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과학자인 이본 브릴이 2013년 88세로 사망했을 때 항공우주공학계는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의 부고 기사는 보는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녀는 비프 스트로가노프를 맛있게 만들었고, 남편을 따라 직장을 옮겨 다니다가 세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8년간 일을 쉬었다. "세계 최고의 엄마였어요." 아들 매튜가 말했다.

그러나 향년 88세로 뉴저지 프린스턴에서 수요일에 사망한 이본 브릴은 명석한 로켓 과학자이기도 했다.


자식을 키우기 위해 8년을 쉬고 엄마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등 전통적 여성성을 앞에 부각시키다보니 뒤에 그러나라는 표현이 너무 도드라져보인다.


이본 브릴은 우주선을 달과 화성으로 쏘아 올리는 데 몇 십년을 바쳤다. 로켓 엔진을 발명해 산업 전반에 그의 발명품이 표준으로 쓰였다고 한다. 30년간 나사에서 재능을 펼쳤던 그녀는 여자라는 이유로 마니토바대학교 공학과에 등록할 수 없어 화학과 수학을 전공했다고 한다. 그녀에게 나는 감사해야할 지 모르겠다. 몇 십년 뒤에 공학과에 무사히 입학할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어떤 사람은 젠더 평등을 원한다면 공공연히 '여성'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을 되도록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남성의 젠더를 언급하는 행위가 일어나지 않는 맥락 속에서 여성의 젠더를 언급하는 행위는 성차별적이라 보기 때문이다. - P72


여성의 젠더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나쁘다는 데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는다. 남성의 젠더를 호출하지 않는 문맥에서조차 마찬가지다. 여성이 과학, 의학, 정치에서 성공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그들의 젠더를 강조해야 해당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여성을 더욱 잘 보이게 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그들의 존재가 영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 P73


둘 중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 나는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원래 입장은 첫 번째 입장이라 생각했는데 두 번째 입장도 일면 이해되는 면이 있는 것이다. 


"젠더링하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논쟁의 또 다른 중요한 줄기 가운데 하나는 누군가를 '여성woman'이라고 할지 '여자female'라고 할지에 달려 있다. - P74


위와 관련해서 옥스퍼드 언어학자인 데버라 캐머런은 사람들이 '여자, -녀female'를 명사형으로 사용할 때, '여성woman'을 쓸 때와는 달리 부정적인 문맥에 쓴다는 것을 발견했다. female이라는 단어는 생물학적인 성의 여자, 암컷을 뜻하는 단어이지만 woman은 젠더와 관련하여 인간만을 가리키며 문화적인 개념이다. 

젠더 대 섹스라는 질문은 '여성 대 여자', 즉 'woman vs female'의 의미론 논쟁에서 가장 비판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여성'이 문화적이고 개념적인 젠더를 의미한다면 '여자'는 몸과 관련이 있는 섹스를 묘사할 때 쓰는 단어인가?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첫 번째 단계는 일반적으로 공식 정의를 찾는 것이다. (그러나 사전조차 성별 퍼즐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제공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참조되는 네 개의 사전에서 첫 번째로 '여성'은 '난자와 자손을 낳는 성인'으로 정의된다. 두 번째로는 '여자 하인 또는 가사도우미', '아내, 여주인 또는 여자 친구'라고 정의되어 있다. 사전적 정의와 실제 우리가 생각하는 '여성'의 개념의 괴리가 큰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신체적인 의미에서의 남성성 혹은 여성성(sex)과 문화적 혹은 정체성적인 측면에서의 남성성 혹은 여성성(gender)을 여전히 헷갈리는 건 있을 수 있는 일이다. 500년 동안 두 용어가 같은 의미로 혼용되었기 때문이다. 누구도 1960년대까지 둘의 의미론적 구분을 하지 않았다.


젠더와 섹슈얼리티를 분류화하려는 시도는 19세기 독일의 마그누스 히르슈펠트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는 섹슈얼리티와 젠더에 대해 64개의 유형을 만들었는데 남성적인 이성애 남성부터 여성적인 동성애 남성, 트랜스젠더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물학적 정의를 만들려 노력했다. 오늘날 인간은 본성과 양육의 이론처럼 주어진 성으로만 젠더가 결정된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그의 이론으로 모든 것이 설명되지는 않는다.  


