제가 제기되고 나니까 추가적인 비용이 더 들었다, 이렇게 얘기하시는 거구요. 그리고 총 사업비 2조하고 관련해서도 세부내용에 대한 것들이 전혀 숫자로 표현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장관 같은 경우에는 어제 도로, 철도 비용으로 2조가 초과됐다고 그러고 건교부 해명자료에는 금융조달비 관리비 이쪽에서 2조가 초과됐다고 그러는데 이거 별로 신뢰하기 어렵고요.

⊙ 손석희 / 진행  :
2조 원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는 부분에서 건설교통부는 자본비용이라고 얘길했고,  

⊙ 박완기 / 경실련 시민감시국장  :
건교부장관은 도로, 철도 비용이라고 얘기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아~ 도로, 철도 비용이라고? 같은 부서 내에서 얘기가 다르게 나왔다는 얘기죠? 

⊙ 박완기 / 경실련 시민감시국장  :
예. 그 다음에 개발이익하고 관련해 가지고요. 몇 가지만 말씀드리면 일단 채권입찰제가 적용된 데가 분양가 1천 5백이면 원가연동제 9백하고 한 6백만 원 차이가 나거든요. 6백만 원 차이나는 걸 평당 40평 곱하기 5천 5백 세대 하면 여기서만 1조 3천 억 정도가 개발이익으로, 그러니까 정부가 공짜로 환수하는 걸로 이미 나타나고 있는 거구요. 그 다음에 상업용지하고 관련해서 저희가 상업용지하고 관련해서는 포괄적으로 상업용지 아까 1천 평 말씀하셨는데 지금 얘기했던 6만 5천 평 달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도 세부내역을 다 얘기해놨기 때문에 지금 반론은 맞지 않고요. 상업용지와 주상복합용지 같은 경우에 3천만 원 곱하기 6만 평 하면 1조 8천 억 정도의 개발이익이 나타납니다. 그 다음에 조성원가로 공급되는 건 임대주택 부지 정도고요. 나머지는 전체적으로 감정가로 공급되는데 감정가 조성원가가 평당 150만 원 정도가 차이 나기 때문에 거기만 단순 계산해도 1조 5천 억 정도의 개발이익이 나옵니다. 건교부의 1천 억 얘기는 거의 신뢰성이 없다고 봅니다. 

⊙ 손석희 / 진행  :
유상 분양면적이 한 14만 여 평 차이 나는 건 어떻게 되나요? 

⊙ 박완기 / 경실련 시민감시국장  :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일단 건교부 자체가 그 계획을 용도별로 세부적으로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추정하는 과정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고요. 어쨌든 지금 조성원가나 여러 가지 택지배분 계획이라든지 자금조달 계획이라든지 이쪽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나오는 문제라고 보여집니다. 오히려 이런 부분하고 관련해서 혼란이 있다고 그러면 모든 관련자들을 다 공개하고 제대로 따져봐서 이 혼란들을 어떻게 보면 객관적으로 따져볼 필요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러면 경실련에서 발표한 이 내용은 즉 전체 차익이 16조원 정도 될 것이다 라는 내용은 건교부에서 자세한 근거자료를 내놓지 않는 상황 속에서 단지 추정치인가요? 

⊙ 박완기 / 경실련 시민감시국장  :
아니요. 추정치가 아니고 지금까지 건교부에서 국회의원들이나 저희가 청구한 것과 관련해서 나온 자료를 근거로 해서 그렇게 추정한 겁니다. 

⊙ 손석희 / 진행  :
박광서 신도시기획과장님, 말씀해 주시죠.

⊙ 박광서 / 건설교통부 신도시기획과장  :
지금 말씀하시면서 건교부에서도 다른 말을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부분은 제가 어제 장관님께서 KBS에 출연하셨을 때 제가 옆에 있었습니다. 그건 아마 오해를 하신 것 같은데...

⊙ 박완기 / 경실련 시민감시국장  :
아니요. 어제 도로, 철도 비용이라고 말씀하셨고, 

⊙ 박광서 / 건설교통부 신도시기획과장  :
그건 신본당선이나...

⊙ 손석희 / 진행  :
잠깐만요. 박광서 과장께서 말씀해 주세요.

