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 달 전에 사둔 후루야 미노루의 만화 <두더지>를 이제서야 꺼내들었다. 별 대수로울 것 없는 이 대사가 문득 가슴을 친다.

--어른은 힘든 거야. 얌전히 살아가도 여러 가지 일이 생겨.

열흘 전쯤 새벽 두 시에 나는 갑자기 불안하고 답답해서 집을 뛰쳐나가 동네의 한 맥주집에서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고  그 다음날 휴일, 남편은 무슨 모임 사람들과 어울려 족구를 하다가 누군가의 헛발길질에 앞니를 심하게 다쳤다. 여러 날째 나는 죽을 끓여대고 있고 며칠 후에는 치과에 뭉텅이돈을 갖다바쳐야 한다.

울적한 얼굴로 컴퓨터 앞에  앉아  하하호호 ^^ 이모티콘을 남발하며 댓글을 쓰고......어른은 이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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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4-11-08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들죠 흑흑

반딧불,, 2004-11-08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이어서 힘들까요??

사람이어서 힘들까요?

물만두 2004-11-08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이어서에 한표요^^

로드무비 2004-11-08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명한산책님, 흑흑.

반딧불님, 저는 사는 게 부담스러워요. 어릴 때부터......
물만두님, 투표를 꼭 해야 하나요?
그럼 저는 어른에 한 표. 흑흑.

날개 2004-11-08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은 힘든겁니다.. ㅜ.ㅠ 이렇게 댓글을 달아대는 누군가도 잡다한 어떤 일들에 머리를 싸매고 있는지도...

chika 2004-11-08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은 어른이어서 힘들고 애들은 애들이어서 힘들고...

전 그닥 힘들지 않아서 힘들다...고 하면 돌맞을까요? ㅡ.ㅡ

힘내세요-!

하얀마녀 2004-11-08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덧 어른이 돼있더군요. 몸만 어른이 된건 아닌지. ㅜㅜ

내가없는 이 안 2004-11-08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부분이 너무 마음에 와닿아서요... 위로해드리고 싶어서요... <울적한 얼굴로 컴퓨터 앞에 앉아 하하호호 ^^ 이모티콘을 남발하며 댓글을 쓰고...>

로드무비 2004-11-08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이 남기신 글을 읽으니 상대적이고도 절대적인...뭐 그런 제목이 떠오르네요.

어떤 이가 봤을 땐 내가 형편없는 엄살꾼으로 보일 수 있을 거고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상처와 문제를 끌어안고 살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말을 주절거리는 것조차 부끄럽게 여겨집니다.

한마디씩 위로해주셔서 고맙습니다요.

치카님, 하얀마녀님, 내가 없는 이안님......


잉크냄새 2004-11-08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터팬처럼 살수는 없잖아요. 다들 멋지구리한 어른들이십니다.^^

숨은아이 2004-11-08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얌전히 살아가도 여러 가지 일이 생겨... 얌전히 살아가도.. 하지만 인생은 뜻밖에 선물도 주니까요. 그렇죠...?

진/우맘 2004-11-09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는 더 힘들지 않아요? 기를 쓰고 애를 써도 여러 가지 일이 생기잖아요.^^

로드무비 2004-11-09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님, 숨은아이님, 진우맘님.

그래도 어른이 더 불쌍한 것 같아요.

아이들에겐 미래라도 있다지만 하릴없이 늙어가는 어른은

속으로 삭일 뿐 도리가 없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