버틀러는 젠더가 당신이 '누구인가'를 말하는 게 아니라 당신이 무엇을 '하는가'를 말한다고 주장했다. 사람은 우리가 있도록 하는 일을 실천하기 전까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들은 우리가 누구인지만이 아닌, 누구인지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낸다. 


우리 정체성 가운데 대부분은 고정적인 용어로 표현될 수 없고, 젠더도 이에 포함된다. - P92


사실 우리가 따를 수 있는 단일한 규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매 순간 대화와 맥락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다. - P93


저자는 대화가 젠더와 관련된 것일 때 단어를 더 구체적으로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여성은 포궁경부암 검사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하는 대신에 "포궁을 가진 사람들은 포궁경부암 검사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여성이 "포궁"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 우리의 언어를 바꾼다고 해서 우리의 사고를 바꾸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로부터 듣는 언어는 우리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둘다 병행되어야하지 않나 생각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3-09-08 09: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휴 너무 좋네요. 저는 완전히 적합한 사례는 아니지만 <히든 피겨스> 생각도 나고요. 공학에 재능이 있던 유색인종의 여성들이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퍼뜩 떠올랐습니다.
저는 아주 오랜 시간 성별 고정관념을 습득한 채 살고 있었어요. 이를테면 남자가 이성적이고 여자는 감성적이고 감성은 이성보다 열등한 것이고, 남자가 더 똑똑하고.. 하는 그런 것들이요. 그래서 대화하는 남자가 좀 멍청할 때도 ‘어쩌다 실수했나보군‘이란 생각을 하며 살았었어요. 페미니즘을 공부하고나서야 그 남자들이 멍청한 게 맞는데 제가 너무 그들을 추켜세우고 저 자신을 낮게 봤다는 걸 깨달았죠. 으.. 속상해라. ㅠㅠ

아 이 책을 읽으면서는 또 얼마나 많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될지 기대가 아주 큽니다.

거리의화가 2023-09-08 11:36   좋아요 1 | URL
저도 그런 편견과 고정관념에서 자랐기에 특히 여성이 감성적이라는 것에 대한 열등감 같은 것이 오랜동안 자리하고 있었어요. 그것이 저 자신을 비하하는 데까지 이르렀던 적이 있었고요^^; 젠더가 어느 하나로 규정지을 수 없는 복잡한 개념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독서괭 2023-09-08 13: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전정의 자체에 비하개념이 들어있다는 게 놀라운 지점이었어요!
포궁,이라고 불러야하는데 아직 입에 잘 안 붙네요. 포궁, 유아차, 시가...

거리의화가 2023-09-08 14:17   좋아요 2 | URL
맞아요. 저도 사전에 가부장적(?) 개념으로 그대로 정의되어 있다는 게 당황스러웠습니다(사전 업데이트는 어쩌면 가장 보수적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현실에서도 여전히 구시대적 사고에 의한 관념을 쓰고 있으니까요). ‘포궁‘ 저도 잘 안 붙네요. 이미 붙어버린 단어들, 머릿 속의 정체된 생각을 떨쳐내기란 요원합니다.
 

영어에 존재하는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용어들은 주로 성적인 함의를 담고 있다. 최초에는 중립적으로 쓰였던 용어가 나중에는 주로 격하되는 방식으로 변했다.

‘슬럿’은 중세 ‘슬러트’라는 형태로 ‘칠칠맞은’ 여자를 뜻했으나 후에는 부도덕하고 성적으로 헤픈, 성판매자를 뜻하게 되었다가 1990년대 후반이 되면 포르노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변모한다.
‘비치’는 고대 산스크리트어로 ‘바가스(bhagas)=>성기’를 의미하는 단어에서 출발하여 나중에 동물을 일컫는 단어로, 더 후에는 암컷 동물로 좁혀진다. 현대에 오면 못되고 기분 나쁜 여자, ‘불평하다’는 동사로 쓰이게 된다.