⊙ 박광서 / 건설교통부 신도시기획과장  :
예. 신본당선이나 영덕-양재간 고속도로 등에 소요되는 기반시설비가 1조 6천억 원입니다. 그래서 장관님께서 말씀하셨던 부분은 바로 광역교통시설에 들어가는 1조 6천억 원을 말씀하셨던 거고 지금 말씀하신 제가 말씀드렸던 간접비용은 지금 직접사업비 중에 기반시설비가 1조 6천억 원 정도 있고 개발비가 있고 보상비가 있습니다. 그래서 5조 8천 9백억 원 정도 되는데 그 이외에 간접비가 2조 원 정도가 빠져 있다는 그런 말씀입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런데요. 박광서 과장님, 일단 2조 원을 빼고, 빼는 게 아니라 포함이 되는 거죠. 계산에 2조 원을 포함을 시키고 또 125만 8천 평을 111만 6천 평으로 계산을 하고 또 토지수용비를 88만 원에서 평당 111만 원으로 하고 그렇다 하더라도 아무리 그렇게 계산을 해도, 아까 상업지구도 마찬가지고요. 그렇게 하더라도 16조 원하고 1천억 원은 너무 차이가 나 가지고 1천억 원이라는 계산은 어떻게 나온 겁니까? 

⊙ 박광서 / 건설교통부 신도시기획과장  :
1천억 원은 지금 저희가 사업비가 직접비하고 간접비하고 합쳐서 약 7조 9천억 원 정도가 소요됩니다. 실제로 매각하는 대금은 8조 정도가 수입이 되기 때문에 그래서 1천 억 원 정도를 말씀드렸던 겁니다. 

⊙ 손석희 / 진행  :
매우 간단한 계산법인 것 같은데 직접비와 간접비, 아까 간접비는 2조 원이라고 했고요. 그러면 그걸 뺀 5조 9천 억 원은 어떻게 계산이 나온 거죠? 

⊙ 박광서 / 건설교통부 신도시기획과장  :
유상면적을 과다 계산한 부분이 14만 3천 평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그 부분이 약 1조 원 정도가 됩니다. 그리고 상업용지를 과다 계산한 부분이 그 부분이 5조 1천 억 원이 넘습니다. 그리고 아파트 용지,  용지부분에서 상당부분이 또 차익이 생기기 때문에 그래서 합치면 대략 9조 이상이 될 것 같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박완기 시민감시국장님 말씀해 주시죠. 지금 건설교통부 계산법으로는 1천억 원만 남는다는 것인데 그건 제가 다시 설명 안 드려도...

⊙ 박완기 / 경실련 시민감시국장  :
예, 그건 저희가 보기엔 상업용지만 보더라도요. 상업용지가 평당 2천 5백, 3천만 원 잡고 6만 평만 해도 거기서 금방 1조가 넘게 나오는 걸로 나옵니다. 건교부가 지금 1천억이 개발이익으로 나온다 라는 것들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그런 해명이라고 보여지고요. 그 다음에 지금 공공택지가 문제가 되는 건 택지수용 과정에서도 상당히 보상비를 높게 책정해서 이번 공직자들 신고한 내용에서도 상당한 시세차익을 누린 것들로 나타났죠. 그 다음에 공공택지가 조성된 목적이 국민주거안정이나 부동산투기억제인데 지금은 아파트 값 올리고 오히려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이런 형태로 와 있는 상태고요. 그런 과정에서 막대한 개발이익을 정부와 공기업이 가져가고 있습니다. 가져가고 있음에도 전체적으로 택지개발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간단하게 한 가지씩만 여쭙겠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짧게만 말씀해 주시죠. 다음 순서 예정돼 있으니까요. 우선 박광서 신도시 기획과장님, 이게 여러 가지 문제가 되고 반론이 자꾸 생기면 차라리 이 지역을 공영 개발하는 건 어떻습니까? 

⊙ 박광서 / 건설교통부 신도시기획과장  :
공영개발 하는데 여러 가지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습니다. 저희로서는 물론 주공의 모든 아파트를 직접 개발해서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고 관리하는 그것이 임대주택을 대량 공급하고 또 공영 개발하는 취지에는 부합다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공임대주택은 저소득 무주택자들한테 분양가 부담을 최소한으로 해줘야 되기 때문에 임대로 또 통제가 불가피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경실련 쪽에서 제시하신 연기금 같은 것을 활용하는 그런 방안을 제시하셨는데 연기금의 적정수익률을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연기금도 또 조성한 분들이 있기 때문에 적정수익률을 보장을 해줘야 되는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재정이 다시 또 투자해야됩니다. 그러면 결국은 그것이 다른 국민들한테 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사실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채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경실련 쪽에서는 공영개발을 주장하고 계시죠? 

