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4장 문화체계로서의 종교 ~ing

오늘날 "문화"라는 용어에 대해서 사회인류학계 안에서는 어떤 좋지 않은 평가의 분위기가 있는데, 이는 지칭 대상의 다양성과 이 단어가 너무 자주 유발시키는 연구대상의 막연성 때문이다(하지만 이러한 이유 때문에 왜 이 단어가 "사회구조"나 "인성"보다 더 시달려야 하는지는 나로서는전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 중 하나이다). 하여튼, 내가 신봉하는 문화 개념은 여러 가지를 지칭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이해하는 한, 어떤 별난 모호성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것은 상징으로 나타나는 역사적으로 전승된 의미의 유형, 즉 인간이 그것을 통하여 생활에 관한 지식과 태도를 서로 전달하고, 영속화하고, 발전시키는 상징의 형태로 표현되는 전승된 개념의 체계를뜻한다. 물론 "의미", "상징", "개념"과 같은 용어는 설명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그것은 바로 확대, 확장, 팽창이 가능해지는 곳이다. - P113

성스러운 상징은 사람들의 에토스와 세계관을 통합하는 기능을 한다. 에토스란 사람들의 삶의조, 성격, 질, 도덕적이고 심미적인 형식과 분위기이며, 그들의 세계관은 실제 현실 속에서 사물이 존재하고 있는 방식에 대해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그림, 즉 가장 포괄적인 질서의 개념이다.

종교적 상징은 특별한 삶의 양식과 특정한 (비록, 흔히 잠재적인 것일지라도) 형이상학 사이의 근본적 일치점을 공식화하고, 이렇게 함으로써 각자를 다른 것에서 차용한 권위를 통해서 유지한다.
· - P114

종교란
(1) 작용하는 상징의 체계로, (2) 인간에게 강력하고, 널리 미치며, 오래 지속되는 분위기와 동기를 성립시키고, (3) 일반적인 존재의 질서 개념을 형성하며, (4) 그러한 개념에 사실성의 층을 씌워, (5) 분위기와 동기가 특이하게 현실적인 것으로 보이게 한다.
작용하는 상징의 체계로………


어떤 입장에서 상징은 누군가에게 다른 어떤 것을 의미하는 어떤 것을 나타내는 데에 이용된다. 예를 들면 짙은 구름은 다가올 비의 상징적 전조이다. 다른 입장에서는 분명히 관습적인 기호만으로 사용된다. 예를 들면 붉은깃발은 위험의 상징이며, 흰 깃발은 항복의 상징이다. 또 다른 입장에서는직접적이고 정확하게 언급될 수 없는, 완곡하고 비유적인 방식으로 표현된것에 한정되기도 한다. 따라서 상징은 시에는 있으나 과학에는 없으며, 상징적 논리는 잘못 명명되었다. 그러나 또 다른 입장에서 상징은 개념 —— 개념은 상징의 "의미"를 말한다 ―을 운반하여 전달하는 모든 종류의 대상물, 행위, 사건, 성질 혹은 관계를 말하며, 이것이 여기서 내가 따를 접근법이다." 게르니카라는 그림이 그려진 캔버스의 공간 또는 추룽가라고 불리는 그림이 그려진 돌조각, "실재"라는 단어 또한 상징이다. - P115

상징체계이건 상징의 복합이건 간에, 문화 패턴에 관한 한, 여기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반적 특성은 그것이 정보의 외재적 원천이라는 점이다. - P116

문화 패턴이란 "모델"이며, 모델이란 일련의 상징들인데, 이 상징들간의 상호 관계는물리적, 유기적, 사회적, 심리적 체계 안에 있는 실체, 과정 등 사이의 관계를 "병행시키거나", "모방하거나", "흉내내거나" 함으로써 모델을 만든다."
"모델"이라는 용어는 두 가지 의미 "에 대하여"의 의미와 "를 위하여"의 의미 ― 가 있으며, 이 두 가지 의미는 동일한 기초적 개념의 상이한 측면에 불과하지만, 분석을 위해서는 둘을 구분하는 것이 매우 가치가있다.
문화 패턴은 그 자신을 사회적, 심리적 실재에 맞게 만드는 동시에 사회적, 심리적 실재를 자신들에게 맞게 만드는 과정을 통하여 사회적, 심리적 실재에 의미, 즉 객관적 개념 형식을 부여한다. - P118