저자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단어 중 여성 비하가 담긴 욕설을 없애거나 나쁜 방식으로 쓰기를 피하거나 재정의하려고 노력하는 일이 효과적이라고 이야기한다. 젠더와 성차별주의가 만연한 세상에서 모욕은 사라지기 어려울 지 모른다. 때문에 욕설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젠더 중립적인 방법으로 개인의 젠더 대신 행동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도 제안한다. '머리에 똥만 찬 비열한 이중인격자', '망할 사기꾼 악당'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나는 비슷한 상황에서 '젠장'이라는 말을 쓴다. 

영어권 화자들이 여성을모욕하고 싶어 할 때, 그들은 여성을 다음 중 하나에 비교한다. 바로 음식, 동물, 성판매자이다. 이는 로럴 서턴이 UC 버클리에서 1990년대에 밝혀낸 연구 결과와도 무척 유사하다.
우리가 여성을 먹을 수 있고, 비인간적이고, 성적인 대상으로불렀다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는 우연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기대, 희망, 두려움을 전체적으로 보여 주는 명료한 선언이라 할 수 있다. - P46

‘성적 대상으로서의 여성‘은 가부장제의 오랜 문구로서, 대부분 여성의 성적 열망과 성적인 자유분방함이 본질적으로 나쁘다는 몇천 년 된 태도에 기인한다. 여성에 대한욕설을 잠깐 훑어보기만 하더라도 여성이 어떻게 결정하든간에 여성의 욕망은 수치를 당해 마땅하다고 판단한다는 걸알 수 있다. 우리 문화의 규칙에 따르면 그 판단은 둘 중 하나다. 섹스를 많이 해서 걸레라는 평판을 얻거나, 섹스를 하지않아서 점잖은 체한다는 딱지가 붙거나. - P47

컴퓨터 언어학자이자 《JSTOR 데일리 JSTOR Daily》의 언어칼럼니스트인 치루Chi Luu 는 누군가를 모욕적인 단어로 부르는 행위는 그가 화자가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은 것을 비난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모욕의 최종 목적은 모욕당하는 사람의 행동이 화자가 특정 집단에 대해서생각하는 이미지에 부합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 P53

젠더화된 모욕에 대한 자각 수준을 높이면 사람의 외모와 행동을 묘사할 때 더 의식 있고, 더 포괄적이고, 더 정확해질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자각으로 우리는 일상적인 발화에 젠더가 어떻게 숨어 들어가는지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슬럿‘이 실제로 의미하는 게 무엇인지, 그 단어가 어디에서 왔는지, 왜 그렇게 말하는지 분석하면, 다음 단계는 자연스럽게도 우리가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젠더화된 단어, 즉 여자, 남자, 여성, 남성, 남자애, 여자애, 그녀, 그 등에 대해서도 같은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P6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CHAPTER TWO ] Egyptions Lived on the Nile River


"the Nile Delta"

This area is shaped like an upside-down triangle. The Greek letter for D, delta, is shaped like a triangle too. So this part of the river is called the Nile Delta, after the Greek letter of the alphabet.


"silt"

The river flooded at the same time every year, so they were ready for it. When the water came up out of the river, rich dirt from the bottom of the river came with it. This dirt was called slit, and it was full of good vitamins and minerals for plants.


나일강 근처에 살던 이집트인들은 두 부족으로 나뉘어 있었다. 나일강 삼각주 북쪽에 사는 사람들은 "Lower Egyptions.", 남쪽에 사는 사람들은 "Upper Egyptions." 우리가 생각하는 남쪽은 아래 방향으로 남쪽에 사는 사람들이 Lower Egyptions가 되야 할 것 같지만 나일강 삼각주는 북쪽에 위치하므로 그 거꾸로 봐야 한다는 점이 재밌었다. 


Lower Egyptions는 red crown을 쓰고 Upper Egyptions는 white crown을 쓰는 차이는 있었으나 둘 다 왕이 통치했다는 점은 같았다. 두 부족 간에는 계속되는 대결이 있었고 결국 Red Crown King이 승리하여 이집트 전역을 다스리는 왕이 되었다. 그때부터 이집트 왕은 Double Crown of Egypt가 되었다.  


