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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동화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100편의 동화와 민담
크리스치안 슈트리히 지음, 김재혁 옮김, 타치아나 하우프트만 그림 / 현대문학 / 2005년 4월
품절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민담을 두 번에 걸쳐 두 가지 방식으로 읽게 된다. 첫번째는 어릴 적에, 온갖 다채롭고 생생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세계가 진짜라는 믿음을 가지고 소박하게 읽는 것이고, 그 다음엔 훨씬 어른이 되어서 그 이야기들이 모두 꾸며낸 것이라는 점을 뚜렷이 의식하면서 읽는 것이다.(슈테판 츠바이크)
'백파이프 부는 꼬마'(아일랜드 민담)
--지금으로부터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어느 시절에 티퍼레리 백작령 근처에 한 성실한 부부가 살고 있었다. 그 부부의 이름은 마이클 플라니건과 쥬디 멀든이었다.
나는 이렇게 구체적인 지명과 이름을 부여해 주는 것이 좋다. 어느 아저씨와 아줌마, 혹은 어느 부부 그런 걸로는 뭔가 양에 차지 않는다. 작중 인물이 고유한 이름을 부여받음으로써 리얼리티가 획득된다고 믿는다. 아무리 동화나 민담이라도...
--네 명의 아이 중 셋째의 경우는 사정이 완전히 달랐다. 그 아이는 하느님이 이 세상에서 생명을 준 존재들 중에서 가장 초라하고 가장 혐오스럽고 가장 못생긴 괴물딱지였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인정받고 있다는 천재적인 작가 타트야나 하우프트만이 5년여에 걸쳐 그렸다는 일러스트와 컷. 책읽는 재미를 배가시켜 준다.
'베네치아 총독의 보물창고에 들어간 도둑들'(이탈리아 민담)
--고색창연한 도시 베네치아에 한 총독이 살았다. 그 사람은 부유하고 현명한 사람으로서 매사에 조심스러웠고 지혜로웠다. 그의 이름은 발레리아노로 바초노 아체타니의 아들이었다.
제법 깊고 푸른 밤의 색감이 잘 나타나 있다.
'파랑새' (돌느와 부인)
--옛날에 돈과 재산이 아주 많은 왕이 살았다. 아내가 세상을 뜨자 그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는 일주일 내내 조그만 방에 처박혀 벽을 머리로 들이받았다.
역시 두 번째 왕비는 간악하여 자신이 데리고 온 못생긴 딸만 예뻐하고 전 왕비의 딸 꽃님이는 구박을 일삼는다. 꽃님이니 사랑 왕자니 이름이 우리 식으로 바뀌어진 것은 꽤 흥미롭다만...
그림동화와 안데르손의 동화가 몇 편인가 세어봤더니 30여 편으로 전체 100편 중 30프로를 차지한다.
그러나 언뜻 봐도 처음 보는 제목의 동화나 민담이 많아 앞으로의 독서가 기대되는데 아이들보다는 어른을 위해 나온 책같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든다.
책에 실린 대표적인 일러스트들이 수록된, 출판사에서 독자들을 위해 사은품으로 마련한 노트도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