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cats
snowcat(권윤주) 글 그림 / 바다출판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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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요즘 고양이에 관심이 부쩍 생겼다. <고양이 기르기>를 읽고 난 뒤부터, 고양이가 예뻐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우일의 <옥수수빵파랑>에 나오는 애완고양이 카프카를 보면서 나도 냥이네 털가죽을 문질러 보고 싶어졌다. <고양이 기르기>에서 본 내용인데, 고양이는 사람 체온보다 1~2℃가 높아서 손으로 몸을 쓰다듬어 주면 보송보송한 솜털느낌과 체온전달 때문에 기분이 그렇게 나른해지고 좋단다.


고양이털이 솜털 같다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보니 터럭들 하나는 참 잘 살려 놓은 것 같다. 심지어 사진을 만져보고 싶게끔 한다. 나옹이의 표정도 포토제닉 감이다. <스노우 캣>의 권윤주네 나옹이는 아메리칸 숏헤어다. 언제나 당당하고 뭐든 아는 체하는 나옹이에게 친구로서 헌신해주는 작가는 마냥 행복한가 보다. 


ps. 그러고 보니 작가들 중에 고양이 좋아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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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샤 3,300원의 신화 - 온라인으로 오프라인을 경영한다
우병현 지음 / 이지앤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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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샤는 뷰티넷(http://www.beautynet.co.kr)이라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만들어진 국내 화장품 브랜드다. 뷰티넷도, 미샤라는 화장품 브랜드도 일찍 안 것은 아니다. 보아가 TV광고모델로 나왔을 때야 미샤를 알게 된 막차 고객이 나다. 신문에서 초저가 브랜드라니, 화장품은 싸구려로 팔면서 몇 십 억짜리로 광고 찍는다는 약간 아니꼽게 보는 기사를 보고 나서야 미샤가 뭐하는 회사인지 알게 됐다.


이 책에는 에이블씨엔씨(미샤 브랜드의 본회사)의 사장 서영필의 여정을 따라가고 있다. 그렇다고 CEO자서전처럼 씌여진 것은 아니다. 제 3자인 신문사 기사가 서영필 사장과 임직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미샤의 성공신화를 따라가 보는 형식이다. 서영필 사장이 직접 섰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지만, 책은 무척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저가여서 왠지 싸구려일거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미샤의 철학에 마지막 편견까지 스르르 허물어졌다.


서영필 사장은 전에 화장품 연구소의 연구원이었다. 그러던 그는 일본출장을 계기로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상이 변해가는 것을 절실히 느꼈던 것이다. 그리고 사직서를 내고 뛰어든 사업이 화장품 유통업이었다. 거기서 배운 것은 화장품 유통업의 구조와 마진률에 대한 것이었다. 유통업을 하면서 입스라는 화장품을 만들어 팔았는데 거기서 유통업의 거품을 호되게 체험했다. 후에 직접 홈페이지를 배워서 만들게 되는데, 거기서 화장품을 매개로한 여성소비자들의 커뮤니케이션에 성공한다. 거기서 3300원의 신화가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사실 알고 보면 고운 피부를 유지하는 데 고급 화장품은 필요 없습니다. 위장이 좋아야 피부가 좋습니다.”(p. 185) 화장품은 건강한 피부를 위한 보조품일 뿐 중요한 것은 몸속이기  때문에 화장품이 과도하게 비쌀 필요는 없단다.


그리고 철저히 ‘고객중심’을 외친다. 아마 인터넷 매니아들의 힘을 크게 실감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책 속의 서영필 사장은 인터넷 블로거들을 아주 귀한존재로 묘사하고 있었다. 인터넷 보급이 기업경영의 질서와 마케팅의 틀을 얼마나 많이 깼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미샤는 확실히 많은 틀을 깨버렸다. 심지어 한국 화장품 시장의 질서까지 재편하게 만들었다. 비싸야지 가치가 더욱 있어 보이고 그래야 잘 팔린다는 것이 이제까지 화장품 업계의 룰이었다. 그는 왜 화장품이 꼭 비싸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리고 스스로 얻은 대답에 따라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다. 그것은 화장품이 사치품이 아니라 생활용품이라는 것이다.