이집트 신에 대한 설명, 신화인 오시리스와 이시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붕개로 칭칭 감겨진 오시리스의 몸이 첫 번째 mummy, mummy 가 되자 그의 몸이 부활했다. 나일강이 매년 물이 넘친 것은 오시리스가 부활함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수하 2023-09-06 17: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Mountain이 있는 쪽을 upper delta 쪽 (하류)를 lower 라고 한 게 직관적인 것 같은데 지도를 보여주려니 북남을 구분하느라 오히려 복잡해진 것 같습니다 :)

그렇게 생각하면 굳이 역삼각형이라고 할 것도 없고 delta (그리스 문자) 랑도 딱 맞는데 말이지요 ^^

거리의화가 2023-09-06 18:01   좋아요 2 | URL
맞아요 당시 사람들의 입장에서의 위치와 지도상의 위치 때문에 설명이 더 복잡해진 듯합니다. 근데 생각보다 참여하시는 분들이 모두 열심히 읽으시네요. 아직 초반이라 그런 것이겠지만^^; 암튼 수하님 계속 화이팅입니다!

건수하 2023-09-06 18:02   좋아요 1 | URL
전 이미 챕터2 글을 건너뛰었습니다 :)

미미 2023-09-06 1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처음에 책에서 저 대목 읽으며 ‘이게 대체 뭔소린가‘ ...했습니다.ㅋㅋㅋㅋ
혼자 너무 앞서 가는 것 같아 오늘은 3페이만 읽었어요. 매 파트가 다 나름나름 재밌네요ㅋ

거리의화가 2023-09-07 09:08   좋아요 1 | URL
ㅋㅋㅋ 그럴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전 챕터별로 2틀을 잡았는데 다들 한 챕터씩 나가셔서 놀랐습니다. 속도 조절 좀 하려고요. 오늘부터는 챕터별로 2일을 잡는 것으로 하려고 합니다. 미미님 계속 화이팅!

2023-09-06 1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9-07 0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3-09-06 2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 화가님이 저 앞지르실 듯!! 어제오늘 계속 늦게 퇴근해서 모닝루틴 못 할 것 같네요 ㅠㅠ 같은 내용 다른 정리 보는 재미가 있어요!♥️

거리의화가 2023-09-07 09:07   좋아요 1 | URL
속도 조절 하려고 해서 아마도 괭님하고 속도 비슷해질 듯요?ㅎㅎ
퇴근이 늦어지시면 힘드시겠어요ㅠㅠ 같은 내용이지만 서로 다른 스타일의 글을 보는 것이 저도 재미납니다. 다른 분들의 글에서 배우는 것도 많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는 이름 있는 미디어와 공인들이 여성의 목소리를 비판할 때, 여성들이 보컬 프라이vocal fry를 너무 많이 쓰고 ‘같아요’,‘진짜’ 등의 표현을 남용하며, 과도하게 사과한다고 지적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들은 그런 평가를 유사 페미니즘적 조언이라 이름 붙인다. - P15~16

내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 중 ‘같아요’가 있다. 이 단어를 많이 쓰는 것을 알고 있지만 사용 빈도를 줄이기가 쉽지가 않다. ‘같아요’를 쓸 때 내 심리는 대부분 단언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때이다. 내가 하는 말이 정확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가면 갈수록 내가 쓰는 글에 대해서 조심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크다. 그러다보니 이 말의 빈도는 점차 증가하는 듯하다.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 장에서 신선했던 내용은 영어 단어 자체에는 젠더화된 차별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결국 발화자들이 언어를 젠더화된 편견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예를 들면 ‘남성’과 ‘사람’이 영어에서 동의어로 쓰인다. 여성은 꼭 ‘여교사, 여승무원’ 등등…으로 ‘여’를 붙인다. 이는 남성과 여성의 직업의 구분이 따로 있는 것처럼 여겨지게 만든다. 남자 아이들에게는 ‘멋진’, ‘똑똑한’이 칭찬인 반면 여자 아이들에게는 ‘귀엽다’, ‘예쁘다’로 칭찬하는 패턴도 너무나 흔하다. 여자들이 똑똑함을 발하면 ‘나댄다’는 소리를 듣는 경우가 너무 흔하다.