성향이라는 것은 행위나일어난 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행위가 행해질 가능성 또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개연성을 말하는 것이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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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azca Drawings

아메리카는 North America, South America, Central America로 구분한다. 남아메리카 대륙은 산 가장자리에 비옥한 땅을 두고 있다. 고대 남미인들은 농작물을 재배하고 동물을 키우고 사냥을 하고 고기를 잡으며 생활했다. 남미 부족 중 Nazca(나스카)라는 부족이 있었다. 그들은 현재 페루라 불리는 땅에서 살았다. 나스카인들이 생활한 지 2천년이 지나 페루를 날던 비행기의 조종사가 The Nasca Drawings를 발견한다. 그것은 막상 아래로 내려가면 잘 보이지 않고 하늘에서 봐야만 선으로 된 그림(spider, pelican, hummingbird, flowers, spirals, squares, other patterns)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그곳에 그림이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워낙 마른 땅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나스카인들이 어떻게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는지 의문이지만 가장 그럴싸한 추측은 그들이 수학을 잘했다는 것이다.


The Heads of the Olmecs

Mesoamerica(중부 아메리카)는 북미와 남미 사이에 껴 있다. The Olmecs(올멕)는 중부 아메리카 최초의 문명이었다. 그들은 San Lorenzo라 불리는 거대 도시(현재 멕시코)를 건설했는데 큰 언덕을 짓고 거대 피라미드를 건설했다. 언덕 위에 피라미드를 짓기 위해 수도 없이 흙을 나르는 과정들이 있어야 했다. The Olmec heads는 중요한 통치자의 조각상일 것이다. 이 머리는 9피트의 높이를 차지할 만큼 거대하다. 피라미드 위에 이 상은 세워졌다는데 추측이지만 통치자를 신으로 생각하고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을 것이다. 이것도 Nasca Drawings처럼 미스터리로 남았을 뿐이다.


Rabbit Shoots the Sun

북아메리카는 기후가 차서 농작물 재배하기에는 부적절했기 때문에 사냥을 하고 고기를 잡아 생활했다. 그들은 얼음이 낀 바다 위를 보트로 헤엄쳐 가거나 고래를 잡아서 고기를 먹고 기름은 에너지원으로 유용하게 썼다. 북미 중부 지역에서 고대인들은 옥수수와 밀을 재배했고 목초지 주변으로 버팔로를 사냥해 고기를 먹고 가죽은 옷이나 담요, 텐트로 쓰고 뿔은 칼로 사용했다. 부족인들은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옮겨 다니며 유목 생활을 했다. 그들은 어떤 기록도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구전으로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을 뿐이다. 이제 할 이야기도 그 중 하나다.

태양이 너무 뜨거워 풀도 시들고 동식물도 타죽을 듯할 정도의 날씨였다. 토끼가 물을 찾는데 날씨도 덥고 하니 불평이 가득 쌓였다. “Stop shining!” 그러나 태양은 토끼의 말에 주목하지 않았고 그의 불평은 계속되었다. 급기야 태양이 아침에 자기 머리 위로 올라오면 쏘아버리겠다고 중얼거린다. 토끼가 우여곡절 끝에 태양을 뚫자 온 세상에 불이 퍼진다. 토끼의 머리에서 연기가 나고 금이 가기 시작했다. 발 밑에 있던 풀은 불꽃이 일었고 토끼의 털은 태워지기 시작했다. 그는 가지고 있던 활과 화살을 집어 던지고 도망쳤다. 토끼는 덤불 숲을 발견했고 그 아래 숨어 있다 한참 후에 나오니 불은 전소되었고 세상은 모두 황량해진 뒤였다. 이 날부터 토끼는 태양빛이 그에게 떨어질까봐 뛰어 숨는 것이다. 그는 더 이상 이전처럼 대담하지 못했다. 토끼가 소심해진 이유다. 


마지막 이야기는 몇 번째 읽는데도 여전히 아리송하네. 아무리 덥다고 태양을 상대로 저럴 일인가...