지금, 세계화를 위한 준비로 바쁠 거다. 포장이 아니라 내용이 알찬 미샤 그대로, 무궁한 발전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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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 대학이 나를 이렇게 바꿨다
케빈 타카쿠와.닉 루바쉬킨.카렌 E. 허지그 엮음, 김명철 옮김 / 청년의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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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의사란 직업은 여전히 많은 청소년들에게 동경의 대상임이 분명하다. 텔레비전 드라마에 나오는 근사한 현대판 왕자님은 십중팔구 흰 가운과 청진기를 몸에 두르고 있다. 신데렐라에게 유리구두가 있듯이 의사의 흰 가운은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해리포터의 마법의 지팡이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p. 270) 이 점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그래서 혹독한 수련도 참아내고 의대를 졸업하고 전문의 과정을 밟는 것일 게다. 사실 우리네 의대는 미국 의대의 커리큘럼을 그대로 차용했다. 미국은 8년제인데, 한국은 6년제라고 하려거든 인터넷 검색을 한 번쯤 해보길 권한다. 


이 책에 나온 메디컬스쿨 지원과 커리큘럼과정을 요약하면 대충 이렇다. 메디컬스쿨에 진학하기 위해 특별히 어떤 전공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문학, 공학, 경영학 등 어떤 전공자라도 메디컬스쿨에 지원할 수는 있으나, 과학적 소양이 있는 학생들이 유리하긴 유리하단다. 지망생들은 일반대학에 들어가 ‘프리메드(예과)’ 과정을 듣는다. 생물학, 일반화학, 물리학, 생화학, 그 밖의 필수 예비과목의 혹독한 상대평가를 거치면서 진로를 바꾸는 학생도 많단다. 계속 메디컬스쿨에 지원을 하면 MCAT(Medical College Admissions Test)란 시험을 치른다. 기초 필수과목을 이수하고 MCAT를 치르고 나면, 지원자는 흔히 대학 3학년 여름방학 때 AMCAS(American College Application Service) 지원 양식에 따라 메디컬 스쿨에 지원하게 된다. 지원자들이 처음 메디컬스쿨에 지원할 때부터 최종 결과를 얻기까지는 최소 2년이 소요된다. 입학 후 과정은 우리나라 의대 본과와 똑같다. 무조건적인 암기와 처절한 시험 계획이 쭈욱 쏟아져 나온다.


임상수련 전과정을 끝마친 학생들은 ‘국립의학평가위원회’의 3단계 테스트중 첫 번째 테스트를 치른다. 1단계에서 합격하지 못하면 임상수련 과정(메디컬스쿨 3~4학년과정)에 들어 갈수 없다. 낙제생 비율이 전체 응시자의 5~8%로 정해져 강제탈락도 시킨단다. 4학년이 되면 학생들은 다시 2단계 시험을 치르고, 졸업을 하게 된다. 3단계 시험은 메디컬스쿨을 졸업하고 인턴 1년차에 치르며 3단계를 무사히 마쳐야 의사면허를 취득한 것이 된다.


무척이나 복잡한 것 같지만, 한마디로 치열한 경쟁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 책은 메디컬스쿨 커리큐럼에 초점을 두고 쓰여진 책은 아니다. 혹독한 커리큐럼 속에서 고민하고 방황하고, 자신을 담금질하는 의대생들의 의대단상을 적은 책이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의과대에서 약간 겉도는 소수자의 글이다. 열린 듯이 보이는 의과대학, 의료시장도 사실은 백인상류층이 윗 층을 견고히 유지하고 있단다. 그래서 이렇게 의대에 다양한 인종들이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인종 차별금지 법안이 통과 된지 10년이 지난 후 겨우라고 한다.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의대들은 비교적 보수적이고, 고전적 환경을 유지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미국의대의 차별적인 경직성을 몰랐을 것이다. 여전히 인종차별은 존재하고, 소수에 대한 배려는 부족하다. 그래도 우리나라보다는 열렸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는 가벼운 질환이 아니고서는 의대자체를 가지 못하지 않는가. 소아마비로 다리를 저는 증상이라도 가지고 있으면, 진료현장이 아닌 기초의학분야에서 의사로 일하고 싶어도 임상실습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입학이 자체가 안된다는 말을 들었다.

이 미국 의대생들은 별의별 자신의 신분을 다 밝혀버린다. 우리나라 같으면 절대 밝히지 못한 내용들이 쏟아져서 좀 놀랐다. 인도의학 아유르베다에 심취한 사람도 있고, 알콜중독자도 있고, 뚜렛장애도 있고, 강박증도 있고, 레즈비언, 보트 피플 등등 숨어있던 의대의 많은 소수들이 그들의 환자를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었다.