역시 기대만큼 재밌다. 앞으로 나올 내용이 기대가 된다.

우리의 발화-단어, 억양, 문장구조-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려 주는 보이지 않는 신호다. - P13

언어와 문화는 불가분의 관계다. 언어는 언제나 권력 구조와 사회규범을 반영하고 그것을 강화했으며 지금도 그렇다. - P20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곡 2023-09-06 09: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글을 쓸 때 확고함을 피해야 한다고 여길 때 같다,듯하다 등을 쓰게 되는데요 그게 아닐 가능성을 인지하거나 유보적임을 명시해야 한다고 느끼는 거죠 단호함에 대한 거부감이 들 때도 종종 발생하고요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9월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거리의화가 2023-09-06 12:54   좋아요 2 | URL
맞아요. 저도 서곡님과 마찬가지 이유로 그 단어를 쓰고 있는데 줄여보자 싶으면서도 쉽지 않네요. 흥미롭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3-09-06 11: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딘가에서 자신의 감정을 얘기하는데 왜 ~같다 라고 하냐는 글을 보고 그러게? 싶어서 제 감정에는 ~같다를 피하기 위해서 노력하는데 그게 잘 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나저나 이 책 뭔가 읽다 보면 짜릿짜릿할 듯 합니다. 저도 곧 시작할게요. 뽜이팅!!

거리의화가 2023-09-06 12:55   좋아요 2 | URL
저 단어 빼는게 쉽지 않더라구요. 저도 요새는 줄여보려고 나름 노력하지만 잘 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 책 도입부장인데도 흥미로워요. 뒷부분은 더 재미날 것 같습니다!^^ 다락방님도 화이팅!

책읽는나무 2023-09-06 15: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몇 달 전 1장정도 읽어봤었는데요. 아주 재밌겠더군요. 읽으면서 언어가 끼치는 영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겠더군요.
칭찬의 뉘앙스도 남자와 여자에게 하는 말이 다르긴 하죠? 저도 고쳐보려 하는데 잘 안 됩니다. 그래도 노력해보는 게 어딘가요. 그죠?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거리의화가 2023-09-06 16:39   좋아요 1 | URL
언어라는 것이 결국 내 안에 있는 사상이나 개념들이 목소리로 나오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내 생각이나 감정, 느낌이 그대로 배어져나오는거구나 싶습니다.
어릴 적 주변 사람들 보면 여자 애들에겐 ˝예쁘게 자라라!˝ 이런 말 쓰고 남자 애들에겐 ˝씩씩하게 자라라!˝ 또는 ˝똑똑하게 자라라!˝ 이런 말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희한한 말이에요. 저는 그 때도 지금처럼 잘 넘어졌는데 ˝여자가 조신하지 못하게 왜 그래~?˝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그만큼 얌전하지 않다라는 늬앙스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니까요.

독서괭 2023-09-06 2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언어는 사회를 반영하나봐요! 여성이 지배하는 사회였다면 언어가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해요.
딸아들 키우면서 조심한다고 하는데 잘 하고 있는지..
앞으로도 재밌을테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거리의화가 2023-09-07 09:03   좋아요 1 | URL
언어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굴러가는 사회! 언어의 영향이 정말 큽니다^^
막상 자식을 키울 때 조심한다고 하지만 신경쓰기 쉽지 않을 듯해요. 하지만 염두에 둔다는 것만으로 이미 멋지신거죠^^ 책 내용 앞으로도 기대가 됩니다!
 


기록을 보니 작년 딱 오늘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페이퍼에 올렸는데(https://blog.aladin.co.kr/roadpainter/13905626공교롭게도 오늘 3번째 읽게 되어서 놀라웠다.

신기한 건 3번째 읽는 것인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이 정말 잘 쓰여진 책이라는 것을 다시금 실감한다.