추가) 찾아보니 아메리카에 전해지는 지역 동화인 것 같다. 찾아봐도 출처(지은이)가 없는 것을 보면 구전이 맞는 듯. 이야기에 기반한 유튜브 동영상이 있었다. 이렇게 동화나 인형극 형식으로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들려주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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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10-16 2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아메리카도 나오는군요!

거리의화가 2023-10-17 09:19   좋아요 0 | URL
책의 중반을 넘어서니 이제야 나오네요!ㅎㅎ

새파랑 2023-10-17 06: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패키있는 북아메리카 토끼군요~!! 소심하기 보다는 귀엽네요 ㅋㅋ

거리의화가 2023-10-17 09:20   좋아요 1 | URL
ㅋㅋ 좀 귀엽죠? 자기 딴에는 패기 있게 도전한 것이겠지만!ㅎㅎ

책읽는나무 2023-10-17 1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메리카....^^
근데 토끼가 그러한 전설이...ㅜㅜ
저도 맨날 도망치듯 쫓기며 사는 듯하달까요?
저도 토끼띤데 소심한 건 맞기도 하군요.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10-17 13:57   좋아요 1 | URL
도망치듯 쫓기는 건 다 그렇지 않을까요?^^; 소심한 건 사람 성향에 따라 다른 것일테구요. 저도 한 소심하지만 토끼띠 아닙니다!
떠도는 이야기를 적은 것 같은데 저는 여전히 저 이야기가 아메리카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자체가 아리송하네요. 확인을 해보고 업데이트해야할 것 같습니다.
 

최근 전국에 도서관 지원금이 줄어들면서 재정 부족으로 전반적인 사업의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것 같다. 어디 도서관 뿐이랴. R&D며 학술 연구 분야며 대부분의 지원금이 삭감되거나 제거되고 있는 중이다.


오늘 나는 이런 메시지를 받았다.

"죄송합니다. 2023년 희망도서 예산 소진으로 인해 현재 구입이 불가하며, 2024년 회계업무 개시 후 희망도서 예산으로 구입할 예정입니다. 넓은 양해부탁드립니다."

9월에 신청한 희망도서였다.



희망도서 예산이 올해만큼 잡힐지 아니면 그보다 줄어들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어쨌든 확실한 것은 12월까지는 어떤 희망도서도 신청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슬프다.

최신 문학이나 선뜻 구입하기 애매한 책들을 희망도서로 신청하는 편인데 이렇게나 빨리 예산이 소진되다니 아쉽게 됐다. 아무래도 당분간은 기존에 있던 도서관 책들을 이용하거나 집에 있던 책을 읽는 것으로 계획을 잡아야 할 듯하다. 

희망도서라더니 현실이 희망고문 같이 느껴진다. 쩝.


<시사인>을 읽다가 읽고 싶은 책이 보여 검색해봤더니 다 신간들이라 도서관에 없었다. 막상 사기는 또 부담스러워서 고민되는 것이다. 도서관에 신청하려면 얼마를 기다려야 하는 건지...



국민이 과거, 현재, 미래를 더 보고 잘 알기 위해서 도서관의 지원 예산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로 가는 것 같아 아쉽다. 

안 그래도 모든 물가가 올라서 요즘 무얼 사더라도 한 번 더 고심하게 된다. 생각하니 또 씁쓸해진다. 



그래도 <동맹의 풍경>은 도서관에 찾아보니 있어서 (상호대차지만) 신청해놓아야겠다.


다행히 예산이 잘리기 전에 신청한 <고려거란전쟁>은 도착했다고 알려왔다. 



이 책과 함께 <타인에 대한 연민> 도 함께 대출하려고 한다. 12월을 위해서 미리 준비하기! 




주말에는 넷플릭스에서 이 드라마를 이어서 봤다. 3번째쯤 보는 건가? 10월 말에 내려간다고 해서 70부작을 다시 보는 중... 다시 봐도 참 잘 만든 드라마다. 고구마도 많고 답답한데 이 드라마는 그게 매력이다. 원래는 100부작이었는데 잘려서 70부작이 되었다. 잘린 게 너무 아쉬울 만큼 수작! 궁중 암투물이지만 애절? 절절한 사랑이 깔려 있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가 좋고 합이 좋아서 넋놓고 보게 된다.

 https://www.netflix.com/kr/title/80993613


아무튼 아직 25부쯤 더 봐야 한다.