 **참고로 이 책에 한국교포 2세 여성분이 2분이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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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사냥꾼 - 이적의 몽상적 이야기
이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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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때로 기억하는데 그 때 그룹 패닉을 만났다. FM 박소현 라디오에서 신인가수로 나온 그들, 이적과 김진표는 어린 내가 봐도 범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말을 해줘야 할 것 같은 패닉의 음악에 대해선 그냥 함구하고 있겠다.


첫 방송을 통해서, 그 들이 연예계에 어떤 식으로든 오래 머물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데뷔 방송을 화려한 화술과 예술이야기로 들려주던 기억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있다. (두 분 모두 라디오 DJ를 하셨다.) 이후, 알게 된 이적의 살아온 얘기는 폼이 아니 날 수 없었다. 뭔가를 탐색하는 듯한 그의 노래 가사는 그래서 더욱 빛났다. 자신이 뭘 하고 원하는지를 계속 탐구하며, 길 찾기를 주저하지 않는 모습은 아직도 계속 되는 것 같다.


이 번<지문사냥꾼>과 나는 잘 안 맞는 것 같다. 내용 소화가 안 된다. 이런 게 환상문학이라고 하는 거라면, 환상문학은 이 걸로 끝내련다. 구역질나는 영상에는 바로 채널 돌려버리는 비위 나쁜 독자라 하면 그만이다.


이적이 책을 낸다고 했을 때, 에세이집이 아닌 판타지 소설이라 하기에 좀 놀랐다. 이 책이 왜 베스트셀러에 오른 적이 있는지 조금 의문이다. 아마 나처럼 이적의 책은 무엇인지 호기심을 가졌던 팬들이 한몫했을 것 같다. 유희열의 <익숙한 그 집 앞>에는 못 미친다. 딱 한편 ‘자백’은 재밌었다.


요즘엔 테레비 3사가 하나같이 정신나긴 짓을 하데. 아니 씨바 코미디는 웃긴 장면 다 보여주고, 액션은 내세울 장면 다 보여주니까 막상 극장에 가면 니미 벌써 한 번 본 영화 다시 보는 것 같애. (자백 中 p.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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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외롭구나 - 김형태의 청춘 카운슬링
김형태 지음 / 예담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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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이 사회는 그대들을 믿지 않습니다. (p.103) 사실 우리엄마도 날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번번히 약속 깬 사람은 결국, 나였지만 엄마가 불안할 때마다 내지르는 “공부나 해라”는 약속을 깨고 싶게끔 조장한 면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이런 방금 생각난 핑계 따위를 상담했다가는 저자의 날카로운 칼에 베인다.


막연한 동경과 희미한 우울 또는 불안에 대해 아주 창창히 일러주신다. 포스트잇을 오랜만에 여러 장 썼다.

꿈이 가장 추해질 때는, 현실 도피용으로 도용할 때 입니다. (p.43)

당신이 말하는 그 '아무 데'나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이 산업사회에서 살아남으려고 땀 흘리고 허리띠 졸라매고 오늘도 결사적으로 매진하는 곳입니다. (p.20)

'어느 절이든 상관없는 떠돌이 중'의 태도이고, 장차 주지승이 될 스님은 쉽게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p.27)


이 시대 젊은이들은 불쌍한 존재들이란다. 20대가 새 시대 새 문화를 주도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컴퓨터와 핸드폰을 팔아먹고 카드를 긁게 만드는 수작이란다. 거기에 세뇌되어 그 어느 때 보다 풍요롭게 살지만 사실은 말짱 착각이다. ‘손님은 왕’이란 왕관을 써 본이 들은 소비를 못하면 불안해한다. 컴퓨터가 우리 일을 도와준다고 생각하지만, 기실 컴퓨터로 빼긴 일자리도 많다. 컴퓨터를 가진 자에게만이 편한 세상인 줄도 모르고, 자기 꿈이 뭔지도 모르니 참으로 암담하단다.


실업시장으로 재미 보는 자격증 학원은 다니지 말아야한다. 행복 자격증이 필요하다. 지금 왜 이 상태에 이르렀는지, 무엇을 해결하고, 어떻게 비틀어 봐야하는지 가르침을 받았다. 자신이 원하는 것은 속물스러울 정도로 분명하게 보고, 속없는 놈 소리 들을 정도로 억척스럽게 하고, 속히 실천하는 것이 그것이다.


읽으면서, 여러 번 칼에 베였다. 내게 만약 저자 같은 사람이 불쑥 나타나 이렇게 카운슬링을 해 준다면 그 자리에서 울거나 그 사람 째려볼 거 같다.


“왜 이렇게 늦게 나타나셨어요. 일찍 일러주셨더라면 덜 방황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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