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택배 아자씨 얘기다.
4월에 그만둔다더니 계속 다니기로 했다고 해서 '나 때문인가?'하는
터무니없는 상상을 잠깐 해본 것까진 좋았는데.(착각의 여왕!)

어제 하던 일감을 급히 마무리하여 파주의 출판단지 안의 모 출판사로 보내야 했다.
요즘은 토요일에 아예 출근하지 않는 출판사들이 많아서 일정 안에 일을 진행시키려면
금요일인  오늘은 꼭 편집부에서 내가 한 일감을 전해 받아야 했던 것.
(안 그러면 주말이 끼어 사나흘이나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

더러 하루 만에 도착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어제는 내가 신신당부했다.
금요일에 도착하지 않으면 큰일난다고.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그랬더니 비장의 주머니에서 빨간 매직펜을 꺼내든 이 아자씨.
택배 상자에 큰 글씨로 이렇게 써갈긴다.

"긴급배송 요망.  생계가 달려 있는 일!"

취미로 돈을 버는 사람도
 있을랑가?
그래도 작은 일감 하나에 '생계가 어쩌고'라는 표현은 너무했다.
그래놓고 너무나 으시대는 그 표정 좀 봤으면.ㅎㅎ

일과 관련된, 몇 통의 전화와 메일만 주고받았을 뿐인 편집장이 너무 놀랄까봐
좀 전에 급히 메일을 보냈다.

--택배 아자씨가 오버한 것이니 택배상자의 그 붉은 글자에 너무 놀라지 마시랑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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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5-19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 저 손가락 끝은 무엇.....을 나타내는 건지...감질나잖아요..??

물만두 2006-05-19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갑인가요? 생계의 표현???

로드무비 2006-05-19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업어온 사진이어서요.
지갑 크기를 비교해 보라고 손가락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요?

물만두님, 딩동댕~~~
좀 매치가 됩니까요?ㅎㅎ

mong 2006-05-19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계가 아니라 지갑이 달려 있는일!
히히

로드무비 2006-05-19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님, 동전지갑들 참 예쁘죠?
장지갑도 오래 들어 나달나달한데......

로드무비 2006-05-19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아무래도 그 아자씨 저를 사모하는 것 같죠? (수줍)ㅋㅋ

건우와 연우 2006-05-19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아저씨 귀엽네요.^^

국경을넘어 2006-05-19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전에 찌릿찌릿하다는(?) 그 택배 아자씨인가요?

날개 2006-05-19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그런 방법도 있군요..^^
저도 요즘 옐로우캡을 이용하는데..(싸길래..) 여긴 이틀만에 가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바람돌이 2006-05-19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말 급할때는 '나도 저렇게 써야겠구나'라고 잠시 생각!!!
근데 내가 그렇게 급한 일이 있었나? 싶군요. 헤헤~~

치유 2006-05-19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아저씨 정말 귀여워요..ㅎㅎㅎ
아무래도 택배 아저씨는 로드무비님을 너무 좋아해요...생계(?!)까지..신경 써주시는것 보면..

로드무비 2006-05-19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더구나 어제는 머리까지 짧게 잘라서
더 귀엽더라고요.
그리고 절 좋아하는 건(아쭈~), 제가 시원한 음료수 대접을
빠트리는 법이 없거든요. ㅎㅎ

날개님, 게다가 얼마나 요금을 싸게 해주는지.
우체국 택배는 너무 비싼 것 같고.^^

폐인촌님, 제가 찌릿찌릿이라는 표현을 썼던가요?
우리는 서로 희미한 연정을 품고 있다고 믿는다고
우겼던 것 같은데요.^^

건우와 연우님, 고맙습니다.
(택배 아자씨 귀엽다는 말도 이르케 듣기가 좋으니!^^)

바람돌이님, ㅎㅎ 겸손의 말쌈을....
'생계라는 표현은 늘 가슴을 철렁하게 합니다.

조선인 2006-05-19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우물가가 아니라 현관문에서 바람나나봐요. =3=3=3

로드무비 2006-05-19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현관 앞에서.ㅎㅎ
제가 예전부터 택배계, 퀵계, 경비실계 아자씨들과
인연이 좀 있습니다. ^^

nada 2006-05-19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쁜 짓하고 귀여워해달라는 듯한 그 표정이었겠죠? (한 번 그만둔다고 하시고 계속 다니는 것도 혹시 작전...- -a)

로드무비 2006-05-19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꽃양배추님 때문에 요즘 웃고 삽니다.ㅎㅎ

릴케 현상 2006-05-20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저도 이제 우체국 끊고 택배랑 사귈까염

로드무비 2006-05-20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 우체국보다 택배가 좋더라고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