어젯밤 잠이 너무 안와서 밤새 뒤척였다. 아침 알람소리 못 듣고 무심코 눈을 떴는데 다행히 10분 지났더라. 휴... 너무 졸려서 커피를 물 마시듯 (연달아 후루룩) 마셨더니 그나마 버틸 만했다. 수면의 질을 높이려면 커피부터 줄여야 하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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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10-16 15: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원금 줄어서 희망도서도 많이 못 받아준다니 정말 안타깝네요 ㅠㅠㅠ
커피를 물 마시듯 ㅠㅠ 저 재작년엔가 한동안 커피 끊어 봤었는데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아서 그만뒀었어요 ㅋㅋ ;; 수면의 질은 평생의 숙제인 듯 합니다.

거리의화가 2023-10-16 16:54   좋아요 1 | URL
작년에는 희망도서 잘린 적은 없었거든요. 이 동네가 사람이 많아지면서 희망도서 수요가 늘어서 그런것인지 올해는 빨리 소진되어 버렸네요. 아쉽습니다.
커피를 물 마시듯 했다고 하니 뭔가 상당히 많이 마셨다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겠네요. 그저 빨리 후루룩 마셨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카페인 중독이라 2~3잔으로는 끄떡없어요. 평소 4잔 이상은 마시는 것 같은데 1~2잔은 더 줄여보려구요. 특히 일요일이 문제!ㅋㅋ
같은 잠을 자도 꿀잠을 자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잠자냥 2023-10-16 15: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남구의 대치도서관은 11월 30일로 운영 중단한다고....하더군요. 돈이 없는 동네도 아닐 텐데..... 돈이 많아서 그런 걸까요? 역시나 땅값!? 별 생각이 다 드는 요즘입니다.

거리의화가 2023-10-16 16:57   좋아요 0 | URL
잉? 운영 중단이라니 거긴 왜 그런답니까? 참...
도서관은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시민이 자유롭게 가서 양질의 도서를 볼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러 모로 아쉬운 요즘입니다.

잠자냥 2023-10-16 17:16   좋아요 1 | URL
강남구청에서 더는 운영하지 않겠다고 했다는군요.

레삭매냐 2023-10-16 16: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시설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데 정작 그 안의 소프트웨어에
는 투자를 하지 않으니...

보통 11월 예산 소진을 이유로 희망
도서를 구매해 주지 않는데, 올해는
좀 더 빠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희망도서를 희망해 봅니다.

거리의화가 2023-10-16 16:58   좋아요 1 | URL
매냐님 동네도 그런가보군요? 수요의 문제라기보다는 예산 자체가 준 것이 맞는 것 같아요. 내년에는 희망도서 지원예산 자체를 확 줄이거나 없앤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걱정스럽습니다.
희망도서를 희망조차 못하다니요-_-;

책읽는나무 2023-10-17 1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언젠가부터 희망도서 신청을 하지 않았네요. 그래서 우리동네 도서관은 어떨지?
음..... 그래도 우리 알라디너들은 집에 쟁여 놓은 책이 있으니 좀 안심은 되겠습니다. 신간 욕심만 버린다면요.ㅋㅋㅋ
정부의 재정에서 도서관 예산을 줄인다는 건 참 못난 정책 아닌가? 싶네요.
어디서 설문조사 투표한 걸 봤는데요.
1년에 10권의 책을 읽는다는 사람이 안 읽는다는 사람보다는 많더군요. 10권만 읽어서 예산을 팍 줄이는 걸까요?ㅋㅋ
책 읽는 사람들이 많아야 입을 모아 한 마디라도 할텐데 책 읽는 사람들이 그만큼 따라가지 못하나 봅니다.

