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 달 전에 사둔 후루야 미노루의 만화 <두더지>를 이제서야 꺼내들었다. 별 대수로울 것 없는 이 대사가 문득 가슴을 친다.
--어른은 힘든 거야. 얌전히 살아가도 여러 가지 일이 생겨.
열흘 전쯤 새벽 두 시에 나는 갑자기 불안하고 답답해서 집을 뛰쳐나가 동네의 한 맥주집에서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고 그 다음날 휴일, 남편은 무슨 모임 사람들과 어울려 족구를 하다가 누군가의 헛발길질에 앞니를 심하게 다쳤다. 여러 날째 나는 죽을 끓여대고 있고 며칠 후에는 치과에 뭉텅이돈을 갖다바쳐야 한다.
울적한 얼굴로 컴퓨터 앞에 앉아 하하호호 ^^ 이모티콘을 남발하며 댓글을 쓰고......어른은 이런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