나는 그냥 정말 읽은 소감을 간단하게 인상적인 부분을 이야기하고, 한 가지의 단어만 꼽아보려 한다. 함께 읽는 멤버분들이 정리를 잘 해주시기도 하고 3번째니까 좀 널널하게 읽으려고 생각하고 있기도 해서다^^;



책을 보면 알겠지만 흔적이 남아 있다. 나는 저런 식으로 책의 중요 문장을 꼽아가면서 읽는다. 모르는 단어나 인상적인 단어는 색연필로 단어를 표시해둔다. 나중에 읽을 때 도움이 많이 되더라! 다음에도 또 모르는 단어인 채로 남아 있으면 질타 좀 하면서 다시 외우면 되지뭐^^;;;



첫 번째 챕터에서 가장 인상적인 단어는 뭐니뭐니 해도 shaduf다. 책에 있는 이미지가 정말 친절해서 이미지와 원서 설명문을 읽으면 그렇게 찰떡일 수가 없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읽히는 책이 아닐까.


유목민들이 어떻게 농경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우리가 역사책에서 볼 수 있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이야기가 나오고 그 실례를 Tarak의 가족을 통해서 이야기해준다. 이것이 정말 좋다^^


엄마가 만들어주신 lizard stew 맛이 궁금하면서도 그 과정이 훈훈했고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에 만들어진 fertile crescent를 이야기하며 Tarak 가족도 자리를 잡게 된 이야기를 해 준다. Tarak은 매일 음식을 구하러 다니지 않아도 되고 수영을 잘하니까 뽐낼 수 있고(?) 여러 가지 이유로 떠돌이 생활보다는 정착 생활이 좋았던 것 같다. 



이제 ch1. 지금부터 시작이니 무리하지 말고 이렇게 계속 가자!!!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미 2023-09-05 21: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Tarak이 아침에 일어나면 옷 갈아입을 필요가 없다는 점도
신선했어요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9-06 09:03   좋아요 1 | URL
ㅋㅋㅋ 아 그러네요! Tarak의 눈은 새롭게 보는 시선이 있다고 해야 하나 그런 게 느껴져요^^

하이드 2023-09-05 21: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shaduf는 지금도 비슷한 형태로 이집트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걸 이 책에서 봤는지 어디서 봤는지, 여튼,고대에서 현대까지 연결된 것을 보니 좀 놀라웠습니다.

거리의화가 2023-09-06 09:06   좋아요 1 | URL
이집트에서 지금도 비슷한 형태로 사용하고 있다니 놀랍네요! shaduf가 농경에 그만큼 획기적인 산물이었던 것이겠죠.

책읽는나무 2023-09-05 23: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3번째 독서도 그저 부럽습니다.
저도 이 책은 참 잘 만든 책이란 생각을 옛날부터 하고 있었네요.
근데 애들 읽으라고 사다 놓은 이 좋은 책을 애들은 안 읽고 제가 읽고 있어 조금 아이러니 합니다만..^^;;;

거리의화가 2023-09-06 09:09   좋아요 2 | URL
애들에게도 좋지만 어른들에게도 정말 좋은 책입니다. 사례나 예시, 설명문이 좋아서 모르는 단어는 그대로 정리해서 나중에 사용해도 좋겠어요^^ 시리즈 중 Vol1만 3번째 독서고 이후에는 2번째로 읽게 됩니다. 나무님도 같이 읽으시는 거죠? 화이팅!

독서괭 2023-09-05 23: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대충 하겠다 하셨지만 중요한 건 다 적으신 것 같은걸요?^^ 화가님의 3독을 응원합니다!! 👏👏👏

거리의화가 2023-09-06 09:11   좋아요 2 | URL
응원 고맙습니다. 쓰다보니 또 길어졌네요!ㅎㅎ 괭님의 앞으로의 여정도 응원합니다!^^

희선 2023-09-06 0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번째로 읽으시는군요 세번째인데도 재미있게 읽히다니 좋은 책이네요 거리의화가 님 끝까지 즐겁게 만나시기 바랍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3-09-06 09:11   좋아요 2 | URL
네. 3독인데도 재미나요^^ 신기한 마법!ㅎㅎ 희선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