거리의화가 2023-10-17 14:00   좋아요 1 | URL
저는 보관함에 묵혔던 책을 사는 경우가 훨씬 많지만 가끔 궁금한 신간들이 있습니다. 요즘은 신간 문학이나 또는 사회과학 책류도 다 사기에는 부담스러울 때 도서관을 이용해왔어요.
알라딘 서재에 책 사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이겠죠. 제 주변에 봐도 책 읽는 성인들 찾기가 참 어렵더군요. 그렇다고 해도 도서관에 재정 줄이기라니 아쉬울 따름입니다.
 

고급 창녀 신화는 대체로 그 신화를 믿으려고 섹스에큰 돈을 지불하는 구매자들의 욕망과 맞닿으므로(성매매의다른 신화들과 같이) 계속 지속된다. 많은 성구매자들이 에스코트 에이전시에 전화하면 고급의 질이 집 문 앞에 도착할 거라 짐작하고 싶어 하며, 그 질에는 고급의 여자가 부착됐을 거라는 생각이 뒤따른다. 고급 창녀의 개념은 성매매 시장을 극대화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고, 그로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들에 의해 전파되었다. 삶의 모든 부분에 계급적 편견이 존재하듯이 에스코트 성매매 여성들은자신들이 거리 성매매 여성들보다 어찌됐던 더 낫다고 하는 그 개념을 믿는다. 성매매라고 해서 왜 다르겠는가? - P157

고급 창녀 신화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로 관련이 없어진다. 첫째, 억울한 구매자는 언제나 자유로이 문을 걸어 나갈 수 있다. 둘째, 성매매는 그 불법적인 본질로인해 대부분의 사회 규칙이나 규범을 따르지 않아 경영 규칙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합법적인 직업이 아니기에 규제되지도 않고, ‘고용주들(포주와 업주들)‘이 사업을 운영하면서 ‘직원들(성매매 여성들)‘의 전문적 지위에 따라 보상하는 여느 다른 산업과도 같지 않다. ‘지위’나 ‘위치’‘평판’은 그들에게 적용되더라도 대개 스스로 부여했다. 물론, 뒷받침할 만한 합법적 자격 없이 이 승격된 지위가 적용된다.
이러한 이유로 성매매가 특권층의 ‘고급‘이라는 개념은 당치 않다. - P162

성매매의 본질은 그 환경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 - P164

성폭력은 성적 지배라는 사악한 형태로 혐오를 표출한다. - P168

성매매 여성들은 영혼을 잠식시키는 성폭력의 진동에 거듭 노출되기 때문에 인간이 가진 자기 보호 본능으로성폭력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진화된다. 성매매 여성들에게는 다행이다. 이 구별 능력이 우리 여성들 다수를 폭력과 죽음에서 구했다고 확신한다. 나를 살린 순간들이 있었다. - P169

성을 약탈하려는 자가 자신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여긴다고 보인 적은 한순간도 없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부자연스러운지 정확하게 알며, 그 부자연스러움으로 흥분한다고 생각한다. 금지된 것, ‘뭔가 잘못된것에서 그들은 흥분한다. - P171

성매매에서 폭력은 세 가지 방식으로 일어난다. 폭력을 행하는 사람이 유린하려는 사람이 인간임을 깨닫지못하거나, 인간임을 의식적으로 무시하기를 선택하거나,
아니면 인간임을 충분히 인식하지만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듯 그 존엄을 깎아내리면서 즐거움을 얻는다. - P173

성매매는 계산의 게임이다. 내일이면 기억나지 않고 얼굴도 거의 보지 않을 이 남자와 어둠 속에서 성매매를 하는것이 나을까 아니면 월세가 밀리고 아이의 성찬식에 필요한 돈이 모자란 게 나을까? ‘저울질하는‘이 게임이야말로다수의 여성이 거리와 업소에 유입되는 정확한 이유지만사회는 흔히 여성들의 절망을 착취하는 사람들에게 학대죄가 없다고 간주한다. 하지만 착취는 학대적이다. - P176

성매매가 성학대라는 진실에 너무가까워지면 스스로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신화를 더욱믿기 어렵게 만든다. 성매매 여성에게 그 신화는 중요하다.
맞닥뜨린 삶의 국면에서 지속적으로 기능하게끔 해주기 때문이다. - P179