⊙ 박완기 / 경실련 시민감시국장  :
예. 

⊙ 손석희 / 진행  :
지금 박광서 과장께서 주장하신 여러 가지 문제점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박완기 / 경실련 시민감시국장  :
지금 판교 같은 경우에는 아파트 분양원가가 아무리 따져도 6백~7백만 원을 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주변시세는 1천 5백만 원, 2천만 원이 가고 있어서 그걸 원가연동제나 채권입찰제 형태로 해 가지고는 도저히 해결할 수가 없고요. 오히려 공공택지가 국민들의 땅을 강제로 수용한 땅이기 때문에 공영개발에서 다양한 형태의 임대주택들을 만들고 그걸 꼭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시세에 따라 가지고 책정하고 이렇게 해 가지고 전체적으로 공영개발 해서 국민주거안정에 기여하는 것들이 훨씬 더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경실련의 박완기 시민감시국장, 그리고 건설교통부의 박광서 신도시기획과장과 함께 판교신도시개발 이후에 시세차익과 관련한 논란 잠시 다뤘습니다. 두 분 말씀 고맙습니다.

 

출처 : http://www.imbc.com/broad/radio/fm/look/index.html 손석희의 시선집중...

전날 아침의 신문 헤드라인은,

절대 부동산 투기는 안된다는 어느 대통령의 말이 울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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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3-09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오늘의 거짓말인가요 ㅠ.ㅠ
 
종이거울 속의 슬픈 얼굴 - 사람 담은 최민식의 사진 이야기
최민식 글, 사진 / 현실문화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나는 다시 사랑한다. 사랑한다."]

[1].
같은 제목으로 다시 펴냄에 이렇게 온정을 기하는 일이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 지은이와 출판사에서는 '같은 제목'을 버리지 못했을까? 그러면서도 내용과 사진을 조금 달리하는…….

이런 사소한 의문과 함께, "최민식"이라는 이름 때문에 난 다시 책을 펼칩니다.

" 수십 년을 하루같이 나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서민들의 생활 주변에서 삶의 진실성과 허식 없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포착하려고 노력해 왔다. 고뇌하는 인간의 존엄성, 가난한 사람들의 한없는 고독을 예리하게 추구하고 동시에 그러한 순간의 단면을 충실하게 기록하려고 했다.(24쪽)"

그는 이렇게 말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또 하나의 나(28쪽")"라고…….

지은이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빛과 구도, 감정이 일치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편집이라는 마술이 따라붙습니다.

[2].
지은이는 '빛, 구도, 감정의 일치'를 이야기하고, "사람의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는 것은 진실과 신뢰의 표시다. 눈은 영혼과 자신의 깊이를 보여주는 창이다. 그러므로 무엇을 찾는 듯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는 것은 두 사람이 자신들의 내면 감정을 드러내 보일 준비가 되었을 때만 지속될 수 있다. 사람들의 얼굴은 단조롭지 않다(35쪽)"고 말합니다. 그냥 그렇구나라고 느끼며 책장을 넘기는 순간……. 나는 차마 똑바로 보지 못합니다. 지은이는 빛과 구도, 감정의 일치를 통해 셔터를 누르고 그 프레임 안에 들어온 사람을 "진실과 신뢰"로 맞이하는데, '너는 무어냐'고 나에게 묻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지은이의 딸이 던져준 물음에 나 또한 자유롭지 못함을 느낍니다.



지은이는 프레임 속에 들어온 할머니의 모습에서 어떠한 '감정'을 느꼈을까? 이제 갓 서른이 된 내가 일흔 여든을 사신 사람을 이해 한다는 것이 자연스러울까? 난 도 이런 이류를 대면서 면죄를 얻으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3].
완행열차 = 동대구<―>부산진




완행열차가 있었다. 처음에서 끝 역까지 가더라도 일반 기차의 1/3선이 가격. 처음에는 비둘기호로 다음에는 통일호로 불려지다가, KTX의 등장으로 시대의 유물로 사라진……. 언론에서 KTX를 새로운 기술 선도국 진입으로 포장을 할 때, 할머니 아주머니들은 하루 먹고 사는데 발이 되어준 통일호를 역사박물관(몇 몇 곳에서는 통근 열차로 운영됨)에 고이 모셔져 있다. 할머니 아주머니들은 아직도 구포장이 서거나 혹은 봄나물이 나오곤 하면 머리보다 몇 배나 덩치가 큰 보자기를 이며들며 부산하게 기차를 기다릴 것이다.

