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이 달의 북결산이다.
이달부터 중국 역사 책을 읽기 시작했다. 고대사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춘추 시대를 마무리하고 전국시대까지 왔다. 작년에 중국철학사를 읽은 것이 역사 이해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역사의 바탕이 되는 사상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온전한 이해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학에 이어 공자, 맹자를 1독했던 것도 도움이 되었다. 현재 통감절요를 읽고 있어서 춘추 전국시대 제후국들간에 벌어진 사건과 인물들을 정리하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 원문으로 읽기 중이라 완독하려면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오늘까지 주나라 역사는 끝을 내었다.
그리고 <토지> 9, 10권을 읽었고 프루스트의 대표작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시리즈를 읽기 시작했다. 1권을 1회독했는데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선물받았던 <가만한 당신 세 번째>도 완독하였다.
2월도 즐겁게 독서를 이어나가고 싶다. 아마도 <초한지>를 읽게 될 것 같고 <여성, 인종, 계급>,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권은 확실히 읽을 것이다. 나머지는 상황 봐서 읽게될 것 같다.
이 달에 시작이 좋지 않았다. 두 달 넘게 내 마음을 괴롭히던 문제가 있어서다. 상대는 나를 믿음으로 인도한다 종용했지만 나는 그 믿음이 강요로만 느껴졌다. 나는 불신하지 못하는 정체에 대해 손을 건네기는 어려운 유형의 인간이다. 상대는 몇 년간을 지속적으로 믿음을 종용했고 결국 참다 못한 나는, 아니 우리는 폭발했다.
우리라고 한 까닭은 나 뿐 아니라 옆지기에도 그것이 강요되었기 때문이고 이는 우리에게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한동안 상대와 연락을 끊었다.
알 수 없는 무엇에 대해 기대고 믿음을 가진다는 것이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만져지는 물성에 대해서도 두려움 가득한 이 세상에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이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나는 여전히 정말 답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관계 속에서 살아갈 수 없음을 느꼈다. 영원히 관계를 거부하고 말을 안하고 살 수 있는 상대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어쨌든 그렇게 한동안 찜찜하고 불편한 상태가 지속되었고 이를 타개해야겠지 생각했다.
만남 전 나는 그냥 일상적인 인사를 건네며 물꼬를 텄다. 그래서인지 대화는 별 문제 없었다. 싸울까봐 걱정했으나 그러지 않았다. 상대도 사건을 의식했던 탓도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별 탈 없이 만남을 마무리했다.
어쨌든 외면하지 않고 찾아가서 만난 것은 잘했다 생각했다.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되면 어쩌나 하는 감정에 스트레스가 오긴 하지만...
2월, 몸도 마음도 평안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