성매매와 강간은 보통 사는 것과 훔치는 것이 다르다는논리로 구분된다. 그러나 섹스는 "(…) 남성들에게 인간으로서 존재하지 않는 여성들의 몸 위에서 구체화되고 실현되며 항상 남성의 통제하에 있다‘라는 캐슬린 배리의 말처럼 성매매에서 ‘구매된 섹스‘와 강간에서 ‘훔친 섹스‘가 같은 종류라는 사실을 고려해볼 때, 그제야 우리는 몸이 이용되는 여성에게 얼마나 심한 정신적 외상이 초래되는지 이해할 수 있다. - P182

성매매는 상업화된 성학대이다. - P185

지금 세상은 석면에 대해 더욱 잘알게 됐다. 다행히도 더 이상 석면은 용인되지 않는다. 세상은 정신적인 측면에서는 성매매에 대해 깨우쳤으면서도근절은 실천에 옮기지 않는데, 이는 여성을 인간으로서 동등하게 대해야 하는 의무보다 성구매자들에게 제공하는 성적 즐거움이 더 중요하다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깨우쳤다는 자각이 필요하다. 마음 구석 깊은 곳뿐 아니라 제일선에서 성매매가 무엇인지 수용할 필요가 있다.
그곳에 도달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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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10-16 09: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부터 시작했습니다!!
 
살롱 드 경성 - 한국 근대사를 수놓은 천재 화가들 살롱 드 경성 1
김인혜 지음 / 해냄 / 2023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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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한국 근대문화(예술)사에 관한 신간을 여러 권 읽었다. 그 중 이 책은 특히나 읽으면서 놀라움을 많이 느꼈는데 작가 자체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만을 다루지 않고 작가의 주변 친분 관계, 그리고 뒷 이야기들을 위주로 다루고 있다. 

최근 들어서야 나는 작가와 작품은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작가의 주변 관계를 알면 작가의 생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작품 세계도 자연스레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과거에서부터(작가 자신) 현재(후손)까지의 흐름까지 알려줘서 여러 번 놀라움을 느끼게 했다. 


이 책은 쉽게 읽히지만 기억하고 싶은 내용들이 정말 많아서 정리하기가 오히려 더 어려웠다고 할 수 있다. 매 챕터가 거의 다 기억하고 싶은 내용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리뷰를 쓰기가 오히려 더 난감한 책이었다.


1부는 작가와 친분을 가진 관계를 다루는데 구체적으로는 미술가와 작가의 만남이다. 이상과 구본웅, 박수근과 박완서, 이태준과 김용준 같은 알려진 관계들도 있지만 정지용과 길진섭처럼 정지용은 잘 알지만 길진섭은 물음표이거나 김광균과 최재덕처럼 둘 다 생소한 경우도 많았다. 


김광균은 그림 같은 시를 쓴 시인으로 유명한데 대표시 ‘와사등’이 있다. 아래 잠시 살펴볼까.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려 있다.

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


긴-여름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

늘어선 고층(高層) 창백한 묘석(墓石)같이 황혼에 젖어

찬란한 야경(夜景) 무성한 잡초(雜草)인양 헝클어진 채

사념(思念)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물다.


피부(皮膚)의 바깥에 스미는 어둠

낯설은 거리의 아우성 소리

까닭도 없이 눈물겹고나.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

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悲哀)를 지니고 왔기에

길-게 늘인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


내 어디로 어떻게 가라는 슬픈 신호(信號)기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


‘와사등’은 교과서에도 실려 있는 시라는데 나는 그 시를 이번에 처음 보았으며 심지어 김광균이라는 이름도 처음 들어봤다. 어쨌든 그림 같은 시를 썼다는 게 무슨 말인지 시를 읽어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김광균은 전쟁이 났을 때 후배 예술가(이중섭 등)들을 많이 챙겼다고 한다. 

최재덕은 이중섭처럼 김광균이 아끼는 화가였다고 한다. 그가 김광균에 대해서 이야기한 묘사가 있다. 