통일호를 타게 되면, 할머니들의 무거운 짐을 가만히 볼 수가 없어서, 자리에 앉아가기가 마음에 꺼려서 애초에 서 가려고 마음을 먹고는 오릅니다. 하지만 기차에 오르내릴 때면 왜 그리 계단이 높은지……. 기차가 부산진을 출발하여 원동이나 물금을 지날 때면 곡 다른 열차를 먼저 보내기 위해 섭니다. 그때 어린아이가 기차에서 연기(수증기)가 많이 나는 것을 보며 고장이 난 것이 아닐까하며 엄마에게 묻습니다. 조금 어두컴컴한 시간을 달리는 (혹은 아침 일찍) 통일호는 조금의 낭만보다는 피곤한 우리의 일상에 곳곳에 묻어 있어서, 축 늘어진 어깨를 놓으면 특유의 냄새를 풍깁니다. 하지만 지금에서는 그 냄새를 맡을 수도 없지만 그 분들의 모습도 담을 수가 없으니,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듭니다. 나의 이런 아쉬움과는 다르게 할머니 아주머니들은 큰 짐을 지고, 비싼 요금을 내고 무궁화에서 오르내릴 것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칩니다. 내게는 추억일 뿐이지만, 할머니에게는 삶의 고단함이여…….

누군가 나에게 훌륭한 사진이 무엇인가라고 물어온다면, 난 지은이의 답으로 대신할 것입니다.

"훌륭한 인물 사진은 그곳에 살아 있는 인간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표현한 것이다. 주제가 되는 인물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사회 어떤 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으며, 나의 생활 체험과 사상을 통하여 인물의 배후에 있는 사회적 환경에 의한 인간 생활을 표현하지 않는다면 그 발견은 가치가 없다.(101쪽)"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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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4-11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에 동의합니다..!!^^;; 저도 그랬지요.. 최민식이라고 하길래..;;;
 
앙드레 케르테츠 André Kertész - 열화당 사진문고 13 열화당 사진문고 13
강운구 / 열화당 / 1987년 12월
평점 :
절판



["눈높이의 어긋남이여..."]

추상적 공허함
당대 사회를 이해할 수 없기에 그의 비극적 세계관을 내가 엿본다하여도 나는 "토르소"를 볼 뿐이지 "세계"를 보지는 못한다. 차라리 굶어 죽어가는 아이 앞에 독수리의 눈을 찍었다면, 사진의 처절함 보다는 이 세상의 비극에 혀를 떨 것이며 분노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내 삶의 체험적 바탕이 좁음을 알 수 있으며, 내 지식의 시야가 가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당대의 삶을 어느 정도 등에 짊어 진 상태에서 다시 이 사진을 펼치게 되면 어떨까? 하지만 내게 놓여진 책을 그냥 덮을 수는 없어 차근히 그의 시선을 쫓지만 힘겹다.



어긋난 시선, 자동차 바퀴 자국위에선 맨발, 검게 그을린 얼굴과 나는 사진이 드러내고자 하는 이야기를 하나씩 조합해 봅니다,



소년의 눈동자.

그들은 사진을 찍기 위해 보인 것이 아닌, 나를 보기 위해 보인 듯 한 느낌을 던져 줍니다. 그대로 찍힘을 답하는 것이 아닌 찍힘을 가하는 그네들의 행동은 내 시선을 잡아 줍니다.

'앙드레 케르테츠'가 얼마만큼의 작품을 남겼는지 모르지만, 여기에 담겨진 내용은 다양성 위에 하나의 일관성. 사람이 있는 곳에 정(情)이 있다는. 그의 시선은 시장에서는 옆에서 파리에서. 하지만 뉴욕을 담을 때는 차가운 시멘트.

다양한 표종을 담고 있지만, 도시보다는 사람이 숨쉬는 시장과 카페, 정원을 더 마음에 두고 있지 않나 생각을 가져봅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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