경주 박물관 추녀 및 제일 부드러운 얼굴을 하고 지나는 바람 같은 미소를 띤 부처님이 최재덕인 것 같다. …. 그의 그림은 행복한 색채로 덮인 나이브한(순수한) 풍경이 많다. 가을 추수 때 시골로 내려가 그린 들판의 <원두막>, <포도>, <한강의 포플러 나무>, <금붕어> 등 대단히 독창적이고 부드러운 형상이 서려 있는 서정을 나는 이중섭과 맞먹는 것으로 생각한다. - 김광균, ⌜30년대의 화가와 시인들⌟, 계간미술 1982년 가을호


김광균이 왜 이중섭과 최재덕을 아꼈는지 그의 말을 보면 이해가 될 것 같다. 둘의 작품이 비슷한 측면이 있는 것이다. 시골 감성? 향토성을 지닌 풍경이라고나 할까. 


아래 그림을 보자. 최재덕의 <원두막>인데 마치 이중섭의 <소> 그림과 비슷한 느낌이 연상된다.


심지어 최재덕은 자신의 서명으로 소를 즐겨 그렸다고 한다. ‘최재덕’이라는 한글 글씨를 분해해서 소 모양이 되게 했다. ‘덕’이라는 글자가 소의 다리 모양을 만드는 식이다. 왜 소 모양을 서명으로 했을까 생각해보면 일제강점기 소는 조선인을 상징하는 것으로, 일본인들이 싫어하는 은유의 대상이라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일견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최재덕의 이름이 생소한 것은 그가 월북을 했기 때문이다. 


2부는 화가와 그의 아내를 다룬다. 생각해보라. 화가에게는 언제나 그의 파트너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 그 파트너는 잘 다뤄지지 않는다. 심지어 그 파트너가 조력자이기만 하지 않다. 그 자신이 예술가인 경우도 많았다. 가장 놀랍기도 하고 재밌었던 주제가 아니었다 생각한다. 


유영국은 한국 추상화의 대가다. 몇달 전 전시회에서 유영국의 <산>이라는 작품을 만났던 기억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화사한 색과 절묘한 배치를 이용해 사물을 표현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유영국은 화가 몬드리안을 존경했다고 한다. 그의 그림을 생각해보니 왜 그가 몬드리안을 존경했는지 자연스럽게 이해가 됐다. 

화가 몬드리안은 제1차 세계대전과 같은 비극이 일어난 것은 인간이 낭만적인 서사에 빠져 분별력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예술가는 그런 우매함에서 빠져나와, 수학적 직관을 통해 자연이 지닌 완전한 균형과 질서를 표현해야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추상화는 시장성이 없었다. 그런데도 잘 팔리지 않는 추상화에 일생을 걸겠다고 유영국은 다짐한다. 평생 알아주는 이가 없으며 돈을 벌지 못할 지 모르는 일에 뛰어드는 결심, 지금 생각해도 무모하리만치 놀라운 도전이다. 그런데 그 무모함의 태도에 김기순 여사는 이끌렸다고 한다. “만약 그렇게 열심히 해서 만들어놓은 것이 바가지라 하더래두요. 그건 그냥 아무렇게나 취급하는 건 아니죠.” 유영국이 환갑이 다 되어가던 1979년 삼성의 이병철이 그의 그림을 알아보기 시작한 뒤로 삼성가에 그의 작품이 많이 들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살아생전 그의 그림이 인정을 받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가. 유영국은 “내 그림은 살아생전 팔리지 않는다”라고 했다는데 김기순 여사는 안정된 작업 환경을 만들어주고 반복되는 리듬의 삶을 살 수 있도록 그의 뒷바라지를 톡톡히 했다. 


3부는 화가와 그의 시대에 관한 이야기다. 시대를 관통하여 온몸으로 살아낸 선구자들이다. 


이들 중 나는 오지호의 작품과 생애에 주목했다. 


그의 작품 중 국가등록문화재가 있다. <남향집>이라는 그림이다. 


그림자의 표현이 일품이다. 처음에 이 그림을 보고 오히려 나무보다 그림자가 더 눈에 띈다라는 생각을 했다. 빛에는 그늘이 있듯 앞면이 아닌 뒷면에 주목하는 그의 시선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는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한다. 처음 죽음의 위기는 1935~1937년 무렵이었는데 혼탁한 경성의 생활을 접기로 하고 개성의 송악산에 간 그는 1년만 머물 생각으로 갔다가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10년간을 머물게 된다. 그런데 하필 위출혈이 발생하여 죽음의 문턱까지 가 5개월간 병원 신세를 졌고 퇴원 후에도 재발과 졸도를 반복한다. 오지호는 더 이상의 병원 치료를 거부하고 단식, 일광욕만으로 자가 치료를 했는데 다행히 정신력의 승리였는지 나아졌다고 한다. 두 번째 위기는 한국전쟁 때다. 그는 1950년 말 고향에서 빨치산에 납치되어 남부군 활동에 끌려다니게 된다. 그는 해방 후 조선대 교수를 역임했고 예술가여서 부대 내에서 반동분자로 몰려 내내 감시생활을 받았다. 1952년 1월 오지호 부대가 백운산에서 군경 토벌대와 대치하다 낙오되어 국군에 붙잡혀 즉결 처형 위기에 처한다. 다행히 한 장교가 그를 살려준 덕분에 군법회의에 회부되어 재판을 거쳐 무죄로 풀려났다고 한다(진짜 생각할수록 놀라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전쟁이 끝나고 고향에 돌아왔더니 작품 3백점이 몽땅 소실된 뒤였고 이는 작가로서는 최악의 결말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좌절의 순간에도 그는 그림을 다시 그리겠다 결심하고 무등산으로 들어간다. 문제는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5.16 쿠데타가 벌어졌을 때 그는 ‘민족자주통일중앙협의회’ 활동과 과거 빨치산 이력 때문에 검거되어 빨갱이로 몰린다. 서대무형무소에서 10개월간 옥살이를 하면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겨우 나올 수 있었다. 생각할수록 인간승리가 아닐 수가 없다.


오지호는 “고난이 와도 삶은 총체적으로는 환희”라고 이야기한다. 예술은 환희를 표현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오지호의 밝고 환한 작품은 결코 어둠을 피하거나 외면해서 얻은 것이 아닌 고통을 직면해서 얻어진 결정체다. 그래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4부는 예술가로 살아갈 운명, 고통과 방황 속에서 만난 구원을 담았다.


이 중 나는 역시 이성자를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지난 번 전시회에서 이성자 말년에 주로 천착했던 우주에 관한 그림이 떠올랐다. 작품을 보고 나니 그녀의 이야기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이성자는 일본 유학 후 귀국하여 경성제대 의학부 출신인 외과의사 신태범과 결혼한다. 그는 이성자와 마찬가지로 자존감 높은 인물이었고 계속되는 관계의 악화로 결국 이성자는 프랑스 파리로 떠난다. 그녀는 파리 화단에 빠르게 주목을 받으며 진입했고 회화 공부한지 3년 만에 <국립미술전>에 작품을 출품하여 평론가의 호평을 받았다. 1964년에는 이성자 개인전이 열리면서 프랑스 문화부 관계자의 주목을 받고 작품이 프랑스 정부에 영구 소장되는 쾌거를 낳는다. 한국에는 세 아들들이 있었는데 이성자를 지원하는 든든한 후원군이 되었다고 한다. 몇 년동안을 떨어져 지내면서 보지 못했을텐데 아들들의 인품도 놀라웠던 지점이었다. 


말년에 이성자 작품은 우주를 향해 나아간다. 우주의 하늘과 별과 행성들은 수많은 점처럼 흩어져 있다. 우주를 보고 있으면 인간은 너무나 작고 미약한 존재일 뿐이라는 뜻일까. 작가의 중심성을 찾아가는 표현인 것 같기도 하다.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이상하리만치 슬픔이 느껴진다.




한국 근대 예술가들을 꽤나 팠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모르는 인물들이 이렇게나 남아 있다는 것은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기쁨을 느끼게도 했다(앞으로 더 눈여겨볼 예술가들이 있다는 것이므로). 


다채로움을 경험할 수 있는 책이다. 한국 근현대 미술에 관심이 없다 해도 이 책의 인물과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인물 하나쯤은 궁금해서 파게 되는 욕망을 느끼게 될 것이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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